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실구트의 꿈백화점 이야기
미신을 그다지 믿지 않고 미신을 맹신하는 사람을 불신한다.
일단 '꿈'은 반대다. 달러구트 꿈백화점 책은 재밌게 읽었지만 현실에서 예지몽이니 뭐니 하는 말을 하는 사람은 좀 찝찝해하는 편이기도 하고.
나름 굵직했던 두 가지 자격증 시험을 치른 후 결과가 나오기 전날마다 간절했는지 생생한 꿈을 꿨었다.
처음 꿈은 결과 발표가 인터넷에 떴는데 나 혼자만 합격을 해서 엄청 좋아했던 꿈 -> 불합격
그다음은,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100층까지 쭉 올라가는 꿈이었고 깨서 검색해 보니 시험 합격 등의 좋은 길운을 가진 꿈 -> 불합격 22
어?? 그래서 꿈, 미신, 신점 등은 다 돈 벌기 수단일 뿐이라는 거다.
나는 '자격 중'이다.
(자격증 불합격하고 그냥 다시 진행 중이란 얘기)
틈틈이 이런저런 노력을 하고 나름의 시간도 보냈지만 결과적으로는 수확 값이 '0'으로 수렴되었다.
그로 인해 턱걸이로 합격했더라면 인정하지 않았을 '노력'에 대한 나의 투자도 부족했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어떤 것에 대한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는 '자격증'
무언가 소소하지만 내가 의미를 둔 것에 도전하고 그것을 성취할 때 높은 만족감을 느끼는 유형의 사람이다. 어쩌면 내 인생은 그 연습의 반복으로 지금까지 일궈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상황들은 나에게 크게 만족감이나 자존감을 높여주지 못했다.
오로지 약간 빠듯하게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지르고) 작은 성취,
그것은 나를 들어보지도 별로 관심도 없던 타지에 발을 딛고 홀로서기하며 살아볼 수 있는 동력이 되거나, 하던 전공이 아닌 다른 전공에 자기 확신으로 도전하는 밑바탕이 되어주기도 했다.
크고 작은 것들에 도전하고 어쩌다 내 능력과 타이밍이 마주해서 획득하는 결실은 마치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반짝이는 경험치를 +200 획득하였습니다!]
라고 팝업창이 뜨는 느낌과 흡사했다고 하면 설명이 될까. 회색 자물쇠 모양으로 잠겨있던 다음 판이 깨지는 순간은 그런 경험치의 누적으로 열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나는 목표했던 자격증 취득에 실패하여 내년에도 자격 중 할 예정이고, 발표도 드럽게 늦게 나서 성격 조급한 나로 하여금 애달프게 했던 그 시간의 굴레를 내년에 또 겪어야 하는 거다.
하지만 뭐 별거야? 내일 점심 뭐 먹을지 생각해 두면 기분 좋아지잖아.
해야지 뭐 어쩔 거야? 아무것도 도전하지 말고 1년을 보내시오! 하는 미션보다 의미 있잖아.
불합격이라는 세 글자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세 글자 중 하나인데, 그걸 마주할 때 기분이 그토록 허탈한 이유는 '지난 내 시간과 노력이 다 부정당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내일부터 나는 불수능, 불영어처럼 어려운 불합격에서 나만 합격하는 꿈을 또 꾸면서 2026년 캘린더를 넘길 준비를 해야겠지.
하지만 올해와 좀 달라지고 싶다면
누군가 내게 보내준 고마운 글귀처럼,
그냥 모든 걸음에 의미를 두고 '오늘 행복한' 오늘을 살아보면 어때 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