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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근 Mar 19. 2018

보통이 되기 위해 16년을 공부하는 나라

공부는 누굴 위해서 하나?

언젠가 친구들과 술 한잔 하다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대한민국은 보통사람으로 살아가기 힘든 나라'라고...

보통사람이 되기 위해 초등학교부터 학원이란 학원은 다 다니고, 중고등학교는 대학에 가기 위해 죽어라 공부하고, 대학가서는 취직하기 위해 더 죽어라 준비해야 하는 나라.  다행히 취직되면 다시 조직에서 뭘 배우는지 모르지만 초등학생처럼 배워야 진급하고 먹고살 수 있는 나라. 조직에서 시키는 일이 부당해도 죽어라 일하다가 조직에서 '너 나가'하면 나가야 하는 나라. 아무리 잘 나가는 직장인도 주인대신 모든 책임을 지고 신문지상에 오르내려야 하는 나라. 그게 대한민국이다.


그동안 우린 일을 한 것이 아니다. 노동을 했다. 내 몸팔아 밥벌이 하는 그런 것. 하고 싶은 일을 해서는 굶어 죽기 딱 좋은 환경속에서 '나'를 버리고 '밥'을 위해 죽어라 달려야 했다. 그 '밥'때문에 다른 사람의 불행위에 내 행복을 쌓는 일을 한다. 조직에서 살아 남아야 지금 보다 조금 좋은 '밥'을 계속 먹을 수 있으니까... 

보리밥에서 쌀밥으로, 채소에서 고기반찬으로, 주말이면 조직에서 준 보너스로 식구들과 외식하면 그게 행복인 줄 알았다. 그게 영원히 이어질 것 같아 '나'를 찾는 일은 하지 않는다. '내가 조직을 위해 희생한 게 얼마나 큰데, 설마 나를 자르겠어?'라고 스스로 그린 그림을 완성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 그림은 완성되지 못한다. 처음부터 내가 그린 그림이 아니라 남이 시킨 대로 그린 그림이기 때문이다.


난, 경제학도, 사회학도 잘 모른다. 하지만 우리 나라가 이렇게 된 원인중 하나는 급격한 경제성장에 의한 삶의 변화에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  우린 1970 ~ 2000년 동안 엄청난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


급격한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다보니 고급 인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대학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고, 대학을 나오지 않은 사람은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회가 되버렸다. 그래서 하고 싶지 않은 공부를 16년을 해야 하는 나라가 되었다. 하지만 7~90년대 대학 1~2학년 교과과정은 고등학교의 연속이었다. 이공계 전공자가 국어, 국사, 윤리, 교련, 체육 등 이런 교과목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커리큘럼을 이수해야 했다.  그것도 교양 필수였다. 'F'맞으면 졸업 못하는.....

이런 과목의 학점이 실력이 되어 취직하는데 엄청난 역할을 한다. 이런 신입사원을 뽑은 회사는 다시 3~6개월간 교육을 시킨다. 정작 실무에서 쓰기에는 너무 부족하니까, 그리고 충성심도 없고...


이렇게 생활을 시작하면 조직의 법칙이 세상이고, 우주다. 내가 꿈구던 이상, 정의, 봉사에 대한 정의는 필요 없다. 시키는대로, 관례대로, 튀지않게 하면 20년을 보장하니까... 그렇게 20년을 지내면 넌 보통을 넘어설 수 있다는 유혹이 있으니까... 그래서 버틴다. 하지만 그렇게 20년을 지내면 고스톱 판의 '쌍피'역할도 못한다. 그냥 버리는 패다. 



이젠 '나'를 위해 공부할 때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 잘할 수 있는일을 하게 하는 기성세대의 배려가 필요하다. 

지연, 학연, 인맥 따지지 말고....


남들보다 위에 서기 위해서

남들보다 잘 나 보이기 위해서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


남들과 함께 가기 위해

서로 손 잡아 주기 위해

공부하는 

그런 세상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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