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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도 Dec 06. 2017

물결을 일으키는 사람들

TWC의 사람들

음악, 문화, 공간, 지역


왜 이걸 해야 하지?

키워드는 음악, 문화, 공간, 지역을 생각했지만 '사실 왜 이 걸해 야하지?'에 대한 답은 없었다. 지역에 관한 리서치와 여러 담론들 그리고 책들을 읽어보며 공부를 했다. 많은 생각과 근거들이 있었지만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내재화할 수 있었다. 첫 번째는 개인적인 동기였다. 나는 온라인 서비스나 타임라인이 매우 빡빡하고 밤낮이 없는 일정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다른 무엇보다도 라이프스타일이 망가지고 있었다. 어느 순간 나는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내 삶과 일에서의 주체성을 되찾고 싶어 졌다. 두 번째는 좋아하는 것을 실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지역이 지방과 다르다. 지역은 고유의 문화와 색깔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도시들은 그런 문화와 색깔을 가지고 있으나 실제로 많은 방문객들에게 보이지 않거나 올바른 방법으로 소통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더 근본적으로는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에 대한 콘텐츠가 부족했다. <지역의 재구성>의 저자들의 대담처럼 현재 우리나라의 지역은 껍데기만 남았다. 나는 선수들이 차고 넘치는 서울보다 내가 상대적으로 빛날 수 있는 지역에서 출발함으로써 비즈니스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 지역주민들과 실질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자 했다. 


아티스트가 되고 싶었던 사람과 멘토

스스로의 이유를 정리하고, 나는 공동창업자를 찾아다녔다. 처음으로 합류한 친구는 졸업 이후 친해진 대학교 동기였다. 전체적인 비전이 공유된 이후 우리는 약 한 달 동안 서로의 됨됨이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공유했다. 그는 하나의 예술품을 만들고 싶어 했다. 직접적이고 눈에 보이는 성과들을 추구하는 나와 조금 더 완성도 있는 무엇을 만들어가는 그는 좋은 공동창업자가 되었다. 


두 번째로 합류한 사람은 내가 생각하는 멘토였던 사람이었다. 친구의 친구로 만나게 된 우리는 일 년에 몇 번 정도 만나 서로의 분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피니언을 공유하는 사이였다. 하지만 실제로 내가 금융권을 준비하고 있을 때부터 이 멘토 형은 나에게 다양한 간접경험과 자신의 생각을 공유해주면서 내가 가는 길에 대한 많은 조언들을 주었다. 그러던 그가 어느 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싶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이유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한 때 성수동의 한 지하공간에서 성수동 로컬들을 위한 공간과 프로그램을 운영할 뻔했지만, 나의 설득(?)으로 더웨이브 컴퍼니의 공동창업자가 되었다. 보다 구체적으로 그리는 그림이 비슷한 사람이었지만 나보다는 조금 더 디테일에 능했고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경험도 많았다. 


구성원들의 스킨십

관계를 맺을지는 꽤나 오래된 사람들이었지만 사실 깊은 이야기를 해본 적은 별로 없었다. 서로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고 특히나 같이 일을 해 본 경험도 없었다. 우리는 더 많은 스킨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카톡방도 개설해서 이런저런 주제로 이야기도 나눠보고, 각자가 느끼는 것들을 두서없이 적어봤다. 물리적으로도 이런저런 이유로 많이 만나고 대화를 늘려갔다. 이런 과정에서 재미있으면서 좋았던 점은 셋이 매우 다른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위험에 대한 태도부터 생각을 전개해나가는 방식과 의사결정 속도도 모두 달랐다. 실제로 우리가 비즈니스를 실행해가면서 이런 '다름'이 어떻게 발현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 다름 자체를 알고 있다는 것이 이 스킨십 과정에서의 가장 큰 수확이었다. 


이렇게 팀 빌딩이 완료되고 우리는 다시 창업에 대한 이야기에 빠졌다.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는 것을 언어로 바꾸었을 때는 다들 비슷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계속 드는 생각이 있었다. 


근데, 그래서 도대체 뭘 하겠다는 거야?
나도 그걸 하고 싶어.
근데 그게 뭔지 정확히 말하긴 힘드네.


추상적인 대화와 사업계획을 보면서, 우리는 이제 모든 것들을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언제끝날지도 모를 비전공자들의 험난한 프로젝트 브랜딩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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