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스즈키 유이 지음
이 소설을 대표하는 문장 딱 하나를 고르라면 세상에서 가장 긴 음식의 이름을 꼽겠다.
Lopadotemachoselachogaleokranioleipsanodrimhypotrimmatosilphiokarabomelitokatakechymenokichlepikossyphophattoperisteralektryonoptekephalliokigklopeleiolagoiosiraiobaphetraganopterygon
이 긴 단어의 정체는 기원전 4세기 때 아리스토파네스가 쓴 희곡 『여인들의 민회(Ecclesiazusae)』에 등장하는 요리다.
줄여서 로파도테마코스(Lopadotemachos, 생선 토막 요리 한 접시) 앞 글자만 부르는데, 이 소설의 작가는 영리하게도 음식 이름의 앞의 글자와 맨 뒤의 글자를 합성해서 로파도프테리곤(Lopadopterygon)이라는 줄임말을 만들었다.
상상 속의 요리지만 산해진미가 다 들어간 조화로운 음식이라 한다.
Love does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
바로 이 명언에 부합하는 최고의 요리, 모든 요리 중의 이데아일 것이다. 모든 것이 섞이지만 혼동시키는 맛이 아닌 혼연일체의 맛 말이다.
하지만 작가는 여기에 함정을 만든다. 이 요리는 실재하지 않으며 맛 또한 재현할 수 없다. 바로 괴테의 명언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내포하는 이중성을 띄게 된다. 존재하지 않기에 더 완벽한 맛, 이것이 바로 이 소설이 말하는 언어의 이중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