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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근 Jun 04. 2018

노안(老眼)이 온다는건, 꼰대짓 하지말라는 신호

몇년 전, 큰 맘먹고 내 수준(?)에 적합한 만년필을 샀다. _참고로 제 수준은 삼십만원 입니다(ㅋㅋ)_그래도 온라인에서 꼼꼼하게 따져 볼 건 다 따져 보고 주문했다. 만년필이 도착하자 제일 먼저 확인해야 하는 건 펜촉에 각인된 내용이다. 그것이 만년필의 품질을 보증하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펜촉에 각인된 내용을 보려고 눈에 가까이 댈수록 각인된 글자가 더 안보인다. '왜, 안보이지?', '눈이 피곤한가?' 이런 저런 생각하다가 안경을 벗고 다시 보니 각인된 글자가 눈에 보인다. 노안이 온 것이다. 어릴때부터 시력이 안좋아 근시, 난시를 보정하는 안경을 30년 이상 써왔는데 이젠 노안까지 오다니....

생각해보니 언제부턴가 책읽기가 귀찮아졌다. 그때는 단순히 책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거나 직장일로 피곤해서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원인은 노안이었다. 하기야 50년 이상 사용했으니 힘들기도 하겠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노안이 오는 이유에 대해 난 개인적으로 이런 생각을 한다. "이제부터는 작은 일에 신경쓰지 말고 큰 그림을 그리거나, 한 발자국 물러서서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야 할 시간"이라는 메시지라고. 하지만 직장에서 노안이 온 세대들이 하는 행동들은 정반대다. 즉 꼰대들의 행태가 시작된다.

1. 자기가 했던 경험만으로 일을 처리한다.
2. 새로운 시도나, 도전에는 "내가 해봐서 아는데..., 그래도 할려면 열심히 해보세요. 잘 될지는 모르지만..."이란 태도를 보인다.
3. 배움보다는 사내 정치에 신경쓴다. 연줄을 만들고, 윗 사람이 좋아하는 일을 말로만 한다.
4. 자신만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침범하면 불같이 화를 내지만 서로를 위한 일에는 관심없다.
5. 자신이 꼰대라는 생각을 한 번도 안한다. 항상 난 시대를 이끌어 간다고 생각한다.

노안이 오면 돋보기나, 다초점 렌즈를 쓰기 전에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 

"일을 하거나, 사람을 바라보는 내 생각을 바꿔야 하는 시점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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