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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근 Jan 15. 2018

아이디어 그리기 도구 : 편한게 최고

아이디어를 그리는데는 편한 도구가 최고다

    

그리기 도구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연필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는 우주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펜을 개발하는데 수백만 달러를 소비했지만, 구 소비에트연방에서는 우주비행사에게 연필을 지급했다. 연필보다 좋은 펜이 없었다고 한다. 

연필 하면 생각나는 기업이 있다. 1761년 창업하여 지금까지 250여 년 동안 연필을 만들고 있는 독일의 ‘파버 카스텔(Faber-Castell AG)’이다. 

2011년 창립 250주년을 기념하여 방한한 8대 회장 ‘안톤 볼프강 폰 파버 카스텔’은 회사의 철학과 연필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연필은 어느 회사나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 평범한(ordinary) 일을 비범하게(extraordinary) 잘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바로 그것이 우리 회사의 철학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연필은 잘 부러지지 않고 긁히지도 않고, 무엇보다 오랫동안 보존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11/11/2011111101294.html)
[ 1761년도 창업한 독일의 파버카스텔]


소설가 김훈은 글을 원고지 위에 연필로 쓴다. 그는 에세이 ‘아날로그적 삶의 기쁨’에서 연필로 글을 쓰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연필로 글을 쓰면 팔목과 어깨가 아프고, 빼고 지우고 다시 끼워 맞추는 일이 힘들다. 그러나 연필로 쓰면, 내 몸이 글을 밀고 나가는 느낌이 든다. 이 느낌은 나에게 소중하다. 나는 이 느낌이 없이는 한 줄도 쓰지 못한다. 이 느낌은 고통스럽고도 행복하다. 내 몸의 느낌을 스스로 조율하면서 나는 말을 선택하고 음악을 부여하고 지우고 빼고 다시 쓰고 찢어 버린다.” (‘밥벌이의 지겨움’, 생각의 나무, 2010)
[ 연필로 원고를 쓰는 소설가 김훈 ]  (사진출처 : 독서일보)

그는 연필로 글을 쓰면서 생각을 다듬고, 눈으로 다시 보면서 지운다. 비즈니스 언어로 이야기하면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와 혁신을 하는 것이다.      



창조성을 위해서라면 지울 수 없는 펜보다 연필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연필로는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낙서, 스케치, 실험, 반복이 모두 가능하다. 제일 중요한 것은 지울 수 있는 것이다. 다른 펜이 가지지 못한 가장 큰 장점이다. 미술가에게는 가장 중요한 도구가 연필이겠지만 굳이 아이디어를 스케치할 때 연필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자기 손에 가장 잘 맞는 펜을 찾으면 된다. 볼펜, 만년필, 사인펜, 색연필, 보드 마커 모두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편하게 스케치할 수 있는 도구를 선택하면 된다. 손에 맞는 펜을 선택해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그리거나 쓰면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명확해진다. 그리지 못하면 아직 무엇을 말하려는지 모르는 것이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도구는 보드 마커, 만년필 그리고 색연필이다. 보드 마커는 제안 초기에 키워드 중심의 제안 전략을 스케치할 때 사용한다. 빠르게 쓸 수 있고 큰 글씨로 써야 하므로 벽에 붙여 놓아도 멀리서 볼 수 있다. 만년필은 제안 전략에 대한 세부 추진 방안을 스케치하거나, 프로젝트 노트에 메모할 때 사용한다. 색연필은 강조하거나, 중요 사항을 표시할 때 사용한다. 

종이는 주로 복사용지를 사용한다. 이면지를 사용하면 부담 없이 스케치하고 잘못된 것은 바로 찢어 버릴 수 있어 좋다. 볼펜이나 표면이 매끄러운 종이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손에 익숙하지 않고, 미끄러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 내가 자주사용하는 펜들 / 연필, 마커, 색연필, 만년필, 형광펜, 붓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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