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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르 Kerrr Dec 02. 2022

외국인도 단박에 이해하는 리플렛 디자인 하기

한국말로도 어려운 보험, 외국인에게 쉽게 이해시키기 위한 여정

공공기관 디자인이라도
귀엽고 재밌게 하고 싶었어요.


디자인을 하다보면 때론 두 개의 자아가 충돌할 때가 있어요.


‘힙하고 예쁜 것’을 만들어 내고 싶은 마음과 ‘클라이언트의 메시지를 잘 전달해야 하는’ 마음.


당연히 예쁘고 힙한데 메시지도 잘 전달되면 금상첨화겠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인생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잖아요?


이번엔 저희가 맡았던 업무 중 특히 어려웠던 공공기관의 외국인 대상 의료 보험 홍보 리플렛 과업 여정을 소개해드릴까 해요.


이 시리즈는 디자이너와 번역가 모두에게 유용한 글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저희도 처음 과업을 맡았을 때 보험 용어 번역은 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공공기관의 디자인은 어떤 기준을 따라야 할지 고민이 많았거든요.


공공기관의 작업물인 만큼 메세지를 명확하게 전달하면서도 틀에 벗어나지 않게 작업해야 했지만, 올드하고 손이 안 가는 느낌을 주고 싶진 않았습니다.


게다가 보험용어는 토씨 하나까지 틀리지 않고 번역해야 하잖아요. 보장 내역과 범위가 틀리게 표기되면 큰일이기 때문에 그걸 신경써서 번역하는 게 필요했어요.


돌아보면 그 모든 과정이 참 고됐지만 지금 돌아보면 성장의 역사가 되었습니다.


이 글에선 저희가 처음 과업을 수주하고 구상해나가던 과정을 정리해서 공유해드리려 해요.


막막해서 어디 기대고 싶고 물어보고 싶은데 그저 해내야했던 경험을 쥐어짜서 남겨봅니다. 부디 도움이 되시길 바라요!




타이포 플레이 대신,

한 눈에 이해되는 일러스트로.

처음 아이디에이션을 해나가던 노션

이번 과업의 특징은 ‘외국인’에게, ‘의료관광’이라는 낯선 개념을 한 눈에 이해시켜야 한다는 게 포인트였어요.


솔직히 한국인인 저희에게도 어려운 개념인데 이걸 어떻게 쉽게 이해시킬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처음 아이디에이션을 할 땐 요즘 많이 하는 볼드한 타이포 플레이도 생각해 봤었는데 공공기관의 특징상 틀에서 너무 벗어난 디자인을 하는 건 모험일 것 같았고, 의료와 관광을 한 번에 아우르는 단어를 생각하기도 어려웠어요.


평소에도 삽화 그리는 작업을 좋아했기 때문에 의료와 관광을 한 번에 해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일러스트로 담아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에 온 김에 관광도 하고, 원하는 의료도 받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는 거죠.


일러스트를 메인으로 결정하고 나서는 핵심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정보를 단어로 쪼개고, 각 단어에 맞는 상징을 떠올려봤어요. 서울/ 외국인/ 의료/ 관광 각 단어를 대표할 수 있는 시각적 이미지들에 대해서요.


그 단어들을 바탕으로 시안을 만들었습니다.


첫 번째 시안은 의료 관광 이라는 분명한 키워드를 살릴 수 있도록 ‘길’을 내고 그 길 위에 서울의 명소와 의료를 상징하는 아이콘을 담아서 여행을 하는 무드를 표현했어요.


두 번째는 캐리어 속에 관광과 의료를 상징하는 메타포를 담아내는 거였는데요. 여행을 가는 설렘과 함께 의료 관광을 담아내는 아이디어였습니다.


아무래도 첫 번째 시안이 좀 더 여행을 잘 나타내는 직관적인 일러스트여서 A안으로 선정해서 작업을 하게 됐어요.


이제 방향이 결정됐으니 다음은 관광의 즐거움을 표현하면서도 의료가 너무 딱딱해보이지 않도록 디자인 하고 싶었습니다.




초기에 보냈던 A-B-C안

✦ Lesson Learn

공공기관의 리플렛을 만들 땐

너무 심한 모험은 하지 말 것.


그런 마음에서 처음 제작했던 시안은 위의 세 개였어요. 게임 퀘스트를 깨듯이 하나 하나 길을 따라가면 의료와 관광을 할 수 있다는 느낌으로 폰트도 귀엽게 활용을 해봤습니다.


컬러도 일부러 밝고 화사한 컬러 위주로 만들어보았어요. 딱딱함 대신 재미와 경쾌함을 주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너무 귀여운 느낌은 공공기관이 추구하는 느낌과 거리가 있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공공기관은 좀 더 직관적으로 읽히고, 빠르게 인지되는 걸 원하셔서 폰트는 좀 더 고딕 느낌으로, 컬러는 쨍한 파랑으로 바꾸게 되었어요.


저희도 내부적으로 아무래도 파랑이 가장 공공기관스럽고, 안정된 느낌을 준다고 의견을 모았었는데 역시나 사람 보는 눈은 다 똑같더라구요.




청진기 길을 따라 나오는

의료와 관광


그래서 만들어진 결과물이 바로 이 리플렛입니다. 딱 봐도 공공기관 스러우면서도, 한 눈에 의료 관광을 전하는 목적을 성취해냈어요. 길을 따라 의료와 관광을 모두 누릴 수 있는 정보를 담았습니다.


소기에 생각해냈던대로 타이포 플레이보다 훨씬 직관적이면서도 쉬운 메시지를 담을 수 있었어요.


한 땀 한 땀 픽셀을 채우며 그리느라 눈에서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것들이 잠시 흐를 뻔 했지만 그래도 재밌었습니다.


이번 과업을 통해 일반 기업보다 공공기관은 확실히 해오던 폼에서 많이 벗어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됐어요. 사실 매년 리플렛을 교체할 수도 없으니 그런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아트지 150g,

오시접지 후가공


많은 분들이 리플렛을 처음 인쇄하다보면 용지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후가공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려워 하시더라구요. 보통 리플렛은 고급 용지까지 필요 없고, 아트지에만 제작해도 충분합니다. 대신 오시접지 가공을 해야하니 150g 이상은 되는게 좋아요.


저희가 기존에 제작해왔던 화장품이나, 박스 인쇄와는 달리 다른 후가공은 필요하지 않았지만 저희는 보험용어를 전달해야하는 만큼 크기가 커서 폈을 때 A4 사이즈가 되는 용지로 골랐습니다.


리플렛은 온라인 제작 업체들이 어지간해서는 다 좋은 퀄리티로 제작해주고 있어요. 게다 바로바로 전화 상담이 되고, 3-5일 내로 제작 + 배송까지 해주니 일정에 참고하셔서 진행하시면 되겠습니다.


오늘은 리플렛을 맡고 나서 초기 아이디에이션부터, 출력까지의 과정을 함께 살펴봤어요!


부디 도움이 되셨길 바라며,

I'm your business guide



클라이언트 : 서울관광재단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케르에게 귀속됩니다.  ⓒ 2022 Ker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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