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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insing Jun 10. 2018

미얀마 중북부 출장 시작

#43. 미얀마 중북부 따웅지, 만달레이로 떠난 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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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채비를 하고, 다시 북부 미얀마로 떠난다. 

우기는 이미 끝날 때도 됐건만 비는 언제든지 자기가 오고 싶으면 올 수 있다는 걸 사람들에게 상기시키는 듯하다. 


아침 일찍 양곤 국제 공항의 국내선을 이용하여 북부에 있는 타웅지로 향한다. 우기 끝이라 하늘은 구름이 한 가득이다.


1시간 30분 여의 여행을 마치고 작은 현지의 공항에 도착한다. 내가 가야 하는 곳은 타웅지라는 곳이었는데 내린 공항의 이름이 '헤호 (Heho)'였다. 


왠지 기분이 상당히 좋아지는 공항 이름

헤호

헤호헤호

헤호다 ^^


Heho 공항의 전경, 헤호라고 하니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 북중부의 작은 공항에 내려 서둘러 미팅 장소로 가는 길에 철길을 발견했다. 

영화 '콰이강의 다리'에 나오는 것 같은 철길이 깔려 있는 작은 다리였다. 타고 가던 차에서 내려 다리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이 다리가 왜 만들어졌는지 목적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미얀마 철도역 중 하나인 걸로 되어 있다. 


Bawa Than Tha Yar Bridge (바야 탄 타 야 다리)


사실 철길과 그렇게 많은 인연이 있는 것도 아니고 철길 근처에 산 것도 아닌데 왜 언제나 철길을 보면 그리도 든든하고 그 끝에는 무언가가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길게 뻗은 철길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 이곳은 자원이 풍부한 토지이기도 하지만 인근에 있는 아름다운 '인레 호수'로도 매우 유명한 곳이다. 

인레 호수의 어부들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진 배 위에서 수제로 만든 어망으로 물고기를 잡는 걸로 매우 유명하다고 한다. 

이들 어부들이 유명한 이유는 약 1,500여 명의 마을 사람들이 17개의 마을을 이루고 아직도 예전의 모습처럼 살고 있어서다. 

사실 출장을 다니면서 방문하는 방문지가 관광지와 겹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아니다. 

예전에 선박을 관리하는 한 일본인에게 자신이 관리하는 선박이 하와이에서 체선이 되는 바람에 불가피 (?)하게 하와이로 약 2달 동안 출장을 간 일이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한참을 웃은 기억이 난다. 

그렇지만 그런 행운이 누구에게나 오는 것은 아니다. 


▼ 일을 모두 마치고 인레 호수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숙소를 잡고, 저녁도 먹을 겸 인레 호수로 나가는 운하로 나가 봤다.

운하에는 길이 22km, 폭 11km에 달하는 인레 호수로 나가는 배들이 즐비했다. 그리고 이들은 저녁을 맞이해서 모두들 집으로 귀가하거나 내일을 준비하고 있었다. 

인레 호수 변에 정박되어 있는 롱테일 보트들
롱테일 보트를 운전하는 운전자들은 모두 기가 막힌 보트 조정 솜씨를 보여준다.
일레 호수변의 이름 모를 사원
공기가 맑은 이곳의 저녁 하늘은 항상 이렇게 아름답다.


근처의 한 식당에 들러 오늘 미팅 내용을 정리하기 전에 저녁을 먹는다. 

이곳에는 미얀마의 다양한 부족, 사람에 대한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인형극으로 유명한 만달레이 인형들이 카운터에 장식되어 있었다. 

상냥한 점원은 가게 구석구석을 잘 설명해준다.


아주 깔끔하고 맛난 식사였다.


▼ 식당에는 경쾌한 재즈 음악이 흐른다.

자세히 들어 보니 그 곡의 원곡은 결코 경쾌한 음악이 아니다. 

https://youtu.be/ZuWbJMAKhbI


왠지 '다 괜찮다'는 말을 하는 듯 한 그 곡은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스 ('36년작)'에 나온 Smile이라는 곡이다. 

작년 8월에 이란 출장을 갔다가 마지막 날 새벽 2시가 다 돼서 흐르던 Smile을 들은 적이 있는데 오늘은 미얀마 북부 한 마을의 양식당에서 재즈 버전으로 듣게 된 것이다. 

이 곡은 모던 타임스의 마지막 장면에 채플린이 집 없는 소녀를 데리고 웃으며 정처 없이 떠나는 장면에 나오는 곡이다. 

웃어요.
마음이 아프더라도

웃어요.
마음이 부서지더라도

하늘에 구름이 떠 있을 땐 그저 살면 되는 거죠. 

두려움과 슬픔 속에서도 웃는다면 
아마도 내일은 태양이 당신을 위해 빛날 거예요. 

사실 웃으라는 말은 슬픈 사람이나 쓸쓸해하는 사람에게 해야 하는 말이기 때문에 더 가슴이 아픈 법이다.

그 출장을 마치면서 현지의 상황을 보고서로 옮기면서 과연 이 일이 잘 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들은 곡...
그 곡을 오늘은 경쾌한 재즈 곡으로 듣게 됐다.

아마 찰리 채플린은 우리의 마음이 허전하고 쓸쓸할 때를 대비해서 우리에게 이런 멋진 곡을 소개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때 이란에서 그 곡을 들으면서 지었던 미소가 오늘의 내 미소를 만들어 냈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희망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찰리는 우리에게 얼마나 좋은 곡을 준 것이냐 말이다. 그것도 80년이나 전에…

그러니 채플린에게 속는 셈 치고 우리 모두 웃어보자.

By 켄 in 미얀마 북중부 ('17년 10월 25일)

https://youtu.be/kEeJM_7Xv_w


Smile

Smile, though your heart is aching
Smile, even though it’s breaking
When there are clouds in the sky
you’ll get by
If you smile through your fear and sorrow
Smile and maybe tomorrow
You’ll see the sun come shining through
for you

Light up your face with gladness
Hide every trace of sadness Although a tear may be ever so near
That’s the time you must keep on trying
Smile what’s the use of crying
You’ll find that life is still worthwhile
If you’ll just
Sm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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