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지 같은 삶 VS. 배터리 같은 삶

역사가 기억하고 기록하는 삶

by 허근

건전지와 배터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충전이 가능한가'이다. 건전지는 1회용이며 사용 후 폐기되고 배터리는 충전 후 재사용이 가능하다.

'인간은 태어나면 반드시 죽는다.'는 점에서 1회용인 건전지와 같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태어나 삶을 살다가 늙고 병들면 죽는 존재다. 태어나면 반드시 죽는 인간, 변하지 않는 진리다.


하지만 건전지 같은 삶을 살다가 죽었지만 배터리처럼 되살아나는 사람들이 있다. 동양의 공자, 서양의 예수, 인도의 붓다 등 종교적인 사람과 소크라테스, 플라톤과 같은 철학자도 있고 잊을만하면 되살아나는 히틀러 같은 독재자도 있다. 그들은 건전지 같은 인생을 살았지만 그들의 말과 행동은 2,000년이나 지난 지금도 좋거나 나쁜 의미로 우리에게 충전된 배터리로 다시 다가온다. 아마도 그들의 말과 행동을 2,000년 동안 이어온 건전지 같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자신이 건전지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배터리 같은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은 아마도 욕망으로 가득 찬 세계일 것이다. 하나를 쥐고 있으면서도 두, 세 개를 더 갖으려고 남의 행복을 가로채고, 남들 위에 굴림하기 위해 온갖 권모술수를 쓰는 사람들로 가득 찬 세상. 자신만은 배터리 같이 방전되면 충전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로 가득 찬 세상. 그 세상에 양보와 타협과 존중이 존재할 수 있을까?


역사는 배터리 같이 되살아나는 삶을 기억하고 기록하지만 모든 사람이 배터리가 될 수 없다. 살아있는 동안 배터리가 되려고 기를 쓰는 사람을 종종 보지만 그 끝은 항상 사용 후 폐기된다.

비록 건전지이지만 리모컨, 시계, 손전등 등 그 쓰임새에 따라 최선을 다하는 삶이 많아지기를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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