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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insing May 30. 2018

미얀마 동부로 떠난 출장 2부

#41. 출장 속의 출장 - 미야와디로 떠난 2박 3일의 육로 여행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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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 목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내가 묵은 호텔에서는 여러 파고다가 보이는 곳이었다. 


창 밖을 바라보며 오늘 할 일을 정리한다. 


▼ 현지에서 우리를 데리러 온 분은 지프를 가지고 와서는 우리를 태웠다. 


우리는 연신 흔들리는 포장/비포장 도로를 하염없이 다시 달렸다.


우리가 봐야 하는 산지에 도착했을 무렵부터 주위의 세상은 더욱 푸르고 맑은 환경으로 변하고 있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에나 나올 법한 배경들…

그리고 건기가 시작되면서 간간히 오는 비가 만드는 구름과 푸른 하늘..

이 나라는 참 아름다운 풍경을 많이 지닌 나라다. 공기가 맑으니 하늘은 당연히 맑다.


▼ 산간 마을을 매점에도 필요한 모든 것을 팔고 있다. 

약간은 심술궂어 보이는 여 주인장이 매점을 지키고 있었고, 미얀마 동쪽 끝 하고도 산골마을에서 자라는 어린아이의 손에는 영락없이 모바일폰이 쥐어져 있었고, 세상은 그렇게 하나로 동기화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모바일의 힘이란 실로 무서운 것이었다.  


우리가 보는 것과 같은 것을 '미얀마 동부 끝 미야와디의 한 산골'에 사는 소녀도 보고 있는 것이다.


▼ 그리고 그들은 한창 쌀 추수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떤 곳은 이미 추수를 했고, 어떤 곳은 아직 추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 이 작은 다리는 미얀마-태국의 우호의 다리로 강 (개천)의 저편은 태국이다. 


사실 이 동네에서는 태국 바트화가 사용되고 있었고, 너도 나도 구매력이 강하고, 더 강한 화폐인 태국의 바트화를 가지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더 나아가 이곳의 지역 경제는 거의 태국에 종속되어 있었고, 이곳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산품들은 태국으로 수출되는 실정이었다. 

강력한 자본력을 지닌 태국 기업들이 이곳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것이다. 


이들은 조금이라도 더 비싸게 팔 수 있는 태국 시장에 자신들의 물건, 서비스를 파는데 집중하고 있었다. 


국경의 모습이란 일률적이지 않아서 어딜 가건 조금씩 다른 사정과 조금씩 다른 풍광이 있다.


상류로 갈수록 강폭은 좁아졌고, 이제 몇몇 노동자들이 '롱테일 보트'에 타고는 자유롭게 태국으로 밀입국하는 모습이 보였다. ^^ 

이곳에는 국경의 개념이 거의 없었다. 이렇게 또 다른 종류의 국경지대를 경험한다. 


▼ 다시 산지를 오르고, 그곳에서 또 다른 '미야자키 하야오 월드'를 본다. 


▼ 오후 일을 마치고, 다음 미팅을 하기 전에 잠시 근처의 사원에 들른다. 

거대한 악어가 지키는 사원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이곳 사람들은 자신들이 사는 곳에서 가장 강한 존재를 시켜 그들이 그렇게도 섬기는 부처님을 보호하려고 했다는 생각을 해봤다.  

건기가 시작되는 10월 말, 푸른 하늘과 구름에 뒤덮인 사원이란 여간 멋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제 다시 저녁시간…

미안하지만 더 이상 볶음밥을 먹을 순 없었다. 

그래서 마트에서 사 온 김치라면을 들고, 무턱대고 호텔 레스토랑으로 향한다. 

그리고 말한다. 


"조리비를 드릴 테니 이 라면 좀 끓여주시면 안 될까요?"

레스토랑 직원은 갸우뚱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얼마 드리면 될까요?"

"1,000 짜트 (830원)"

"네네 부탁합니다. 계란도 하나씩 넣어서 끓여주시구요.
물을 먼저 끓이고, 면을 천천히 넣으시면 됩니다.
너무 오래 끓이지 마시구요… "

어쩌고 저쩌고 … 블라블라블라나불나불나불..."


결과를 말하자면…


우리는 미얀마 동쪽 끝자락에서 '신의 축복'을 맛보았다. ^^


때마침 식당에서 준 하트 모양의 밥을 보며 우리는 빵 터졌다. 


한참을 웃으며 우리에게 부여된 '신의 축복'을 즐기며 대화하며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다시 한번 리뷰한다. 모두들 일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그렇게 미얀마 동부 끝자락으로 떠난 출장 날이 지나고 있었다. 


By 켄 동부 미얀마 출장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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