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수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큰소리 Mar 03. 2023

수리 (1-8)

친구들

수리도 아닌게 따라하고 있지만 ... 땅콩이라도 주고 싶네요 아 친구 보고 싶다



8.



'야! 너 누구냐?' 

'....'

'거기 뭐냐? 넌 임마 누구냐니까?

 ....  거기말고 딴데가서 놀아라 ....'

'참 말 많네 크크크'

'말은 할줄 아는걸 보니 중놈은 아닌것 같고 ....

고프면 수도꼭지 저기있다! 먹고 딴데가서 놀아' '지랄!'

모자를 벗어드는 손은 느렸지만 찢어진 눈만큼 몸은 날카롭고 빨랐다

잠간 방심한 사이 찢어진 눈이 어느새 눈앞에서 어른거렸다

쿠당당탕

'아흑!' 

수리 교복 칼라가 뜯겨져 나가면서 코피가 터졌다

'말이 필요없지! 너 같은 새끼는! '

'제법인데! 또 학교 안이네 ... 제기랄!  와라!'

수리는 혀끝으로 코피를 핥으며 손짓을 했다

놈이 다가드는듯 싶더니 어느새 수리를 힘껏 떠밀고 있었다 

수리는 바닥으로 구르면서 벼락같이 오금을 노렸지만 놀랄만큼 빠르게 몸을 빼내는듯 싶었다

그와 동시에 목뒤가 뽀개지는 듯한 충격을 느끼면서 머리를 감싸며 밑으로 몇바뀌 굴러 피했지만 이어지는 집요한 발길질에 얼굴이 점점 피떡이 되어가고 있었다

수리는 본능적으로 붙어야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 몸을 날렸다

꽈당탕


둘은 땅바닥을 뒹굴며 서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고 버둥거렸다

놈이 수리 머리를 한손으로 밀면서 귀를 후려쳐 왔다

또 다시 뒤로 나가 떨어진 수리 위로 놈이 덮쳐오며 무릎으로 사타구니를 차는척하며 귀까지 물어뜯기 시작 했다

'아! 아악악! 이게 개도 아니고 ....'

수리 손가락이 눈을 후벼파려하자 그제야 떨어져 나가며 몸을 굴렸다

수리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떨어져 나가는 놈의 가슴을 힘껏 걷어 찼다

놈이 뒤로 떨어져 나가는 순간 수리는 앞으로 다이빙하듯이 튀겨 나가며 머리로 얼굴을 받아버렸다  

놈이 코피가 터졌지만 오히려 정신이 번쩍 드는 모양이었다

놈은 미친것처럼 돌진해왔다

수리는 옆으로 비껴서며 팔꿈치로 다시 얼굴을 찧어버렸다

놈은 정신 나간 것처럼 멍한표정을 짓더니 그것도 잠시 다시 수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수리는 놀란 눈으로 처다보면서 다시 발목을 노려봤지만 예상외로 놈은 끈질겼다

느닷없는 한방에 다시 나가 떨어졌지만 곧바로 벌떡 일어났다

이상황에도 민첩한 동작이 예사롭지 않았다


놈이 눈이 순간 번뜩였다

'야! 그만했으면 됐다! 곤조는 인정! 인정해준다 '

'.... 아 정말!'

'.... 기집애처럼 물려고 덤비기나하고!

넌 내 상대가 못돼!  왜 그러는지 몰라도 엄마 젖 좀 더 먹고 와라~~! 그럼 상대줄게!' 

흥분한데다 온통 내게 집중한 정신을 깨트리는 한마디에 이것저것 생각없이 몸을 날려왔다

'어이! 소녀 아가씨~~~ 안된다니까~ '

약을 바짝 올리며 또 다시 몸을 굴려 피하는 순간 수리의 주먹 흥분한 놈의 얼굴을 후려치고 있었다

'아아악 ' 

고통과 함께 자빠진 놈의 갈비뼈를 힘껏 찍어눌렀지만 놈은 신음소리를 낼뿐 버티고 일어났다

'급소는 치는게 아닌데 ... '

하지만 수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선방을 당한데다 지형상 밑에서 주먹을 막아낼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퍽퍽 퍼억

놈의 가슴을 연거푸 세번이나 더 찍어 눌렀다

놈은 무릎을 털썩 꿇더니 썩은 나무처럼 앞으로 고꾸라졌다


땀으로 젖어있던 온몸이 식어 끈적거릴 즈음에서야 놈은 정신을 차렸다

'앉으시지 .... 아가씨 '

'... 졌다! 그만해라!'

'.... 곧 죽어도 가오는! .... 그래도 제법 앗쌀한데가 있긴 있네! 한가지만 묻자! 왜 나한테 그런거냐?'

'....'

'왜 그런거냐니까?'

'그냥 친구할려고!'

'뭐? 친구하려고? 죽자고 덤빈거야?'

'뭘 죽어 죽긴 ...'

'누가 니 친군데? 이거 완전 또라이 새끼네 ...허!'

'그럼 한번 맞장 붙어보지도 않고 친구 트냐? 이게 내방식이야 ... 너 수리라 했냐? 너 내 친구해라!'

'어쭈구리 점점.... '

멀리서 수업 종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둘은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수돗가로 내려가고 있었다

코피에 젖어버린 교복을 닦아내야 했기 때문이었다

'하! 바꿔입을 교복도 없는데 ...'

'누군 있냐?'

'근데 넌 욕은 안한다? 그건 맘에 드네'

'입에 걸레 물었니? 욕하게 ... 하지만 양아치는 그 꼬라지를 못봐!'

'....돌쇠 나셨네...'

'수리지? 난 배재복이다! 이제 친구니까 말까자...'

'....'

'그건 그렇고 배 안고프냐?

뱃속에서 수돗물이 파도치고 난리났다 야

대충 닦고 ... 라면이나 먹으러가자'

'....'

'친구 생긴 기념으로 내가 사줄께 ... 가자!'

'너나 가라! 난 좀 있다가 수업들어 갈란다'

'그 얼굴로? 수업? 나 사고쳤소하고 광고하러?

크크크 꿈깨셔'


재복

청웅 중학교 1학년

택시 운전을 하는 부모님 밑에서 야구 선수를 꿈으로 운동을 하는 야구에 미친 놈이다

나이 13살

몸이 빠르고 임기웅변이 능하며 순간 반응속도와 판단이 빠른 꾀돌이이며 근성이 대단한 독종이다

모든 학교 밖의 일을 수리와 같이하는 친구



'차렷!'

'아 됐고! 모두 눈을 감고 두손을 머리 위로 든다'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담임의 말에 여기 저기 소란스런 움직임이 나타났다

탕탕탕

'조용히 못해! 조용히 눈 감고 손 머리 위로 들어!'

'...'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듣고 만약 지금이라도 손 들고 자수 한다면 없던 일로 하고 용서하겠다!

만약 누구라도 눈뜬 놈이 있으면 그놈을 범인으로 알고 조사 하겠다'

서슬퍼런 선생님의 목소리에서 잔뜩 열 받았다는 것을 알수 있었지만 시키는대로 할수 밖에 없었다

'눈 감아! 두 손 귀에 바짝 붙이고 주먹을 쥔다!

기회는 이번 뿐이다! '

소리는 벌써 팔에 소름이 돋고 있었다

'수택이가 지갑과 돈을 잃어버렸다

음 ..... 선생님은 너희를 믿지만 돈이 없어졌다는것도 사실이다!

음 ~그래서 선생님은 너희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음 ~ 실수로 가져 갔거나 주운 사람 주먹을 편다'


교실은 자칫 오해라도 받아 도둑놈이 될까봐 움직이지도 못하고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수리도 혹시하는 마음에 꽉 쥔 주먹이 흔들릴까 괜히 이마에선 진땀이 배어 나오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아무리 선생님 심부름 잘하고 반에서 10등안에 들어도 도둑놈으로 몰린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아무도 없어? 조사해서 나오면 퇴학이야!

빨리 자수해서 용서받아!'

'....'

'없어? 나중에 후회해도 소용없다! 빨리 자수해!'

모두 있는데 내가 도둑놈이오 하고 나올 미친놈이 없는한 저린 팔을 내릴 기회는 없을것 같았지만 수리는 이를 악물고 꼼짝할수가 없었다'

'모두 손 내리고 눈을 뜬다

그리고 책상 위에 책가방과 주머니 속에 있는거 모두 꺼내 놓고 책상 끝에 책가방 뒤집어놓고 일어서서 복도로 나가는데 선생님이 몸 뒤져서 뭐든 나오면 죽음인줄 알고 알아서들 해라!'

여기 저기 또 다시 소란이 일었다

'빨리 빨리해! 다 했으면 1분단부터 앞문으로 한명씩 서서 나온다! '

'거기 너 용철이 손에든거 뭐야? 그대로 꼼짝 마!'

선생님이 날듯이 뛰어가서 뺏어든것은 담배 한개피와 야스리였다

'어린 놈의 새끼가! 넌 일루와!'

귀를 잡혀 개 끌듯 끌려나간 용철이는 교단위에 냅다 던져졌다!

철썩

뺨따구가 터지는 소리가 났지만 몰려드는 두려움에 어느 누구도 고개를 들지 못했다

'넌 손들고 끝날때까지 기다려

조용히들 안해?'

탕탕탕

출석부로 교탁을 치는 소리에 다들 다시 조용해졌지만 불안해하는것은 마찬가지였다

'반장! 반장은 앞에 나와서 선생님이 검사하는 동안 복도에서 떠드는 사람이나 이상한짓하는 사람 이름 적어내도록 하는데 똑바로 해야한다!'

멀리서 문제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수리를 자꾸 돌아보고 있었다


'반장! 반장!

박성구하고 이소리 교실로 들어오라 그래

나머지는 운동장에 줄 맞춰서 서 있으라하고'

'네 선생님!

박성구 이소리 선생님이 교실로 들어오래'

반장은 빤히 바라보는 소리의 얼굴을 처다보지도않고 소리쳐 말하고는 애들을 재촉했다

'나머지는 운동장에서 줄맞춰 서서 기다리라' 하시니까 .... 빨리 빨리 나가 빨리 나가라구! '


다시 들어간 교실은 엉망진창이었다

소리는 슬며시 자기 자리 쪽으로 고개를 돌려 보았지만 선생님은 박성구 자리에 서 계셨다

'박성구 너 이거 뭐냐?'

'뭐 말씀이십니까?'

'이거 니 돈 맞아? 가지고 다니기는 좀 많은데'

'아뇨! 선생님 전 용돈 없는데요 ...

제 돈 아닙니다!'

'... 그럼 이건 뭐냐?'

담임이 책상 위에 돈을 톡톡치며 무엇인가 찾으려는듯 성구의 얼굴을 빤히 다보며 계속 물었다

'그럼 이건 뭐냐고? 누가 니 가방 안에 집어 넣기라도 했다는거냐? 응 솔직히 말 안해!'

'선생님 진짜로 전 돈 없는데요! 진짭니다!'

'너 솔직히 말하면 내가 알아서 없던 일로 할거니까    

빨리 말해라!'

'정말 아녜요 어엉엉 어헝 진짜 내돈 아녜요'

'... 조용히 조용히 못해 ... 울긴 왜울어!

넌 이거들고 앞에 있어'


'소리 ...  음 넌 또 이건 뭐냐?'

담임이 가르키는 곳에는 돈과 회수권이 무더기로 책상 위에 펼쳐저 있었고 빠이로트 만년필도 하얀 형광등 불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음 소리 너는 육성회비도 매번 늦으면서 이런거 이렇게 많이 가지고 있을 수가 없을것 같은데 ...'

'....'

'너 혹시 애들 돈이나 회수권 뺏고 다니는거 아니지?'

'....'

'왜 대답이 없어? 친구들 돈 뺏고다니는거 맞느냐고 묻잖아'

탁탁탁

출석부가 수리 머리 위로 떨어졌다

'선생님 저 도둑놈 아닙니다!

잘 아시면서 매번 저한테 왜 이러세요?'

'어라! 뭐라고 이놈의 자식이! 이놈아 그럼 이건 어디서 나온 돈이냐? 누가 너한테 누명이라도 웠다는거냐? 이놈이 정말! 솔직히 말 못해!'

'저 돈도 회수권도 모두 제거 아닙니다!

제가 도둑놈이면 언제 잃어버렸는지 모르지만 학교에 그걸 가지고 올 정도로 바보는 아닙니다

선생님께서 확인해 보십시요!'

'.... 음 그건 그렇네! 그건 그렇고 너 이놈!

선생님에게 말버릇이 그게 뭐냐? '

탕탕탕

'이따 방과후에 성구하고 둘이 교무실로 와'


'어제 당번말고 교실에 남았던 사람이나 체육시간에 돌아다닌 사람 본사람 손 들어라'

'....'

'아무도 없어?

... 다행히도 수택이가 어제 교무실에서 확인한 결과 박성구 이소리가 가지고 있던 돈과 회수권은 정수택 돈이 아니라 한다 음 ...

수택이가 가지고 있던 돈들에는 거스름 돈에 묻어있던 떡볶이 국물이 묻어 닦아낸 자국들이 있었다고 하는데 다행인지 그런 자국이 없다!

누가 친구를 도둑놈으로 모함한게 아니라면 있어서는 안될 일이 우리반에서 일어난거다

천하의 몹쓸놈이 반드시 밝힐때까지 앞으로 우리반 특별활동 없이 반에서 자습한다! 알았나!'

'...'

'이놈들이 왜 대답들이 없어?'

' 예~'

'그리고 이번 일이 밝혀 질때까지 성구나 소리 책상에 있던 돈과 회수권은 ... 만년필은 선생님이 보관한다 ... 혹시라도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면 언제든지 나를 찾아 오도록 ...'


'차렷'

'그만 됐고! 청소 당번은 반장한테 검사 맞고 집에가도록'


*****


소리는 아무것도 단정할 수 없었다

61명 반 아이들중 누가 이런 일을 벌였고 어떤 이유인지 전혀 예상할수가 없었기 때문에 범위를 좁히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소리는 재복이를 수돗가로 불러냈다

한바탕 맞장을 뜨고난 후 재복이는 친구라고 하면서도 소리를 마치 자기 대장처럼 깍듯이 대했다

본능적으로 둘이 통했던 것이다

그래서 소리는 형철이 재복이  문제아와 같이 티각 태각 하면서도 어울려 지내고 있던 참이었다

친구들은 좋아라 했다

소리는 고민을 털어 놓았다

'재복아 나 어떤 새낀지 ... 아 욕하면 안되는데 ...

무튼 이새 ... 알아야겠다! 꼭 잡아내야할것 같아

어떻게 하지!'

재복이는 빤히 소리를 처다보다말고 들어누워 버렸다

'겨우 그깐 일로 고민하냐?'

재복이는 시덥잖다는듯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어떻게하면 잡을수 있을까?'

'간단해!

나도 대강은 들었는데 한명은 아니고 ...

결론은 그 양아치들 너네 반에 있는거잖아?

그럼 애들 몇명 후리면 분명 본놈 나올거고 나오면그거 가지고 거꾸로 사기치면 되는거지 뭐'

'사기?'

'! 정말  못 알아 듣네! 구라를 깐 다 고!

선생들이 죽고 못사는 문제아 있잖아 ... 이번에는 문제아한소식을 듣는게 아니라 소식을 주며 구라를 까는거지 ...'

'... 문제아가 할까?'

'모르게 해야지'

소리는 재복이 곁에 누우며 하늘을 처다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소리가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형철이도 부르면 여기저기서 들은 말이 있어서 반드시 가 있을거야! 부르자!'

'나도 지금 그걸 생각 중이지 크크크'

재복이는 음흉하게 웃고 있었다


'괜찮아? 수리야 인제 걱정 안해도 돼'

'....'

'소리야 선생님이 수탁이 불러서 혼내면서 그랬대

학생이 지갑속에 무슨 돈을 그리 많이 가지고 다니냐고 ... 학생과에 넘긴다고 부모님 모시고 오라고

그랬더니 수택이 엄마가 담임한테 전화했대'

'....'

'나 같으면 지갑 안가지고 다닐텐데.....

자랑할라고 그런거지 뭐! 쌤통이지 뭐! 헤헤'

누명은 벗었지만 형한테는 말도 못하고 지은 죄도 없이 불안에 떨던 생각에 출석부로 맞아 혹이 난 정수리는 문제가 아니고 이유 모를 허전함과 아픔을 덜어낼 수가 없었다

순간 순간 멍해진 수리에겐 조심스레 수다를 떠는 문제의 걱정스런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수탁이 돈도 애들한테 떡볶이 사주다가 떡볶이 국물 묻은걸 모르고 지갑에 넣어서 돈이 막 붙고 그래서 안건데 ... '

'가라 제발! 문제야 제발 오늘은 가주라'

문제는 못 들은척 얼굴을 처다보지도 않고 무슨 할말이 있는것처럼 횡설수설 계속 떠들어댔다

'음 무튼 담임이 학생과로 넘긴다는걸 수택이 부모님이 담임한테 얼마 안되는 돈 가지고 문제 삼지 말라고 하면서 그냥 끝내자고 했데 ... 잘못하면 수탁이도 불려 다녀야 할것 같으니까 그랬겠지 헤헤'

'그만해라'

'꼬꼬댁 꼬꼬하며 집에서 엄마 붙들고 찡찡거렸겠지 뭘 안봐도 사이다다'

'.... 저리가 임마! 나 지금 성질 나니까! 저리가라'

'.... 그리고 소리야 ... 너니까 말하는건데 음~

... 담임이 책가방 검사할때 또 너 의심 받을까봐 니 걱정 하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 음

아냐 아니야 !'



                             

                                     여덟번째 그림 마침표



매거진의 이전글 수리 (1-7)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