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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할수록 아이는 학군지 학교에 보내야 하는 진짜 이유

하버드 연구로 본 기준의 힘

by 미로나의 자유경제



가난할수록 아이를 부자 학교로 보내라



라지 체티(Raj Chetty) 미국 하버드대 교수 연구팀은 2022년 사회적 계층 이동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자본이 무엇인지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 결과 사회적 상태가 낮은 사람이 좀 더 높은 사회적 상태로 이동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한 가지 요소를 발견합니다.



그 요소는 학창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의 높은 사회 경제적 상태입니다.



사회 경제적 상태가 낮은 학생들이 사회경제적 상태가 높은 학생들과 함께 학창 시절을 보낸 경우 성인이 됐을 때 소득이 증가한 것입니다.



쉽게 말해 부잣집 아이들과 함께 학교를 다닌 가난한 집 아이는 나중에 가난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컸습니다.





미국도 학군에 따라 학교가 정해집니다. 학군에 따라 경제 상태와 관계없이 같이 학교를 다닐 수 있는 것이죠. 이 경우 가난한 집 아이들이 성인이 된 후 보통 사람보다 더 잘 살았습니다.



사회적 계층 이동을 결정하는 여러 요소 가운데 이것이 압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잘사는 아이들과 함께 학교를 다니면 나중에 잘 살 확률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놀랍죠?


근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돈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일까요?


그냥 잘사는 집 친구가 생겨서일까요?



그건 결코 아닐 것입니다.



같은 학교라고 해서 그들이 막역한 사이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중요한 건


'잘 사는 집 아이와 잘 지내는 것'이 아니라


'잘 사는 아이들이랑 함께 학교에 다닌 것'이 핵심요소입니다.



이 연구에서는 결과만 제시할 뿐 그 원인이 무엇인지 자세히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기준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원인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




'기준'입니다.




가난한 집 아이는 부잣집 아이가 많은 학교에 다니면서 기준이 높아졌을 것이다. 의자, 책상, 도서관, 과학실 등 설비는 물론이고 급식에 나오는 음식과 관련해서도 어느 수준 이상의 기준을 가지게 된다. 자기 집과 이웃, 동네 환경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졸업 후에도 그동안 다녔던 학교와 비슷한 환경에서 살기를 원하게 될 것이다.



가난한 환경에서만 살아가는 경우 자기 상황이 경제적으로 풍족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 이웃도 모두 비슷하게 사니 자기 환경에 대해 별다른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다. 원래 그런 것이고, 자기도 충분히 잘살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 자신의 삶을 불만 없이 계속 유지하고, 좀 더 잘살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늘 자신만의 기준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죠.



자신만의 저 '기준'이 부자가 되는데 정말 중요합니다.




인간을 바꾸기 위해 시간, 장소, 사람을 바꾸라고 했습니다. 이는 위의 기준의 상향에 대한 내용과도 일맥상통합니다.



늘 같은 곳에서 살던 사람은 결코 우물을 빠져나오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현상유지를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보다 잘나거나 다양한 사람이 많은 곳에 오면 비로소 직면하게 됩니다.



나의 그 기준이 밑에 있다는 것을요.




이미 성인이 된 우리는 여기서 두 가지 방향으로 나뉘겠죠.



첫번째는 자신의 기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이들은 어떻게 하면 그들처럼 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애씁니다. 본업을 열심히하고 건강을 관리하고 책을 읽고 부자의 행동을 따라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두번째는 자신의 기준을 합리화하고 어려움이 보이는 그 길을 포기합니다. 더 나아가 어떤 자는 가치의 전복을 꾀합니다. 자신이 살아온 기준이 부정받는다고 느끼며, 아름답고 희소성있는 가치를 나쁘다고 비난합니다. 사회를 탓하고, 남 탓을 합니다. 정치에 빠지게 됩니다. 니체가 말한 르상티망이죠.



그러나 그들은 항상 마음 속에 이미 경험한 아름답고 높은 가치의 기준을 잊지 못합니다.





성인이 된 우리들은 저렇게 선택할 수 밖에 없지만,



아직 미성숙한 자녀들은 자연스럽게 그들의 기준을 습득하고 기준의 상향이 이루어집니다. 아이들은 우리보다 세상을 보는 기준이 적죠. 자연스럽게 높은 가치의 기준을 자신의 기준으로 받아들이고 노력하게됩니다. 그렇게 그들의 기준은 점점 부잣집 아이들의 기준과 비슷해지는 것입니다.




이 것이 학군지에 가야하는 핵심적인 이유입니다.


또한 앞으로도 결코 학군지가 투자 요소로 빠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높은 기준의 힘





결국 중요한 점은 높은 기준을 가지는 것이다.



자기가 좋다고 생각하는 기준, 이 정도는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준의 높이가 자신의 수준을 결정한다.



사람은 자신이 사는 환경과 주변 사람들에 맞춰 그런 기준을 가진다. 부잣집 아이들이 많은 학교에 다니는 가난한 집 아이는 자연스레 높은 기준에 적응되고, 그 기준에 맞춰 살다보니 가난에서 벗어난다.



부잣집 아이가 있기는 하지만 가난한 집 아이가 더 많은 학교에서는 사회적 계층 이동 효과가 없었다는 사실이 이해된다. 가난한 집 학생이 더 많으면 학교 기준은 가난한 환경에 맞춰지기 때문이다.



설령 같은 반에 부잣집 아이가 있다 해도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부잣집 아이가 많은 학교여야 그 기준이 부자 수준으로 높아진다.






부자 학교에 간 부자가 아닌 학생들은 그들의 환경과 기준, 취향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습니다.



이는 부르디외가 주장한 '아비투스'와 밀접하게 연관됩니다.



아비투스

개인의 사회적 환경과 문화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내면화한 성향, 습관, 가치관, 행동양식의 총체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특정 사회적 위치나 계급에서 형성된 체화된 사고방식과 행동 규칙으로, 개인의 인식, 판단, 취향, 행동 등에 깊게 작용하는 ‘제2의 본성’이다.




또한 자본론을 통해 이를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부자는 돈만 많다고 부자가 아닙니다.



경제적 자본은 그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부의 기준 중 일부일 뿐입니다.



그들의 취향, 지식, 교양, 습관, 행동양식 등 교육과 사회화를 통해 만들어지는 문화 자본.



사회적 네트워크, 인맥, 연줄 등 사회 관계망을 기반으로 이어진 사회자본.



명예, 권력, 명망, 덕, 특권으로 이루어진 상징적 자본.



부르디외는 이 네 가지 자본 중에서 문화 자본을 가장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이를 통해 사회 지배구조를 공고히 한다고 말이죠.




책에서 설명한 '높은 기준의 힘'은 부르디외가 말한 아비투스와 문화자본의 힘을 정확하게 설명해줍니다.




높은 기준에 많이 노출된 사람, 특히 아이는 나중에 잘 살게 됩니다. 높은 기준만큼 자신의 수준을 결정합니다.




우리 주변을 예시로 보면,


부모가 의사인 집들이 대체로 자녀들도 의사죠. 부자라서 그런것이라기 보다는 부모와 주변 환경의 높은 기준을 자연스럽게 습득했기 때문이죠. 이런 집을 지칭해 '의사 집안'이라고 말하기도 하죠.



부모님이 대체로 공직자 생활을 하면 자녀들도 그렇게 되려고 노력할 확률이 많습니다. 그렇게 되고요.



이렇듯 '무슨 집안'이라고 지칭하는 그 자체에서 높은 기준의 힘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쫄딱 망한 부자의 자손이 다시 부자가 되는 이유





부자의 자녀가 더 잘사는 것이 정말 부모 재산을 물려받아서일까? 부모의 재산을 물려받지 않았다면 부자의 자녀는 그냥 평균 수준의 재산만 지니게 될까?



이에 대한 실제 실험 사례가 있다. 중국 공산혁명 당시 지주들은 모든 땅을 몰수당하고 몰락했는데, 그 후 지주의 자손들이 어떻게 살고있느냐에 관한 연구다. 앨버트 알레시나 미국 하버드대 교수 연구팀이 중국인 3만 6,000여 명을 조사해 2020년 그 결과를 발표했다.



중국 마오쩌둥은 지주와 보통 농민의 빈부격차가 중국 사회 문제의 원인이라고 주장했으며, 결국 공산당이 중국 농민의 지지를 받아 정권을 획득했다. 그리고 대대적인 토지 개혁을 실시했다. 지주들로부터 모든 땅을 몰수해 가난한 농부들에게 나눠준 것이다. 그리고 좀 더 지나 토지를 완전히 국유화했다.



지주는 한 조각의 땅조차 소유할 수 없게 돼 완전히 몰락했다. 수십만명이 살해당했고, 살아남더라도 지주와 그 가족은 사회 최하 계층으로 떨어졌다. 이들은 공산사회에서 가장 적대적 취급을 받는 자본가 계급 출신이라는 낙인이 찍혀 사회 활동에서 차별 받았다.



중국은 빈부 격차가 거의 없는 평등한 사회가 됐다. 모두 가난한게 문제였지만 어쨌든 빈부 격차는 거의 없었다. 그 중에서도 지주의 자식은 더 못 살았다.


중국은 1980년대 이후 개방화 정책을 실시했다. 보통 사람이 돈을 벌어도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개방화 전 지주의 자식들은 보통 사람보다 못살았다. 그런데 개방화 이후 지주의 손주들은 보통 사람보다 더 잘살았다. 2010년 기준으로 보통 사람보다 12%가량 소득이 많았다.



중국에서 가장 잘사는 계층인 공산당원보다 지주 자손들의 평균 수입이 더 많았다. 할아버지가 지주였던 사람이 공산당원보다 2%가량 소득이 많은 것이다.



할아버지는 완전히 몰락했고 아버지대는 가난하게 살았다. 하지만 그 손주는 어떻게 공산당원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정도로 살아남았을까?



분명한 건 물려받은 재산이 답이 아니라는 것이다.





쫄딱 망한 부자의 자손이 잘 사는 이유는 재산이 아니라 높은 기준입니다.






부자는 기준 자체가 높다





알레시나 교수 연구팀은 그 원인을 3가지로 밝혔다.



첫째, 지주의 자손들은 교육을 더 많이 받았다.


둘째, 평균보다 일하는 시간이 길었다.


셋째, 뭔가를 해보려고 더 나서는 경향이 있었다.



교육, 일하는 시간, 진취적 경향의 3가지에서 차이가 났고 여기서 소득 차이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부자가 되는 데 필요한 건 재산이 아니다. 교육, 일하는 시간, 진취적 경향이 필수 요소이고, 부자의 자손이 계속 부자인 이유는 이런 '자본'을 대대로 전수받았기 때문이다.



중국 지주의 자식들은 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지 못했다. 하지만 뭔가를 배우고 어떤 식으로 일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은 물려받았다. 집안에서 내려온 기준대로 일하다 보니 자손들은 저절로 보통 사람들보다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은 시간을 일하며 또 여러 시도를 한다. 그 결과가 완전히 망한 지주의 손자, 손녀가 공산당원보다 더 잘살게 된 이유가 됐을 것이다.



부자가 자식, 자손에게 물려주는 것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재산이 아니다. 부자의 재산을 몰수하면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살게 된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중국의 이 사회적 경험은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재산 이외에 더 중요한 게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부자는 높은 기준을 자손들에게 심어줍니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말입니다.



그 높은 기준의 힘이 다시금 일어서는 부자를 만드는 것이죠.



따라서 부자들의 재산을 몰수해서 나눠주면 일순간은 평등해질 수 있겠지만, 세월이 흐르면 당연히 다시 예전의 격차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들의 아비투스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미로나의 생각


<돈은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 최성락






책에서 기억하고 싶은 중요한 내용을 적어보았습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정리도 해보았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느끼는 것은


언제나 나의 기준을 가다듬고 높이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기준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재산은 없어도 자신만의 기준으로 멋진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부는 알아서 따라오는 것이죠.



우리 삶은 그 '기준'을 높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재산 뿐만 아니라 미적 감각, 취향, 사회적 관계, 지식, 교양, 명예 등등의 기준을 높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특히 저런 아비투스는 결코 단기간에 형성될 수 없기 때문에 삶의 과정 안에서 부단히 노력해야죠.





혹시 주변에서



'넌 왜 그렇게 피곤하게 사냐?'



라는 말을 들어봤으면, 여러분은 이미 본인의 기준을 높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분들입니다.



그렇지 못한 자들은 그저 현상 유지에 만족하면서 자신의 기준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평생 살아갑니다. 높은 기준의 세계가 있는지도 모르니 되레 그렇 말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괜히 언쟁할 필요도 없고, 소중한 에너지를 아끼세요.





특히 학군지에 대해 정말 명확한 이유를 머릿속에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학군지는 자녀 마음속의 기준을 높이기 위해서 보내는 것입니다. 지식, 환경, 시설, 문화, 공부 등 모든 것에서 그들의 기준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게 보내는 것이죠.



역설적으로


인구가 줄어들수록 학군지로의 집중이 가속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당연히 위와 같은 이유겠죠.





오늘은 최성락의 <돈은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읽고 제 생각을 깊게 정리해봤씁니다.



책 내용에 깊이 공감했어요.


아마 제 글을 찾아와주시는 이웃분들도 공감하셨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여러분은 어떤 기준 속에 살고 계시나요?


혹시 아이의 미래를 위해 가장 바꿔야 할 환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다들 건강한 부자 되세요.



끝!





-미로나의 한줄 요약

부자를 만드는 높은 기준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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