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모두 내 돈만 소중하다

내 돈과 남의 돈을 사용할 때 나의 태도

by 미로나의 자유경제


1/N이 마음이 편안한 이유





친구들끼리 예전에 모임을 한 적이 있습니다. 쓴 돈은 모두 1/N 하기로 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여행을 갔습니다.



다른 지역에 살기에 각각 차로 두 팀이 한 장소에서 모이기로 했습니다.



중간에 가다가 밥을 먹는데, 한 친구가 밥을 먹었으니 간식도 먹자는 것입니다. 그러자 다른 친구가 먹어도 되고 안먹어도 되는데 1/N이니까 그냥 가자고 했습니다.



갈등하고 있었는데 다른 친구가 다른 팀에 전화를 했나 봅니다. 그 친구가 말합니다.



"야 이미 저쪽에선 밥먹고 커피도 왕창 사먹었단다."



그러자 모두 환하게 웃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많이 먹어야지~!"








각각의 의견에 대한 속마음



(먹어도 되고, 먹지 않아도 되는)간식 문제에서 두 가지 의견입니다.



1. 1/N이니 다른 사람에게 민폐다.


2. 1/N이니 다른 사람에게 크게 부담이 없다.



이웃님들은 어떤 의견이신가요?




사실 위와 같은 상황이면 백이면 백 모두 2번을 택했을 것입니다. 이미 다른 팀에서 먹었다는 것을 안 이상 우리 팀에서도 간식을 사먹지 않기는 쉽지 않습니다.






1번 의견의 속마음은 1/N이든 아니든 어쨌든 내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약간은 망설였을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남들에게도 나 때문에 그 돈을 내게 하는게 주저했을 것이고요. 남들도 자신의 돈은 소중하니까요.



2번의 속마음은 어차피 모두 1/N이기 때문에 모두 평등하게 돈을 부담한다. 따라서 큰 부담이 없다는 생각이겠죠.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1번의 속마음입니다.



다른 팀이 이미 간식을 먹었다는 것을 안 순간, 1번의 의견은 바뀝니다. 다른 사람보다 오히려 더 먹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 않다면 자신은 손도 안댄 간식 값을 지불해야 합니다.









공공의 공급은 비효율적으로 소비된다





우리 팀의 친구들은 원래 먹으려던 커피 말고도 디저트를 더 시켜서 먹었습니다. 사실 커피 한 잔을 먹었으면 될텐데 굳이 디저트까지 시켜서 남기고 말았습니다.



만약 제가 샀다면, 혹은 우리 팀에서만 냈다면 적당히 커피만 사가지고 나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보이지 않는 전체의 1/N이기 때문에 더 소비를 한 셈이죠.



위 사례는 제 개인 사례지만 많이들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위처럼 개인의 돈이 아닌 공공의 돈은 비효율적으로 쓰여질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모두 돈을 아껴야 한다고 배우고, 특히나 자신의 돈은 매우 소중하게 느낍니다. 하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모든 돈을 아끼고 소중하게 다루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돈만 아끼고 소중히 다룹니다. 남의 돈은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특히 내가 모르는 남의 돈은 더 그렇습니다.



자기 돈으로 사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남의 돈이라면 평소에 못먹어본 고급 레스토랑이나 비싼 음식을 사먹을 수는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회사와 국가의 돈도 같습니다.



사람들은 자기의 돈은 매우 소중히 여기지만, 내가 근무하는 회사나 살고 있는 국가의 돈은 소중히 여기지 않습니다.



회사의 공금이나 나라의 지원금은 정말 쉽게 사용합니다. 법카 회식으로 평소에 못 먹어보던 비싼 술을마시고, 국가에서 소비 쿠폰이 지급되면 소고기 파티를 하곤 하죠.



자기 돈은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려고 노력하면서 남의 돈을 쓸 때는 비효율적으로 사용합니다. 남의 돈을 쓸 때는 심지어 불필요한 것을 사기도 합니다.








공공 주도의 사회




현재 우리 사회는 공공을 중요시 합니다. 최근 부동산 공급 대책에서는 아예 공공 임대 주택을 중심으로 공급을 한다고 못 박아 버렸습니다. 이제 3기 신도시나 역세권 공공주택은 대체로 공공 임대 주택으로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공 주택도 결국 시간이 흐르면 노후화됩니다. 또한 공공주택의 수익성이 나빠집니다. 과연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요? 정말 쉽지 않습니다.



위에서 살펴봤듯이 소유권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 때문입니다.




공공 주택은 남의 돈


내 집은 내 돈입니다.



달리말하면


공공 주택은 소유권이 없고


내 집은 소유권이 있습니다.



남의 돈 = 빌리는 것


내 돈 = 소유권



공공 주택 사업을 운영하는 LH가 현재 관공서 중 아마 부채가 최고 수준일 것입니다. 그 이유는 분명히 사람들의 소유권에 대한 태도와 관련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대적인 공공 주도의 사업이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사람들의 소유권에 대한 욕망을 자꾸 부정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내 것을 갖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그래야만 그것을 소중히 다룹니다. 하지만 내 것이 아닐 때는 그렇지 않습니다.



따라서 제한적으로 공공의 사업을 운영하고 사람들에게 소유권을 가질 수 있도록 장려하는 방법도 제안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그렇지 않은 현실입니다.







미로나의 생각



그렇다고 우리나라에 내 돈만 소중하고 남의 돈은 하나도 아끼지 않는 사람들만 있지는 않습니다. 그런 이기적인 사람들만 있지는 않다고 믿습니다.



자신의 돈도 아끼고 남의 돈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도 무수히 많습니다. 그렇기에 아직도 우리 사회가 여전히 굴러갈 수 있습니다.



돈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자기 돈이든 남의 돈이든 똑같이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남의 돈도 자기 돈처럼 낭비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계획하여 소비합니다.



이런 사람이 진정으로 돈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남의 돈은 함부로 쓰면서 내 돈만 아끼는 사람은 이기적인 사람일 뿐입니다.



이거는 그냥 손해보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의 본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돈에 대한 태도는 바뀔 수 있습니다.



돈에 대한 태도는 소유권을 얼마나 지니고 소중하게 다루어 봤는지의 경험에서 나온다고 느낍니다.




중요한 건 남의 돈을 주로 사용하려는 사람은 대부분 비효율적인 소비를 합니다. 또한 남의 돈을 주로 사용하는 사회는 반드시 비효율적인 사회가 됩니다.




여러분은 돈을 사랑하는 사람인가요?



저는 앞으로 돈에 대한 태도를 더욱 소중히 여기려고 노력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오늘은 책을 읽다가 생각이 떠올라 내 돈과 남의 돈을 대하는 태도를 글로 적어봤습니다.




다들 건강한 부자 되세요.



끝!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한없이 풀리는 돈, 인플레이션에 대비하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