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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Hong Dec 26. 2017

PM으로부터 내 디자인 지키기

저는 저의 커리어 가운데 많은 시간 PM과 개발자가 함께 일하며 소비자에게 제품(서비스)을 전달하는 경험들을 디자인 해오며 일해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 다른 배경의 사람들이 함께 일하며 생겨나는 문제점들을 해결해 가며 최고의 방법을 찾아 좋은 제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도록 일해 왔죠.


제 커리어의 초창기 시절에는 정말 모든 것이 개발자의 가능 여부로 디자인이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했기에 제가  제시한 디자인을 지키는 것을 중점으로 그들과 싸우고... 아무래도 그시기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제품을 누가 먼저 만들어서 시장에 뛰어드느냐의 타이밍 시기였기에 디자인보다는 제품을 만드는 데에 목적이 더 크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굉장히 옛날 얘기처럼 하고 있지만 불과 6-7년 전이네요). 이제는 넘처나는 제품 가운데 소비자들은 좋은 경험을 찾게 되고 그렇게 지금은 디자이너로써 훨씬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건 사실인 거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제가 거론한 '디자인 지키기'는 오늘날까지도 일어나고 있고, 이렇게 저는 제 디자인을 사람들에게 설득시키면서 성장해 왔다고 생각하기에 그 점에 대해 나누는 글을 적어 봤습니다.


어떻게 써야 쉽게 풀어갈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저의 경험 별 케이스로 나누어서 적어 보았습니다. 본인의 케이스가 아니라고 생각하시면 다음 케이스로 넘어가실 수 있게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PM과 개발자 분들을 비하하는 목적의 글이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Note: 여기서 PM은 Program Manager, Product Manager, Product Owner 등의 기획자 역할을 하시는 분들을 명칭 했습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PM이 디자인으로 엄청 관여하는 케이스

순수하게 열정이 많은 PM입니다. 그래서 수시로 디자이너를 찾아와 디자인 배틀을 시작하는 분들이죠. 하지만 저는 이렇게 디자인에 열정적인 분과 같이 일한다는 것은 좋은 디자이너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 디자인 배틀에서 여러분이 이기기 위해서는 디자인을 서포트해줄 리서치, 경쟁사 분석 (competive analysis), 프로토타입 등의 노력을 디자인 리뷰 하기 전 준비하고 또 준비해야 합니다. 사실 이건 디자이너로써 갖춰야 될 부분이기도 하고요.



PM이 개발자와 상의해서 만든 디자인을 파워포인트로 만들어 와서 이쁘게 만들라고 하는 케이스

이런 케이스는 UX 디자인 문화가 오래되지 않은 회사의 문화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케이스인 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개발자들과 더 오랜 시간 일해 왔고 일하는 방식이 웬만큼 잡혀 있는 상태죠. 그런데 갑자기 UX 디자이너라는 사람들이 투입돼서 항상 해온 일의 루틴을 바꿔 놓으니 그들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이해할 수도 있는 부분이죠. 그런데 문제는 그 방식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디자이너를 강요(push)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절대 그대로 디자인해드리면 안 된다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밑에 이어서 더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PM이 만들라고 한대로 디자인하게 되면 생기는 일들

물론 PM 분들이 가져온 디자인도 많은 고찰 끝에 나온 것일 것이고 데드라인이 얼마 없다는 사정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PM 분이 만들어 달란 대로 디자인을 해서 보내드리고 일이 진행되면 개발과정 중 디자인을 수정할 일이 생길 수도 있는데 그 뒤로 계속해서 생기는 디자인 질문들에 대해 디자이너는 변호+개선하기 힘들어집니다. 디자이너로써 “PM이 이렇게 하라고 했는데요?” 말만큼 최악의 답변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데드라인이 촉박하다고 해도 디자인에 대한 결정권은 디자이너가 쥐고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케이스에서는 PM분이 가져온 파워포인트에 있는 디자인에 대해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인 거 같습니다. 왜 이런 식으로 접근을 했는지 질문과 대답이 오고 가다 보면 현재 개발적 상황과, 비즈니스 골 (business goal) 등에 대한 scope이 대충 잡히기 때문이죠.


그런 가운데, 도저히 합의점이 안 생기는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디자인 매니저와 이 상황을 나누는 것입니다. 밑에서 더 자세한 설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디자인 매니저에게 도움 요청하기

회사마다 틀리겠지만, 매니저 들의 말 한마디는 저보다 더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또한 매니저는 프로젝트의 전체를 이해하고 회사의 구조를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기에 여러분에게 더 좋은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죠.


단! 매니저와 이야기를 나누신다면, 위에 나열했던 여러분이 하실 수 있는 일을 시도하고 겪은 것을 매니저와 나눌 준비되어야 할 것입니다.  


저의 에피소드를 나누자면, 매니저와의 상담 후, 제 프로젝트에 대한 문제가 VP 레벨까지 올라가 다 같이 미팅을 하게 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PM분이 프로젝트의 설명을 하는 것으로 시작했는데 저와 처음 대화할 때보다 훨씬 더 준비를 많이 해왔더군요. 실제 데이터와 그래프를 넣어서 말이죠... 저는 속으로 진작에 그렇게 준비해왔으면 내 시간을 엄청 세이브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미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결국 프로젝트는 좀 더 PM과 개발적인 상황을 보강해서 다음 쿼터에 진행되기로 했고요.


이점도 역시 회사마다 틀리지만, 저희 규모의 회사 사이즈로 VP와 같이 미팅을 잡을 수 있는 건 매니저의 영향이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러분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다해도 할 수 없는 부분을 어쩌면 여러분의 매니저가 도와줄 수 있을 것입니다.



디자이너가 회사에 나 혼자인 케이스

현재 디자인 단체 카톡방의 정원 300명을 채우고 사람들의 들어오고 나가는 (in & out) 숫자가 적어지면서 카톡방에 계신 분들을 대상으로 survey를 실시한 적이 있는데요. 의외로 회사에서 디자이너가 본인 한 명이라고 답한 분들이 24.7% (공동 2등) 계셨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다 보니 이분들에 대한 관점에 대해서도 글을 써보았는데요. 이미 위에 적은 이야기들은 저 혼자서 해온 일이기 때문에 혼자서 일하시는 디자이너 분들께도 적용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단 디자인 매니저가 없다면 여러분의 일을 보고하는 상사님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디자인 카톡방 survey에서 나온 현재 디자이너로 일하고 계신 분들의 답변 이였습니다.


또한 제가 드리는 작은 팁은 직장동료 분들 가운데 UX 디자인에 열정이 있고 피드백을 잘 주는 사람들을 알아 놓는 것입니다. 그리고 직장 내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내가 무슨 일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거죠. 왜냐하면 아직도 세상에는 UX가 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죠. 그런 점에서 회사 내에 UX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도 혼자 일하는 디자이너 분들의 몫이기도 한 거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은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일수록 수월할 수 있고요.



디자인 전달 후 피드백이 들어오는 케이스

사실 디자인 피드백은 PM과 개발자 사이에서만 있는 게 아니죠. 디자이너들과의 리뷰가 있을 수도 있고 프로젝트의 규모가 클수록 다양한 피드백이 들어오기 마련인데요. 특히 디자인 전달 후 들어오는 피드백들은 정말 받아들이기 힘들 때가 많죠. 겨우 사람들과 의견을 조율해서 마무리된 건데 아무런 맥락(context)을 모르는 사람이 태클을 거는 거 같으니까요. 사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그렇게 태클을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왜 이런 디자인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해 간결하고 빠르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저는 보통 이런 식으로 정리를 하는데요:

- 프로젝트의 목적 (project purpose)
-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문제점들 (design problem)
- UX팀이 제시한 디자인과 방향 (design solution)
- 프로젝트 진행 중 제한적인 요소와 디자인 수정 방향 (constraint + iteration)


위의 모든 내용이 단 1 문단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메일이면 필요에 따라 이미지를 넣어 다시 한번 짧고 간결하게 설명을 하는 것이고요. 그렇게 되면 보통 돌아오는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집니다.

"그래, 알았다" 수용하는 자 vs. “그럼 좀 더 프로젝트 시간을 늘려서 개선하자” 방향을 제시하는 자

사실 이런 시나리오의 다음 단계는 케바케(case by case)입니다. 하지만 저의 요점은 아무리 짜증 나고 힘든 상황에서도 맥락 없이 태클을 들어오는 사람들에게도 내가 한 디자인의 결정에 대해 설명을 하는 것입니다. 그게 프로의 모습이니까요.



피드백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말자. 디자인 리뷰에서 대화를 주도해야 하는 것도 디자이너의 몫이다.

사실 직장에서 안 좋은 소리를 듣고 계속 그 순간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는 친구들을 보면 안타까운 순간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을 때 한순간의 악감정으로 그들이 왜 그런 부정적인 피드백을 줬는지에 대한 관점으로 생각해볼 시도조차 하기 어려워 지니까 말이죠.


부정적인 피드백을 들었을 때 그 사람이 무슨 이유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빨리 파악해서 답변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이런 부분은 저도 지금까지 연습하는 부분이고 저보다 오래 일한 디자이너들과 함께 미팅을 참여하면서 간접적으로 배우게 됩니다. 여유가 보이가 적당한 좋은 분위기와 긴장 (tension)의 밸런스를 잘 맞춰가며 미팅을 진행하는 사람들을 잘 관찰해 보세요.



글을 마무리합니다...

제 와이프도 약 7-8년간 UX 디자이너로써 일해 오고 있습니다. 같이 살면서 가장 가까운 사이로 그녀에게 느낀 점은 저와는 다른 스타일로 일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제 와이프도 지금까지 일해온 그녀의 스타일과 노하우로 회사에서 인정받는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고요. 그런 점에서 좋은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이렇게 해야 된다 라는 정확한 정답은 없다는 말을 하면서 글의 마무리를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시애틀에 사는 한 디자이너가 겪은 노하우를 적은 글이라고 정의하고 싶네요. 아마 PM으로부터 내 디자인 지키는 방법은 훨씬 많이 있을 거고요 또 지금도 많은 디자이너 분들은 회사에서 어려움을 겪어내면서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어쩌면 내 디자인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어려움을 겪어보고 긍정적으로 해결해 보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 님들, 다들 힘내시고 연말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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