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넘치다
깨진 잔이 있었다
윗부분만 조금 깨져있었다
두려웠다
언젠가는 그곳까지 도달하면
흘러 넘쳐 버릴까봐
그럼에도 너는 나와는 다르게
끊임없이 담았다 너의 사랑을
가끔 너는 네게 왜 머뭇거리냐고
물었다
너의 용기에 나도 담기 시작했다
빈 잔은 가득 찼고
그 틈새로 조금씩 흐르기 시작했다
나는 그 작은 틈새로 흐르는 양보다
더 많이 따랐고 그럼 계속 가득 차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나는 계속 따르고 있는데
잔은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
너는 더 이상 담을 게 없었나 보다
나 혼자 붓고 있었다
더 이상 깨진 곳까지 다 달아서 흐를 것도
없어졌다
이젠 그 잔에 나만 남아 덩그러니
남아있는 밑 잔을 바라본다
시간이 지나면 다 마셔버리고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