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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근 Dec 13. 2017

자료와 정보는 프로젝트 노트로


요즘은 자료와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다. 너무 많아 진짠지, 가짠지 판단이 안 된다. 10년 전만 해도 한 분야의 자료와 정보를 많이 갖고 있으면 전문가 취급받았지만, 지금은 지구 반대편 정보를 빛의 속도로 얻을 수 있다. 이젠, 제대로 된 정보를 잘 관리할 줄 알아야 "좀 아네"라는 소리를 듣는다.

인터넷에서 얻는 자료와 정보를 관리하는 도구는 많다. '원노트(one note)', '에버노트(evernote)' 등이 대표적이다. 나는 에버노트를 사용하고 있다. 이 글을 쓰면서 수집한 인터넷 자료들은 에버노트에 분류하여 저장되어 있다.  

[ 이 글을 준비하면서  인터넷에서 수집한 자료들 : 에버노트 활용 ]

하지만 특정한 주제의 글이나 프로젝트를 준비할 때는 단순히 모여 있는 자료와 정보는 큰 도움이 안된다. 한 번 가공을 거쳐야 한다. 가공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해야 머릿속에 정리된다. 그래서 내가 사용하는 방법이 '프로젝트 노트'다. 

[ 이 글을 쓰기 위해 가공된 정보를  아날로그 방식으로 정리한 5권의 프로젝트 노트 ]



디자인 작업이든, 비즈니스 제안 작업이든 수많은 자료를 읽고 정보를 모은다. 이런 자료와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아이디어가 제안전략과 세부 콘텐츠까지 연결되지 않는다. 모인 자료와 정보는 아무런 역할도 못 하고 책상 한쪽에 싸여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는 ‘프로젝트 노트’를 20년 동안 사용하고 있다.

[ 나의 흔적 '프로젝트 노트' ]

디자인 프로젝트든, 수주영업 제안 프로젝트든 하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는 많은 자료와 정보가 필요하다. 이런 정보를 관리하기 위해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나는 가장 먼저 ‘프로젝트 노트’를 준비한다. A4(210×297mm)나 B5(182×257mm) 크기의 스프링 노트는 문구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매수는 80~100페이지가 적당하다. 이 노트에 프로젝트 시작부터 수집되는 자료와 정보의 주요 내용을 메모해간다. 수험생 노트처럼 형광펜이나 컬러 펜으로 예쁘게 정리하지 않아도 된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노트가 아니고 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노트이기 때문이다. 글씨를 못 쓴다고 노트에 손으로 쓰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악필이어도 괜찮다. 자신만 알아볼 수 있으면 된다. 

노트가 준비되면 이제 자료와 정보들을 하나둘씩 정리해 간다. ‘프로젝트 노트’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5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1) 반드시 손으로 적는다 : 눈으로 읽고, 머리로 생각하면서, 손으로 적으면 최소 3개 감각기관이 동시에 이용된다. 손으로 적은 내용은 기억에 오래남고 내 것이 된다. 처음에는 시간이 많이 걸려 귀찮다. 하지만 몇 번 하다 보면 익숙해진다. 자료 내용 전체를 옮기지 말고 요점과 키워드 중심으로 정리한다. 표나 그림으로 된 자료일 경우 복사해 오려 붙이면 된다.     

                      

2) 노트의 왼쪽은 비워둔다 : ‘프로젝트 노트’는 학교에서 필기하듯이 왼쪽, 오른쪽을 다 사용하게 되면 나중에 관련 정보가 추가로 생겼을 경우에 서로 연계시키기 어렵다. 관련된 정보를 다른 페이지에 정리하면 다른 정보가 된다. 비워 둔 왼쪽 면에 나중에 추가되는 관련 자료와 정보를 메모하면 자료가 서로 연결된다. 더 많은 추가 자료가 생길 경우에는 포스트잇을 이용해 메모한다. 이렇게 하면 하나의 소주제와 관련된 여러 자료가 연결된 중요한 정보 메모가 된다.   

[ 노트 왼쪽은 비워 두었다가 나중에 관련된 정보를 추가시킨다 ]

  

3) 자료와 정보의 출처를 적는다 : 제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자료를 읽는다. 하지만 내용만 메모하면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어디에서 읽은 건지, 누가 제공한 정보인지 알 수 없다. 자료 제목, 해당 페이지, 정보 출처 등을 같이 메모해야 원본을 바로 찾을 수 있어 시간이 절약되고 활용이 편하다. 

     

4) 프로젝트 진행되는 과정에서 지속해서 노트를 찾아본다 : 정보를 노트에 손으로 메모하면 머릿속에서 잠시 잊어버려도 된다. 프로젝트 진행 중에는 수많은 자료와 정보들이 머릿속에 들어온다. 이런 것을 머릿속에 다 저장하지 못한다. 넘쳐나는 정보는 프로젝트 진행을 정체시키는 원인이다. 이러한 정보를 노트에 메모하여 일시적으로 머리에서 지움으로써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여유가 생긴다. 노트에 메모한 후,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메모한 내용을 다시 보면서 필요한 정보는 다시 확인하고, 필요 없는 정보는 빨간색으로 지우면 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핵심 정보만 남게 된다.     


5) 프로젝트 노트는 버리지 말고 활용한다 : 1, 2년만 할 업무가 아니라면 프로젝트 노트는 계속 보관하는 것이 좋다.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비슷한 프로젝트가 많이 발생한다. 비록 그 프로젝트에서는 중요하지 않은 정보와 아이디어였지만, 새로운 프로젝트에서는 활용할 수 있다. 지난 프로젝트 노트를 보면서 부족했던 점을 다시 생각하고, 미처 생각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찾는다.     



직장생활을 2~30년 했어도 떠날 때 가지고 나올 것이 별로 없다. 직장인은 회사에서 자기 일을 한 것이 아니라, 회사가 시킨 일을 했기 때문이다. 해마다 업무를 메모한 다이어리도 필요 없다. 하지만 ‘프로젝트 노트’는 비록 회사 일을 하면서 정리한 것이지만 ‘내 생각이 들어가 있는 흔적’이기 때문에 소중하다. 그래서 직장을 떠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많은 도움이 된다. ‘프로젝트 노트’는 직장생활의 경험이 오롯이 녹아있는 ‘나만의 앨범’이다.



요즘 새롭게 정리하고 있는 '프로젝트 노트'다.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종교와 미술'이라는 주제로 자료를 가공,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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