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ninsing May 29. 2018

새로 시작된 싱가포르 생활

#39. 다시, 싱가포르, 그리고 미얀마

[이전 글]




9월 초에 싱가포르 와서 집도 잡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가 었더니만 집을 셋업 하자마자 우리나라의 추석과 겹쳐 가족들이 모두 싱가포르로 넘어와서 거의 2주일간 함께 시간을 보냈다. 

▼ 가을이 다가오고 추석이 오는 그 시즌을 나는 참 좋아한다.

그때는 먹을 것도 많고, ^^ 친척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항상 마음이 들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오랜만에 만나는 친척들을 만나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말이다.

이번 추석에는 지난 2014년 말 내 가족들의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그들의 인생에서 사라진 싱가포르 생활을 다시 그들에게 돌려주는 시간을 가지게 됐다. 

오랜만에 온 이곳에서 시끄럽게 떠들기도 했고, 웃으며 맛난 저녁을 함께 하기도 했다. 

뭐니 뭐니 해도 싱가포르의 별미, 킹크랩을 빼놓을 수 없어서 클락키 (Clark Quay)에 가서는 킹 크랩을 먹으면서 이제는 추석 연휴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가서 다시 지겨운 수험 공부를 해야 하는 아이를 웃게 한다.


차이나타운은 추석 장식으로 빛이 나고, 내가 마지막으로 본 장식은 2014년 말의 해 장식이었으니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를 따져 올해는 닭띠 해의 장식이 있는 것을 확인한다. 


▼ 다시 물끄러미 차이나타운의 저녁 하늘을 바라본다.


그리고 2년 전, 2015년 10월

심적으로 너무나도 힘들고 어려웠던 그해 가을을 다시 한번 떠올려 본다. 

그렇게 힘들고 어려웠던 그해 가을
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하늘을 친구들과 함께 본 적이 있다. 

그해 10월 9일 한글날

친구들과 함께 강릉으로 가서 속초까지 자전거로 이동했던 그 여행

세상에 이리도 아름다운 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던 여행이었다. 


그렇게 힘들었던 그 시기를 저렇게 멋진 하늘을 봤기 때문에 견뎌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잠시 아빠를 보러 싱가포르에 온 가족들을 챙기고, 그들이 무사히 돌아가는 것을 시종일관 지켜보고 챙기면서 다시 한번 그해 가을 내가 살기 위해 떠났던 그 여행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 여행을 나와 함께 해줬던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어 졌다. 


그들은 내가 새삼 고맙다는 말을 하기에는 너무나도 가까운 친구들이어서 새삼 고맙다는 말조차 전달하지 못하고 난 이곳에 왔기 때문이다. 

▼ 이제 다시 다른 하늘 아래로 와서는 일을 시작한다. 

작년 3월 중순, 다시 올 일이 있겠느냐는 생각을 하면서 떠났던 미얀마로 약 7개월 만에 다시 오게 됐다. 

약 5만 미얀마 차트 (원화로 약 4만 2천 원)의 미얀마 돈이 서울에서는 환전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매우 분하게 생각했었는데 그때 그 미얀마 차트를 들고는 다시 이곳으로 왔다. 

앞으로 약 보름 동안 이곳 상황을 정리해서 보고해야 하는 것이 나의 일이다. 

이번에는 최첨단 ㅎㅎㅎ 드론마저 날리면서 지형마저 파악해야 하는 무슨 첩보작전과도 같은 일을 한다. 


▼ 최근에 새로이 오픈한 양곤 시내의 롯데호텔에서 양곤 시내의 하늘을 바라보면서 그때 나와 함께 같이 그 하늘을 보며 감탄했던 사람들 덕에 나는 이곳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저 하늘을 보면서 나와 함께 그때 그 하늘을 함께 봐준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말과 사랑한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었다. 

난 그들 덕에 다른 하늘 아래로 와서 다시 내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간 이런저런 바쁜 일 때문에 쓰지 못했던 것들을 이제는 조금씩 써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내일 아침 일찍 시작될 일정을 위해 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By 켄 in 다시 양곤




[다음 글]


매거진의 이전글 He's me pal|그는 나의 친구예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