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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ve me truth Jun 05. 2021

버스 안에서

익숙해진다는것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버스를 타고 다니기 시작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첫날은 앞으로의 출근 시간을 결정짓는 중요한 실험의 시간이다. 집을 나선다. 버스 어플로 시간을 확인하다. 버스를 탄다. 도착한다. 첫 실험의 결과물들을 도출해 본다. 이 정도면 15분 정도 늦게 나와도 될 것 같다. 둘째 날은 15분 정도 늦게 나갔고 시간은 생각보다 타이트했다. 새로운 결론, 10분 정도가 딱 정확하겠군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시간이 결정되었다.

 시간에 익숙해지자 풍경이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같은 시간 같은 사람들로 버스는 가득 차기 시작했다. 그렇게 붐비다가도 어느 순간 느슨해지기도 하고 텅 비어지어는 하루의 버스처럼 나의 하루도 바쁘게 흘러가다가 한 숨 돌리다 보면 어느새 공허해지다가 어둠 속에 그 하루를 정차시켰다.

 오지 않는 버스는 없었고 도착하는 않는 버스는 없었다. 조금 어긋나는 건 배차 간격 정도였다. 그래서 버스를 놓치더라고 걱정이 없었다. 보장된 미래가 주는 안정감이라는 것이 이런 걸까. 매일 따박 들어오는 월급같이, 정년을 보장해 주는 직장 같이, 주택청약 같이, 불확실한 것들을 하 나 둘씩 선명하게 그려나가듯이 말이다.

 이렇게 살기는 싫다고 투덜거리며 하루하루를 보내다 또 남들도 다 그렇게 사는 것 같아서 원래 인생이 이런 거야 외친다. 오늘도 버스에 타 출근하는 사람들, 학교를 가는 사람들, 운전하는 기사, 같은 표정으로 같은 장소에서 올라타 앉을자리를 바로 찾는 것으로 하루의 시작에 위안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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