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와 삶의 태도
'등기를 친다'
등기부등본에 소유자의 이름을 올린다는 의미죠.
젊은 시절 크든 작든 자기 이름으로 등기쳐보는 경험이 얼마나 큰 의미를 내포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젊은 시절 매수를 한다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큰 돈을 자신의 이름으로 배팅하는 행위입니다. 매수하기 전에 반드시 공부하고, 치열하게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집을 매수하는 건 솔직히 여간 복잡한 과정이 아닐수 없습니다. 대출, 세금, 은행 업무, 부동산 중개소, 매도자와의 관계 등등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신있게 매수할 집을 선택하고 결정한 선택에 대한 결정력이 중요합니다. 엄청나게 많은 선택지 중에서 고르고 골라 결정한 이 경험은 어린 시절 결코 쉽지 않은 경험입니다. 이런 경험은 추후 중요한 결정에서 우선순위를 가를 수 있는 힘을 길러냅니다.
엄청나게 고민했을 시간을 뒤로 하고 결정의 순간이 끝나면 이제 성찰의 시간이 찾아옵니다. 자신의 결정이 옳았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그런 생각 안한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옳든 그르든 자신의 치열한 선택의 결과에 온전히 스스로 책임을 지게 됩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한 인간의 근본적인 인성이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이 챕터에서 자신의 결정을 남의 탓을 미루는 사람은 필히 생각을 고쳐먹어야 합니다. 부부는 한 몸입니다. 아내의 결정은 나의 결정이고 나의 결정은 아내의 결정과 같습니다. 아니라면 인감을 뺏어서 뜯어 말렸어야 합니다. 아니라고 하면서도 은근히 오르기를 기대하지 않았나요? 오르면 좋아서 주변 사람들에게 은근히 자랑하고, 하락장이 오면 배우자에게 인상 팍팍 구겨가면서 타박하셨나요? 돈은 벌고 싶고 책임은 지기 싫어하는 전형적인 루저의 마인드라고 생각합니다. 투자를 추천받아서 해서 자기 책임이 아니라고요? 투자 결정은 본인이 한겁니다. 마음 단단히 먹으세요. 돈은 누가 숟가락으로 떠다 먹여주지 않습니다. 그런 말하는 사람있으면 의심해야합니다. 자신의 결정에 대한 책임감, 전 이게 인성의 근본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2030 결혼을 앞둔 분들, 남자든 여자든 책임감 없는 사람은 뒤도 돌아보지 말고 내치세요. 어려워도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삶을 개척할 줄 아는 사람과 함께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이 험한 세상 오래도록 같이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
경제력은 가지고 있는 자산이나 돈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경제력은 현재 가지고 있는 자산 뿐만 아니라 돈을 모았던 경험, 앞으로 모을 계획, 자본주의를 대하는 마인드를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등기를 쳐본 사람은 일단 포괄적 의미에서 경제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아무리 작은 부동산이라도 매수 결정은 살면서 가장 큰 돈을 쓰는 행위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돈을 모았어야 하고, 향후 돈의 궤적을 예상해야 합니다. 대출에 대해서도 깊게 고민하고 상담해야 합니다. 자신의 수입과 지출에 대해서 반드시 고민해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대출의 규모를 결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이 모든 과정에서 돈에 대해서 무주택자보다 훨씬 더 많은 고민을 필히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것이 경제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돈을 생각하는 태도가 경제력입니다. ‘얼마나’가 아니라 ‘어떻게’가 중요합니다. 상대방의 경제력을 알고 싶다면 돈이 얼마나 있는지 물어보는게 아니라, 어떻게 모았고 앞으로 어떻게 쓸 것인지를 물어봐야합니다.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힘이 추진력입니다. 생각을 행동으로 신속하게 옮기려면 어떤 경험이 필요할까요? 자신의 결정에 대한 확신과 책임감이 있어야 합니다. 확신만 있어도 빨리 옮길 수 있습니다. 확신은 없지만 자신이 책임질 수 있다고 생각해도 행동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등기를 쳐본 사람은 아마 둘 다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름대로의 확신이 없다면 인생에서 가장 큰 돈을 배팅하지 않았을 겁니다. 책임감이 없다면 결정에 괴로워하고 남 탓, 정부 탓을 시전하고 있겠죠.
행동이나 말에 자신감이 있고 추진력이 강한 사람은 주변 사람이 함부로 할 수 없는 아우라가 생깁니다. 말을 가벼이 하지 않고 행동으로 하는 사람은 리더쉽이 좋습니다. 자신이 추진했던 일에 성공 경험, 혹은 실패했지만 책임지고 극복했던 경험을 가진 사람은 남다른 삶의 태도를 지니게 됩니다. 이는 바로 추진력을 의미합니다.
부동산 매수는 많은 사람과 소통해야 합니다. 대화, 협상의 과정을 반드시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부동산 중개소는 기본적으로 수수료를 받는자이고 매도인은 자신의 물건을 비싸게 팔고 싶어합니다. 매수인은 당연히 싸게 사고 싶겠죠? 이 관계에서 얼마나 많은 심리전과 갈등이 생기는지 해 본 사람은 압니다.
별의별 사람도 다 있고요, 특히 임차인을 맞추어본 사람이라면 새삼 인간 군상의 다양함에 대해서 혀를 내두릅니다. 무조건 원하는 바를 주장만 할 수 없습니다. 상대의 조건에 따라 유연하고 융통성있게 대처해야 합니다. 사회성이라고 할 수 있는 유연함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관계가 틀어지면 큰 문제가 생기거든요. 물론 자신의 돈도 걸려있기 때문에 신중한 사회적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이 모든 걸 경험하면 적극적인 삶의 태도가 생깁니다. 오래 살지 않았지만, 삶의 태도는 정말 중요합니다. 누구는 그저 다른 가치관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삶을 적극적으로 대하는 태도가 인생 전부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인생은 삶의 태도입니다.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지닌 사람은 낙관적입니다. 목표가 있습니다. 소중함, 감사함을 압니다. 중요한 결정에서 자신이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필요한 요소를 스스로 공부합니다. 무언가를 빠르게 얻기 위해 편법을 쓰지 않습니다. 정공법으로 시간을 들여 여유를 가지고 꾸준히 노력합니다. 결정에 있어서 과감하고 포기할 줄 압니다. 목표가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가 무언가를 해주길 기다리지 않습니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부분에 애쓰지 않습니다. 대신 통제 가능한 부분에 최선을 다합니다. 자신이 모르는 것을 배우고자 노력합니다. 자연스럽게 독서와 배울 수 있는 인간 관계를 위해 애쓰게 됩니다.
어렸을 때 등기를 쳐 본 사람은 위와 같은 적극적인 삶의 태도가 생깁니다. 이는 오랫동안 살아갈 인생에서 아주 큰 무기가 되며, 행복한 삶의 도구가 됩니다. 당연히 안정적인 거주에 의한 편안함도 갖추게 되겠죠? 결혼하려는 젊은 세대가 집을 마련한 배우자를 찾는 것은 어쩌면 아주 당연한 일입니다.
전 늘 주장하지만 직장인은 감당가능한 선에서 대출을 일으켜 집을 매수하세요.(서울 수도권이면 좋습니다) 무주택자는 타이밍 필요 없습니다. 가족이 거주하는데 타이밍이 어딨나요? 잘 마련한 집 1채를 평생토록 갈아타면서 유지만 잘해도 남들보다 부자가 됩니다. 대부분 타이밍 운운하다가 가진 집도 현금으로 바꿔먹고 과소비에 주식으로 날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들보다 덜 잃는 것도 실력입니다. 대부분 직장인들은 더 벌려고 하지 마시고 덜 잃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오늘은 '등기'를 생각하며 생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