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 메일을 주고받고 일이 진행 중에 바이어를 만나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상담 전에는 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막상 대면하면 준비하지 못한 것이 자신의 얼굴을 뜨겁게 하는 실수를 하곤 한다. 상담 전에 상사원은 적어도 8가지는 준비해야 한다.
상대방이 만날 때 상대회사의 이름과 소재지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도 그러하듯 상대방도 자신의 회사에 자부심이 있다. 회사 이름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것은 거래에 관심이 있다 고인식 한다.
회사 소재지에 관해서 이야기하면 상대방의 호감을 이끌어내기 쉽다. 자기 거주지나 직장 소재지가 말을 부드럽게 이어 나가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필자가 20년 전에 시카고에서 온 바이어와 처음 만났을 때 “윈디시티인 시카고에서 오셨군요(You come from windy city Chicago)”라는 말로 금방 친해졌던 기억이 있다. 물론 주문을 만족하게 받았다.
상대회사와 자기 회사에서 각기 몇 사람 상담에 참석하는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일단 방문하는 사람의 숫자 파악은 기본이라고 여겨야 한다. 서로 준비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1 명이든 10 명이든 숫자를 파악해야 상담실 준비도 할 수 있으니까. 숫자에 관계없이 커다란 상담실을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모두 합해서 3명이 상담을 하는데 회사의 규모를 자랑하려는 것인지 20~30명이 들어가는 회의실로 안내하는 회사도 있다.
그런 분위기는 상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담할 때 서로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물리적 거리는 마음의 거리를 만들기 쉽다.
만날 상대가 여성인지 남성인지를 미리 확인하자. 만나서 여성인 줄 아는 경우도 있다. 자기 이름 앞에 MR. 나 MS. 를 붙여서 메일을 주고받는 경우에는 문제가 없다. 영어 이름도 Michelle, Chris, 등은 여성•남성이 같이 쓰는 이름이 많이 있다.
우리는 곧잘 상담 중에 여성에게 “Yes, Sir”하고 답하는 경우를 본다. 상대방이 여성인지 남성인지 확실히 머리에 새겨 두어야 한다. 여성인 경우 집에서 연습을 해야 한다. “Yes, ma’am”. 두세 번 연습만 해도 실수는 하지 않는다.
상대방의 이름과 성을 정확히 알더라도 상담 전에 몇 번 발음을 해서 전혀 어색하지 않도록 한다. 만나서는 이름에 대해서 발음이 정확한 지, 뜻은 어떤지 등을 찬찬히 물어보는 배려가 필요하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의 이름을 사랑한다. 남이 자기 이름에 관심을 가져주면 상대방에게 많은 호감을 갖게 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서양 사람이 이름 다음 성을 쓴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 경우는 물어보는 게 좋다. 그런 것도 서로 친해지는 비결 중의 하나다. 자기가 발음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 상대방에게 확인해야 한다.
처음 만남에서 자기소개는 필요하다. 사적인 자리는 물론 공적인 자리도. 1~2분 정도로 자기를 소개하면 된다. 명함을 교환하면서 이름을 말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책임을 지고 있는 분야, 직책, 무엇을 잘 다루고 있는지, 얼마나 근무했는지, 등을 간단히 소개하면 된다. 간략하고 명료한 자기소개는 상대방에게 자기가 찾는 사람이란 확신을 준다. 이 또한 연습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간략한 회사 소개받기를 희망하는 바이어가 있다. 회사에서 많은 돈을 들여 만들어 놓은 소개서에 의지하지 말라. 미리 요약을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항목은 특정 분야에 어떤 제품이나 프로젝트에 특화되어 있는가다. 회사 크기는 이야기하지 않는 게 좋다
메일을 프린트해서 상담하러 온 상사원들을 많이 봤다. 상대방에게 확인시켜 주기 위한 용도가 아니면 피해야 한다. Context(맥락과 전체 흐름)를 모르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기 십상이다. 목적의 달성을 위해서는 context가 중요하다.
그동안의 메일 내용을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미 메일로 한 내용을 반복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고 본다. A4에 요약하면 끝이다. 어느 경우 필요 없는 경우도 많이 있다. 아니면 태블릿에 저장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이미지가 필요하면 태블릿을 준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필자도 종종 태블릿에 제품 사진을 저장했다가 보여주면서 상담하면 서로 편하다. 어떤 때는 말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한 번 그레벵 뮤지엄 인테리어 PM을한 적이 있다. 이태리 오케스트라 지휘자이자 음향전문가인 PatricePeyriéras가 BGM 시스템을 승인하러 현장 방문을 했다. 태블릿에 있는 도면과 음향기기를 보여주면서 설명을 했다. 몇 가지 질문과 함께 perfect 하다는 사인을 받았다.
슈퍼바이저로 일하고 있던 Eric Dudout가 “와, 이런 일은 처음이다. 그 사람이 한 번 만에 승인했다”라고 했다. 설명을 명료하기 위해서는 도구가 있으면 도움이 된다. 주변에 쓸 만한 도구가 있는 살펴보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그런 게 일을 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