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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니스트리 Jun 25. 2019

비켜서야만 바로 갈 수 있는 곳

충남 당진 해어름 일몰 여행

하늘이 맑아 떠난 그 길 끝에 충남 당진이 있다. 대략의 위치만 정하고 떠나며 목적지는 천천히 정해 본다. 길어진 해의 끄트머리 어딘가가 닿는 서해 바다 언저리에 위치한 그곳은 어디일까? 두어 시간을 달려 멀찍이 그곳이 보이는 길에 들어선다. 차 한 대만 허용된 이 길에 교행(交行)이 가능한 건, 가는 차가 오른(right) 방향으로 비켜서야 하기 때문이다.


길이 삶을 닮았다.


카페 '해어름' 외관을 먼저 둘러본다. 잘 관리되고 있는 인공의 자연 속에서 아이들이 뛰어논다. 간혹 연인들, 또 가족들이 산책을 한다. 고르고 골라 정성껏 키운 관목과 적당한 곳에 배치된 돌들. 무심하지 않은 정교한 배치에 탁 트인 하늘의 상대적 매력을 느껴본다.



'해어름' 실내는 1층과 2층, 그리고 옥상 테라스로 이루어져 있다. 늦 주말, 날씨가 좋아 나온 사람들이 빼곡하다. 카페이기도, 레스토랑이기도 한 이 곳의 음식 맛은 잘 모르겠으나, 옥상의 전경은 볼만하다. 소리가 분산되지 않아 귀가 예민한 사람은 밖에 머무는 것이 더 편하다.



아직, 할 일이 많아


바다 위에 길게 늘어진 석양이 하늘에 떠 있는 자신에게 말하듯, 아직 지기엔 비춰 돌볼 곳이 많아 붉다기 보단 따뜻한 느낌이다.


해어름 옥상에서 바라본 석양


넘어가는 해가 완전히 자취를 감추기 전, 사람이 많은 카페에 머물기보다 바깥공기를 즐기다 카페라테를 한 잔 사들고 당진의 오래된 식당으로 향한다. 블루리본 서베이 2019에 수록됐다는 '당진 제일 꽃게장'에선 짜지 않은 당진의 명물 간장게장을 비교적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잘 쓰지 않는 짧은 대여섯 시간 여행기,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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