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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억띠귿 Feb 07. 2022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1

가장 분명한 암시는 일반적인 의견이 어떠한가를 보면 알 수 있다. 주식시장에 대한 언론 보도가 긍정적이면 이전에 주식에 대해서 전혀 몰랐던 사람들까지 증시에 관심을 갖게 되며, 그래서 마지막 비관론자들까지 낙관론자로 바뀌면 시장은 강세장, 즉 제3 국면의 끝에 서있다고 볼 수 있다. 이때에는 긍정적인 현상들이 한 점으로 몰리며 시세는 현실과의 연관성을 잃어버린다. 주가는 의미 없는 숫자로 변한다. 주가는 생각 없이 그저 누르는 전화번호가 된다. 분석가들은 주가수익률이나 이익배당금 등은 이전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한다. 투자는 미래에 대고 하는 것이므로, 중요한 것은 산업이 위로 올라가는 속도뿐이라고 말한다.
(중략)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마치 1980년대 초 <비즈니스 위크>가 그랬듯이 모든 언론 매체가 어두운 견해를 보이고 마지막 낙관론자마저 비관론자로 바뀌면 시장은 약세장의 제3 국면 즉, 하강 운동의 끝에 와 있는 것이다. 이 국면에서 시장은 호재성 소식에도 둔감하며 비관론자들의 염세론이 광범위하게 퍼지게 된다. 이때 투자자는 재빨리 매수세에 편승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212p)


투자의 세계는 정말 알아갈수록 너무 어렵다. 

요즘 주변 사람들과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런 이야기들이 많다. 

"나 주식 처음으로 시작했어. ~~를 얼마에 사봤는데 얼마에 팔아서 좀 남겼어!" 

이렇게 대화가 시작되면 이곳저곳에서 투자 조언들이 빗발치기 시작한다. 공모주로 얼마를 따냈다, 나는 카카오에 얼마가 물렸다 등등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나는 말 수가 줄어든다. 거기엔 이미 의미가 없는 이야기만 오갈 뿐이고 아무도 PER을 언급하거나 산업의 흐름, 금리 상승에 대비한 전략 같은 주관이나 근거가 없다. 모두들 그저 남들이 하니까 한 매수, 불안하니까 한 매도뿐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누가 봐도 강세장의 끝의 분위기는 분명하다.


금리가 올라가고 있다. 하강국면이 올 것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도 그 시점을 알 수가 없다. 하강국면에 내 포트폴리오의 종목들을 크게 들어가려고 들어갈 비용만 책정하고 매달 꾸준히 넣던 현금을 쌓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렇게 매달 꾸준히 넣다가 전략을 바꾸니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그러다 문득 어느새 내가 'when'을 예측하려고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히 내가 투자하는 섹터는 반드시 성장할 산업들이다. 'what'에 확신이 있는데 'when'을 잡으려고 하니 지금은 투자 공부도 많이 할 수 없는데도 막연하게 나는 남들과는 다르게 해낼 것이라는 근거 없는 착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옛날 시대와는 다르게 ETF가 잘 갖춰져 있어서 참 다행이다. 산업의 큰 흐름을 보는 것을 더 좋아하는 개인적인 특징도 있지만 지금같이 하락이 예상되는 시점엔 더더욱 스스로 옥석 가리기를 해서 개별 종목에 소신 투자를 하고 매수와 매도의 시점을 잡는다는 게 공부를 하면 할수록 자신이 없어진다. 

이런 때일수록 어떤 스킬보다도 대가들의 책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연준의 금리 상승 예상에 우크라이나 사태 등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데 거기에 대한 나의 지식은 한 없이 부족해 대응전략이 없으니 불안하다. 그런데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세계 대공황도 겪고 세계 대전도 경험하며 그중에서 투자를 했다는 게 뭔가 모를 힘이 되고 거기서 느끼고 익힌 경험들을 살펴보면 이 시기를 왠지 소신 있게 견뎌낼 수 있을 것 같다. 


올해는 ETF 포트폴리오에 맞춰 단순하면서도 꾸준히 넣으면서 투자 대가들의 책을 많이 접하고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는 계속 조용히 하면서 시간을 보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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