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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억띠귿 May 06. 2022

적을수록 풍요롭다 #1

생태계 붕괴에 대항하려면 기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얻을 수 있는 모든 효율성 개선이 필요하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생태계 붕괴를 해결하는 데 효율성 개선 그 자체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알고 있다. 왜 그런가? 성장 지향의 경제 하에서는, 생태적 영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었을 효율성 개선을 성장 목표를 앞당기고, 채굴과 생산의 순환에 점점 더 많은 자연을 밀어 넣는 데 이용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다. 성장이다.
(51p)


기후위기의 증상은 이제 점차 매체의 캠페인 예시 정도가 아닌 인류의 일상으로 들어오고 있다. 일상 속에서 진행되는 재앙들을 보거나 여러 학자들이 내놓은 예상을 보면 가슴 한편이 갑갑해지고 미래에 대해 냉소적인 입장을 취하며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옆 사람들을 비판의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그뿐. 우리는 오늘도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거나 더 나은 자신을 위해 공부를 하는 매일 반복되는 쳇바퀴를 습관적으로 집어 들어 스스로를 묶는다.

기후변화의 두려움과 문제 인식은 하지만 당장의 바쁜 일상과 생존의 의무를 다하는데 급하기 때문에 아직 덜 체감이 되는 문제로 뒤켠에 제쳐 둔다. 위기에 대한 경고를 듣고 보고 나서도 내가 당장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감이 잘 오지 않기 때문에 무기력감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어떤 상황에서도 부정적이고 냉소적인 태도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말 끝날 것 같은 마지막 순간일지라도 어떻게든 해내겠다는 태도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이라도 해봐야 한다.


이런 가운데 애초에 방향성부터 재고를 해야 한다는 글쓴이의 주장이 흥미롭다. 본질적으로 '성장'이라는 개념을 추구해야 하도록 시스템이 설계되어 있는 자본주의의 성격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친환경 에너지가 나온다 한들 이를 바탕으로 추구하는 방향성 자체가 효율과 성장이기 때문에 이 에너지를 가지고 우리는 자원과 환경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건 변함없다는 말에 화석연료를 해결하면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한 발짝 떨어져 다시 살펴보게 된다. 


단순히 '성장' 그 자체를 쫓는 게 본질이 되어 GDP라는 측정 공식을 가지고 달려오고 기술로서 해결해야 한다는 관점이 대두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 글쓴이는 어떤 대안을 제시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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