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허근 Sep 28. 2018

20년만에 듣는 LP

추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보이지 않을 뿐...


이번 추석에 애들이 아빠 선물이라고 LP 레코드를 들을 수 있는 종합오디오세트(?)를 사들고 왔다. LP가 뭔지도 잘 모르는 애들이, 아빠가 버리지 않는 LP 레코드 판을 보고 측은한지(?) 위로겸 사온 것 같다.


상황은 이렇다. 추석 전 전날, 엄마랑 딸, 아들이 같이 코스트코를 갔다. 거기서 LP랑, CD랑, 라디오랑, 카세트테이프, 블루투스까지 되는 올인원(all-in-one) 장비를 자기들 용돈으로 아빠의 추억을 사줄수 있다고 카톡이 왔길래 바로 '고맙다'라고 했다.


들고오자 마자 포장뜯고 세팅한다. 그냥 파워 연결만 하면 됐다. 예전에 했던 복잡한 세팅은 전혀 필요없다. 버리지 못하고 20년 동안 이사할때마다 들고 다녔던 마지막 50장의 LP중에 한 장을 고른다. Led Zepplin 3집 "Immigrant song"이 흘러나온다.


음질 상관없다.

판이 튀어도 상관 없다.

지직거려도 상관없다. 그저 좋다.


아빠의 잊어버란 20년 기억을 찾게 해준 애들에게 고맙다. 

지금 듣고 있는 LP 음악은 "We are the World"다.  

[ LP 레코드에는 곡 설명 페이퍼가 있었다]

1985년 마이클젝슨, 라이오넬 리치, 케니 로저스, 티나 터너, 다이아나 로스, 디온워릭, 윌리 넬슨 등이 모여 아프리카 어린이 어려움을 돕기위해 다함께 모여 부른 노래다. 이 음악이 들어 있는 LP를 버리지 않은 나 자신에게도, 이 음악을 들을수 있게 LP플레이어를 사 준 애들에게도 고맙다.


"좋은 추억은 언제 꺼내도 즐겁고 행복한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96년을 기다린 눈맞춤_ 한 장의 사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