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큰 목표 나 장기 계획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기 시작하면 마음 속에 피어오르는 불안감과 반발심이 있다. 내 마음의 소리가 외친다.
'왜 굳이 사서 고생을 해? 편하게 휴식을 즐겨! 일하느라 피곤한데 쉬어야지.'
궁금했다.
왜 나는 해보지도 않았고 아직 시작조차 하지않은 일에 대해서 피할 생각부터 먼저 하는 걸까? 이건 성격 인가? 단순한 게으름 인가? 아니면 나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것인가?
글쓰기를 예로 들면,
짧은 메모 나 간단한 문장들은 쉽게(?) 술술 적히는데 긴 글을 쓰는 것은 늘 부담이고 두려움이다. 많은 내용을 짜임새있게 적어 내려가는 건 시작 자체가 힘든 작업이다. 이렇게 내 마음이 나의 행동을 막고 있는 그 느낌은 꽤나 불편하다. 분명 내가 하고 싶고 원하는 것임에도 말이다.
알고보니 이런 현상과 관해서 이론이 있었다.
물론 이론은 이론일 뿐이지만 제법 그럴듯하여 나는 나름 나의 행태를 변명(?)할 논리로 삼았다. 바로..."변화를 싫어하는 뇌" 개념이다. 뇌는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을 위해 변화에 저항하는 특징이 있는데 큰 변화에 대해 더 크게 저항한다고 한다.
한 마디로 고민하기 싫고 일하기 싫은거다.
갑자기 긴 글을 적어보겠다고 나서면 뇌는 짜증이 나는 것이다. 뇌적(?) 고생길이 훤한데 굳이하겠다고 하니 저항하는 것이다. 새롭게 다짐했던 일들이 작심삼일이 되는 것도 뇌의 이런 특징과 관련있다.
역시 내 문제가 아니라 뇌 문제였어!
예전에는 나약한 내 의지를 탓하며 집중력, 노력, 각오, 용기가 부족한 스스로를 비난했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그건 당연한 것이었다. (라며 변명을 하고 싶다)
이론과 논리야 그렇다고 해도 어찌해야 실질적인 행동과 결과로 이어지게 할 수 있을까?
뇌의 성격이 원래 더럽다고(?) 해서 겁먹고 포기할 순 없다. 녀석이 내 행동을 저지하려 하더라도 뇌를 협박하던 구슬리던 결국 원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나의 몫이다.
시도해 본 방법들 중에 일단 제일 쉬운(?) 것은 최대한 뇌를 쓰지 말고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Just Do It!
뇌는 온갖 변명, 이유, 때로는 감정적인 부분까지 이용해서 행동을 방해한다. 이럴 때 그냥 아무 생각없이 일단 움직이면 놀랍게도 부지불식간에 또 그 움직임에 맞는 다음 생각을 자연스럽게 한다. 뇌는 포기가 매우 빠른 녀석이며 상황이 변하면 생각도 빠르게 바뀐다. 뇌의 특징을 역이용하는 것이다.
또 다른 전략은 원하는 행동이 일어나기 쉬운 환경 이나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일종의 넛지 전략?
큰 변화는 결국 반복된 행동이 필수인데 원하는 행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실행하기 쉽고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되는것 같다.
나의 경우에는 생활 패턴 중 이동 시간이 길고 대부분 핸드폰을 보고 있기에 메모 앱을 자주 쓰는 앱 사이에 두고 항상 보이도록 배치해 놓았다. 늘 손가락만 뻗으면 메모할 수 있는 접근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심적으로는 너무 한번에 길게 적거나 단번에 완성도 높은 글을 만들려고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반복해서 고치고 내용을 덧붙이면 자연스럽게 완성도는 올라가기 때문에 일단 조금이라도 적는 걸 목표로 하는게 좋은 것같다. 일단 조금씩 끄적끄적 쪼개 적기!
천리길을 가고 싶다면 우선 한 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그 한 걸음 한 걸음이 모여서 결국 길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러니 한 걸음 나아갈만한 조건, 시스템, 환경을 만들고 짬짬이 몸도 풀고 걸음을 위한 연습도 하고...
그리고 글이 잘 안써지거나 쓰더라도 내용이 평범(?)해지면 차라리 쉬는 게 나은 것 같다. 괜히 안돌아가는 머리 싸매고 있어봐야 좋은 내용이 잘 안떠오르니 말이다. 안 그래도 부정적인 뇌인데 지쳤다면 두 말할 필요가 없을 듯.
나를 믿지 말고(?) 이러저리 요래조래 잘 구슬려 보자.
이렇게 원하는 시작을 하게끔 유도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것 방법 같다. 물론 상당한 연습이 필요한 일이긴 하다. 한번에 큰 변화를 만들 생각만 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는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대단한 걸 해내겠다는 그 마음을 조금 누그러뜨린다면, 쉽게 시작하여 반복적으로 실행할 수 있고 편한 마음으로 결과물을 바라보며 점점 성장하는 자신에 감동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