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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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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보 Mar 07. 2023

수리  (1-9)

친구


제게는 꽈배기가 진짜 빵입니다


9.



'모지리는 또 왜 데리고 온거냐?'

'모지리? 아! 성구 하하하'

'야  모지리! 너 빨리 집에나 가라 크크크'

'넌 뭔데! 가라 마라냐? 눈은 짝 째진 자슥이'

'뭐라고? 다시한번 말해봐?'

'왜? 쫙 째진 눈이라고 자슥아'

'야 수리야! 곰도 모자라 이젠 모지리 소새끼까지 모으냐? 고만해라! 동물원도 아니고 나원'

'너도 그만해라! 성구도 이번에 많이 놀랐는데도 끝까지 나쁜놈 잡는다고 쫒아 다니길래 도둑놈 잡을때까지만 같이 하기로 했어 ... 그러니까 너도 그만 놀리고'

'그래도 난 모지리하고는 싫다'


가만히 지켜보던 성구 손에 들린 주머니가 냅다 재복의 면상을 향했다

퍼억

'아후 이게 ... '

뒤로 밀려 나는가 싶더니 어느새 성구의 발목 뒤축을 향해 발길질이 날았다

콰당당탕

'아이고 '

신음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굴러 떨어진 성구를 향해 덮치려는 재복이를 수리는 간신히 막아섰다

'그만들 해라'

'저게 먼저 선방 날렸잖아! 맞고 가만히 있어 그럼?'

'야 짝짹이 넌 싸워야 친해진다며'

'짝짹이? 너 좌우간 이리와 '

'쫙 찣어졌으니까 짝짹이지 그럼 뭐냐?'

'어휴 저걸 그냥!'

분을 참지 못해 다시 엉켜 붙으려는 둘을 간신히 막고서자 그제야 열이 조금은 식어가는듯 주먹대신 입씨름이 계속됐

'수리야 니가 쟤한테 내 얘기 했냐? 맞짱 뜬거?'

'....'

'아따 쪼존하기는 친구허자고 그러는데 뭘!

뭐가 던 넌 싸우면서 친해진다며? 그러니께 한번 싸워 보자는거여 ... 친해지자고'

'누가? 모지리 너랑? 내가?'


수리도 교실에서 엉엉 울던 순진하기만 하던 성구의 다른 모습과 말투에 당황한듯 멍하니 성구를 쳐다 보고 있었다

'그려! 대찬 수리도 수리지만 너도 쪼메 앗쌀하다메! 그러니께 너랑 친해지면 수리랑도 친해지는거 아닌겨?그러니께 싸워볼라니까 ... '

'수리야 말리지 말어'

'짝짹이 넌 입으로 싸우냐 혀 혀보자니께!'

'옴마! 저 모지리가 사람 잡겠네! 수리야 비켜서

미련한게 입만 살아가지고는'

'니들 진짜 이럴거지!'

한발 뒤로 빠지며 낮아진 목소리로 둘을 쳐다보는 소리 눈빛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문제도 오라 했는데 시작도 하기전에 깻박 칠거지? 니들...'

둘은 으르렁 거리기는 했지만 더 이상 입씨름은 없었다

' 들어! '

'....'

'먼저 얘기한것 처럼 문제아가 뭔가를 본거 같은데 말을 안해 ...  기껏 꼬셔서 다 같이 들을려고 오라고 했는데 시작도 하기전에 이게 뭐냐?

꼬라지 참 좋게 보이겠다!'

'....'

'너희 둘은 문제 이야기 듣고 한판 붙든 말던하고..'

'상대가 되간디 !'

'촌놈이 미련해 같고 ... 너 기운만 쎄지?'

'또 또~!'

'문제는 낮가림 심하다! 눈치가 기가 막히다는거 알고 함부러 떠벌이거나 위협 하지도말고 ...'

'진짜 문제아네 크크크'


'근디 갸는 도대체 뭘 봤다는거여? 눈 감고서...'

'야 모지리 너 사투리 안썼잖아? 쪽 팔리게 ...'

'잉 나도 평상시는 안쓰는디 쬐금 긴장허믄 나도 모르게 나와 그냥 무시허고 들어'

'으이그 가지가지 한다'

'아 그리고 문제한테 본거 말해주면 우리랑 친구해준다고 했으니까 그리 알고...'

'야 수리야 암만 그래도 두살이나 동생인데 친구는 개뿔! 무슨 친구! 동생이지...'

'그건 짝짹이 말이 일리가 있네! 그럼 가만있자 갸는  정식대로하면 초등학교 5학년 인거네! '

'와! 머리가 얼마나 좋길래 두개나 월반을 한거여 ...'

'두학년이다 모지리야'

계속되는 입씨름에 지지않고 유들유들하게 받아치는 성구의 입담에 입가에 웃음이 새어 나왔지만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돌리고 마는 둘을 처다보며 수리는 속으로 고마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니들은 인제 환상의 못말리는 한쌍의 바퀴벌레 ... 큭! 아니네 ... 리 쥐나게 생겼네 제길!'


박성구

고향이 김제에서 청소부인 아버지를 따라 청웅 초등학교로 전학와서 중학교를 재수하고 입학한 은근과 끈기가 장점인 유들유들 하고 모나지 않은 성격이지만 친구가 없다

나이 13살(일곱살에 초등학교입학했다)

반에서는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처리하지만 고집이 세 고집불통으로 통한다

수리보다는 재복이랑 더 깊은 친구가 되고싶어한다


툭 툭

괜히 불안한 마음에 머리가 지끈 거렸지만 내색하지 않고 쓸데없이 돌멩이만 던지던 수리 눈에 삐쩍 마른 나무가지에 걸린 학생모 하나가 살짝 보이기 시작했다

'리야! 나 왔어~ 헤헤'

까맣고 반짝이는 눈에 어울리지않게 까무잡잡한 문제는 허물어진 축대 돌을 밟으며 소리 곁으로 다가오며 까만 봉투를 흔들고 있었다

'매점에서 꽈베기도 사왔지롱 헤헤헤! 배고프지?'

'어서와라!'

'형철이 대신 성구가 있네? 그럼 성구도 우리 친구 하기로 한거야?'

'친구는 개뿔!'

쓰흡

소리는 재복을 처다보며 입을 옥물어 눈치를 줬다

눈치가 빤한 문제는 봉투를 찢으며 삼강사와부터 하나씩 나누기 시작하며 계속 떠들어댔다

'이거 형철거는 성구가 대신 먹으면 되겠네 그지?

꽈배기는 많으니까 니들 다 먹어도 돼 헤헤헤'

'문제야 이루와 앉아라'

'' 


시덥잖다는 눈으로 문제에게 자리를 내주며 성구는 재복의 곁으로 엉덩이를 밀고 앉았다

'야! 저기 자리 많잖아! 좀 저리 떨어져라'

'떠들 시간 있으면 이거나 먼저 먹어! 문제아 말 시작하려면 이따 해져야 될걸 ... 먹어! 안먹을거면 내가 먹고 ...'

'다 처 먹어라 이 돼지 새끼야!'

'새끼는 욕이 아니지? 친하려고 괜히 그러는거지?

그래도 이름 불러다고!'

아예 봉지채 자기앞으로 당겨 놓으며 유들유들 사와를 마시는 성구를 보며 문제의 눈이 토끼눈으로 변해갔다

'....'

'수리야 재 놀라는거 봐라!'

'모지리 이거 아주 촌놈 제대로야! ... 야 그만 먹어'

'왜? 하나 줄까?'

'성구가 반에서는 얌전한데 쟤랑 있으면 편해져서 둘이 저렇게 아웅다웅하는 거니까 놀랄것 없다'

소리가 손으로 재복이와 성구를 가르키며 웃으며 말하자 문제는 그제야 꽈배기 하나를 집어들었다


'우와! 여기 있으니까 진짜 우리 아지트 같다 ...

우리는 보이는데 아래서는 안보일것 같애!...

근데 밤에는 무섭겠다? 그치?'

'애들은 무섭지! 엉아들은 한개도 안무섭다!'

'에이 씨! 나 갈래! ... 친구하기로 하고선'

쓰흡

'....'

'장난 치는거 가지고 뭘 삐져가지고 그래!'

'쟤가 아까부터 자꾸 놀리고 있잖아!'

'놀리긴 뭘 놀려 사실인디'

유들유들한 성구도 못마땅한지 한마디 거들었다

'야 문제아!  난 너 초등학교때부터 봤어!

너 초등학교때부터  집에 간다고 울고 그래서 선생이 업어주고 달래고 했잖아? 형이라고 불르기도했고...'

'야 니들 정말 ... 죽어라 싸움질할땐 언제고 ...'

'나 갈래!'

한입베어 물은 꽈배기를 바닥에 패데기치며 삐쭉 내민 입으로 궁시렁거리며 문제가 벌떡 일어났다

'야! 문제 너도 계속 이럴거면 그냥 가!

애들도 아니고 조금만 장난쳐도 삐져가지고 니가  그럼 형이냐? 나이가 어려도 같은 학년이니까 친구하고 장난도 치고 놀리는거지? 그럴거면 가라!

우리끼리 할테니까'

'에이 씨! 왜 나한테만 그러는데 ... 쟤가 먼저 동생 취급 했잖아 ... '

'아녀 실제로 나 너랑 똑같은 동상있어! 진짜여!'

'아! 정말 니들 ...'

'아녀 아녀 난 인제 아무말 안할껴 '

손사래를 치며 손으로 입작꾸를 닫는 시늉을 하며 성구는 한발 뒤로 물러났다


'야 수리야! 한번만 더 묻자? 너 정말 얘랑 같이 놀거냐? 다른 애들이 너한테 뭐라는지나 알고 있냐고? 니가 저새끼 엄마한테 돈받고 저거 돌봐준다고 소문 다 났어! 알기는 하고 있냐고?'

소리는 어쩔줄 몰라 안절 부절하는 문제와 재복이를 번갈아보며 고개를 숙이고 잠시 말이 없었다

'아무리 도둑놈의 새끼 아작 내는 일이라도 니가 저새끼를 이렇게 감싸고 도니까 하는 말이야'

'말 다했냐?'

'..... 물어보지도 못하냐? 중요한 일인데'

'나는 너도 성구도 이미 친구하기로 맘 먹었으니까 친구 맞아! 니들이 딴놈들 말 안 믿고 나를 믿어주고 친구하기로 먼저 덤벼 줬으니까...

그래서 딴놈들이 뭐라 씨부리든 난 상관 일도 없어

니들이 내가 좋듯이 나도 니들이 좋으니까'

'아따 말 멋지게 헌다'

'아 좀!'

'문제도 마찬가지야! 솔직히 어떨땐 동생 같기도  정말이야! 근데 날 좋아하고 걱정해 주잖아 ...

니들처럼'

'그건 맞는 말이네'

'날 친구로 생각하든 형으로 생각하든 상관 안하면 되는거 아냐? 내가 어떻게 대하든 문제는 졸업할때까지 우리 곁에 있을거야! 아마도 ...

그래서 난 그냥 지켜볼라고'

재복이의 눈에 노을이 깃들어 붉게 보였지만 천천히 고개를 돌려 문제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 그러니까 니들도 니들이 결정해'


'문제아 너 너 정말 내가 도독놈으로 몰린거 걱정해준거 맞냐? 수리가 아니고 나 걱정한거 맞냐고?

아니지? 에이 '

'아니야! 진짜 ... 처음에는 몰랐는데 ... 난 맨앞에 앉아 있어서 봤는데 ... '

'뭘봐! 눈감고 뭘봤다는거여?'

'아니 그때말고 ... 아이 참! 왜 선생님 이 아! 용철이 따귀맞은 다음 ... 담배 뺐기고 난 다음 말이야!

다 복도로 나갈때 본거 말하는거야! ...'

'모지리 가만히 좀 있어봐'

'난 왠만하면 몰래 눈뜬거 걸려도 선생님이 아무소리도 안하고 눈만 부라리지 실제는 모른척 해줘서 몰래 몰래 다본단 말이야!'

'우 씨 난 도독질 안하고도 도독놈이 된 판국인데'

'아 좀! 모지리 넌 좀일루와 남은 꽈배기나 먹고 가만히 짱밖혀 있어라'

수리 눈이 어둠에 익었는지 반짝이기 시작했다

'음 확실한건 아닌데 ... 수리가 걱정되서 자꾸 뒤돌아 보고있는데  ... 아이 씨! 괜히 반장한테 ...'

순간 문제는 입을 옹물으며 잠시 말을 멈췄다가 결심한듯 말을 이어 나가기 시작했다


'음 ~ 애들이 복도로 나갈려고 일어날때 애들 책가방이 바닥에 많이 떨어 졎잖아? 그때 용철이가 걸려서 싸데기 맞고 왜 그때 ... 음 전인가 훈지 음 그때 봤는데 성구 책가방이  떨어진것도 아닌데 반장이 ... 음 음 반장이 성구 책가방을 들었다 놓은거 같았어 음 ~~ 들었다 놨어!

떨어진것도 아닌데 이상하지? 그지?'

'너 확실히 본거 맞아? 반장이 왜?'

'아냐! 확실이 들었다 놨어! 내가 분명히 봤어! 그래서 수리를 볼 수가 없었어! 반장 이상해!'

'반장이? 약 먹었냐?'

'문제야! 반장이랑 그후에 뭐라고 한적이나 선생님에게 말한적 있니?'

'아냐 아냐 너한테 첨 말하는거야! 정말이야

반장이 얼마나 날 얼마나 못살게 구는데? 정말이야

잘못 말했다가 막 때리고 그럴가봐 가만히 있었어

근데 니가 막 의심받으니까 내가 말할려고 하는데

니가 막 선생님한테 대들고 하다가 맞고 하니까 ...'

'문제아 너 그럼 수리 책상에 회수권 놓은 새끼는 못본거네? 반장도 확실한것도 아니고? 맞아?'

문제는 자기 말을 증명이라도 하려는듯 앞으로 몸을 내밀면 손짓을 더해가며 강변하고 있었다

'응! 그래도 반장이 이상해! 내가 봤어! 내가 나중에 나갈때까지 계속 둘러보고 있었어 정말이야!

용철이 말고도 규수랑 광준이도 선생님 몰래 뭔가 모자속에 숨기는것도 봤는걸! ...

어쩜 반장도 봤을지도 몰라! 아니  아니 못 봤다면   그건 .... 공갈일거야!'

문제는 도리질을 치며 스스로 확인하고 있었다


'뭐? 다시 말해봐? 규수하고 광준이?'

' 규수하고 광준이도 봤어! 뭘 감추는거!'

'광준이나 규수같은 양아치 같은 새끼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반장은 ... 이거 점점 머리 쥐나네'

'문제아 너  그것말고 더 본거 있어? 없어?'

'... 내가 본건 이게 단데 ...'

말없이 듣고만있던 수리가 벌떡 일어나 훌쩍 축대아래로 뛰어내려 수돗가로천천히 걸어갔다

벌컥벌컥

입이 타는듯 수돗물을 들이키는 수리곁으로 다가온 재복이는 수돗물로 입을 축이며 말을 붙였다

'이제 어떡할거냐?'

'뭘 어떡해 잡아야지! 니 계획대로 해야지'

'문제아가 먼저 말을 해줬는데 문제한데 구라까는거는 어떡할건데?'

'이용하는거 아니니까 일단 모르게하고 잡아보자'

'그래 아작 한번 제대로 내보자'

'재복아! 문제는 절대 모르게해야 애들한테 안 맞는다 ... 니가 알아서 봐줘라!'

'... 알았다! 저새끼 수리 니말대로 생각보다 웃기는데가 있어 진짜 동생같기도 하네 크크크'

'니덜 우리빼고 무슨 작당질하고 있진 않지?'

'이제 들을거 다 들었으니 그 개새 ... 찿는일 분담하고 이제 집에 가자'

'수리가 욕을 다하네 크크크'


성구는 의외로 어김없는 구석이 있는 놈이었다

성구는 축대 밑으로 내려가는 문제를 일일이 챙기며 미소띤 얼굴로 바라보며 참견을 했다

'조심혀! 날 어두워 미끄러징께'

문제와 재복이 수리가 수돗가에 다 모이자 재촉하며 물었다

'빨리 빨리 하자! 난 뭐하면 되는거야?'

'완전 완전 동물원이네 크크크'

턱짓으로 모두를 가르키며 재복이가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수리를 바라 보았다

'재복아! 니가 계획대로 애들한테 할일 말해줘라!

그리고 반장하고 양아치들 문제는 나랑 먼저 따로 이야기 하고나서 각자 할일 정하는게 좋겠다'

'수리야! 따로 할필요 뭐 있니? 이런 일은 빨리 조져 버리지 못하면 절대 답이 없을것 같은데 ...

그래서 하는 말인데! 문제아는 혹시라도 우리에게 자기가 본거 알려 줬다고 그 새 ... 들이 알면 난처해지니까 일단 교실이나 교무실에서 무슨말들이 있는지 알아보는게 좋을것 같다!'

'그건 그렇네! 그래 문제는 니가 본게 젤로 중요한일이고 알려지면 안되니까 그렇게해라!'

'에이 씨 ... 맨날 나만 ... 그래도 나도 막 조사하고 다니고 싶은데'

'야! 문제아야 이게 소꿉놀인줄 아니? 이 시절아! 잘못하면 병신 될수도 있어! 그새끼들 절대 혼자한게 아니야! ... 그리고 니가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줄 알기는 하냐? 수리나 나나 저 모지리나 교무실에 벌서러 가면 모를까 갈일이 있겠? 누가 우리가 하는 말 들어 주기를 하겠니?... 넌 아무도 의심도 안하고 오히려 선생들이 너한테 묻잖아?

안그래?'

'... 에이 씨 그래도'


은근히 문제를 감싸며 보호하려는 복의 속내에 터져 나오는 미소를 참으며 성구와 수리는 고개를 숙이고 심각한 척 고개를 끄떡이고 있었다

'재복아! 이제 내가 할게! 형철이 한테는 지갑을 버릴만한 곳 소각장이나 개구멍 배수구도 다시 한번 샅샅이 뒤져 살펴보라고 하고 애들 심부름하며 여기저기 소문 안나게 들리는 소문 좀 알아 보라해줘!

특히 반장은 ... 문제 말이 사실이라면 곧잘 심부름값 받으며 시다짓 해주니까 뭔 냄새가 날거야!'

'수리야 진짜라니까! 내가 봤다니까!'

자기 말을 안 믿는다고 생각냈는지 문제가 나섰다

'그래 알아 믿지만 다시 확인 하는거야! ...아니라고 잡아떼면 담임이 내말보다 반장 새...를 더 믿을거 같아 그래 ... 재복아! 규수하고 광철이도 그렇고 ...'


'이미 부탁해 놨다! 오늘도 백곰 안온 이유가 규수네 중국집 배달 간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

'잘했네'

'그리고 ... 성구야 너는 잘못하면 괜히 학교에서 의심 받으니까 될수 있으면 재복이 주변에 있다가 급한 일들 처리해주고 기다리고 있어 ....

분명 애들하고 어느 한순간에 한 딱가리 할테니까 그때 도와주면 좋겠다! 싸우는거 싫으면 그때는 빠져도 좋고! '

'짝짹이하고 주변에서 같이면 뭐 .... 그러지 뭘?'

'야 모지리 누군 좋은줄 아냐? 나도 싫거든!'

'재복아 이따 저녁 먹고 만화가게로 와라! 같이 의논할게 있다'

'그러지 뭘'

'나는?'

'문제야 너 지금 가도 아마 니네 엄마랑 누나는 너 안온다고 찾고 난리났을거다'

'아냐 오늘 학교올때 방과후에 도서관서 너랑 공부하다 온다고 했단 말야 ...

나도 만화방 가보고 싶은데'

'하 고새끼 정말 혹이네 혹 ....'

윽박을 지르면서도 알뜰살뜰 챙기는 재복이를 보는 수리 눈에 보이는 미소가 알지 못할 염려가 동시에  밀려와 앙 다문 입술에 피가 맺히고 있었다


'궁금해서 그러는데? 성구야~

음 ~~그때 교실에서 운거 말이야 ... 그때 왜 그렇게 바보처럼 엉엉거리고 운거야?

진짜 아니지? 쑈 한거지? 그치? 쑈지?'

'잘한다! 문제 나이스! 더 해라 더 해!'

'.... 애들은 몰라 임마! 안 그랬으면 진짜 ...

난 지금쯤 퇴학 당하고도 남았을거다!'


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걷는 성구의 뒷모습을 쓸쓸하게 바라보며 걷는 재복이를 바라보며 수리는 정말 좋은 친구들이란 생각에 갑자기 이놈들을 놀리고 장난치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야 그건 그렇고 니들 한판 한다며? 사내 놈들이 한판 한다고 했으면 해야지! 이게 뭐냐? 기집애들도 아니고 주둥이로만 싸우고 친구하냐?...

야 배재복!'

못들은척 걸음이 빨라지는 재복이보다는 느물 느물 성구가 나서며 맞받아 쳤다

'미친 달밤에 체조할 일 있냐? 아까 맞은데가 아직도 얼얼한데 뭘 한판을 해? 배고프게!'

'얘들아 재복이 도망간다 하하하'

'어이 친구 너도 그렇지? 같이 가! ... 우리 이러지말그냥 라면이나 먹으러가는게 어떠냐? 그게좋지 않냐?'

'넌 배에 걸신이 들었냐? 그렇게 먹고 '

'는게 남는거야! 먹을수있을때 많이 먹어둬야 하는거라고  아버지가 그랬어'

'효자났네 효자 났어!'

'나도 나도 같이가'


******


리는 애들이 오기 전까지 널브러져있는 만화들을 제자리를 찾아 꽂으며 시간을 보냈다.

아무리 생각하고 또 해봐도 교실의 책상에 돈과 회수권을 아무도 안보게 놓고 가기란 쉽지 않았을것이란 생각이 떠나질 않았고 만약 그렇다면 뒷자리 논다니들 중 한두명이 짜고한 짓이 확실할거란생각이 들었다

수리는 재복이에게 도독놈 색출 계획을 짜보라고 했고 문제에게는 뭔가 또 생각이 나는게 있으면 바로 이야기 해달라고 부탁해 놓았었

반장에게서나 규수를 통해서 뭔가를 알아내지 못하면 담임이나 다른 친구들에게서는 아무 기대를하기 어려울것이란 생각 때문이었다

다행이도 누명은 벗었지만 주변 의심의 눈초리를 이번에 확실히 지워야 한다는 결심을 다잡아야 한다는 마음이 굳어 있었다

'죽든 살든 우리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만약 이번에 결판내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졸업할때까지 도둑놈이란 멍에를 지고 살아야 한다'

'이번엔 꼭 잡는다' 하고 속으로 되뇌이고 있었다


'수리야! 수리야! 우리 왔다!'

'우리도 왔어 헤헤헤'

' .... '

'너만 오라 했잖아! 너! 니 맘대로 하는거냐?'

수리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아냐 아냐! 그게 아니고 ...'

급하게 손사래를 치며 급하게 말을 이으며 성구에게 눈으로 도움을 청했다

'수리야 그게 아니고 라면 먹는데 형철이가 와서는 반장새끼 심부름하면서 좀 이상한게 있다고 해서 내가 먼저 물어본겨! 문제가 본거랑 야릇허게 뭔가 이상하잖아? 그런데 어떻게 모른척 허냐?

거기서 반장새끼 이상하다고 다 들었는디 ...

혀서 같이 오자고 한거니께 화내지 말고 둘이 할말있으면 혀! ... 우덜은 저기서 만화보고 있을께!'

'절로 가자 문제야! 어여'

'....'


문제가 다른 만화방가는건 문제가 아니지만 여기에 온거는 커다란 문제의 소지가 충분히 있었다

오늘은 놀음방 형들이나 손님이 없어서 다행이지만 드나들다 잘못 걸리면 감당못할 건달이나 양아치들이 언제 본색을 드러낼지 모르는 일이었다

'야 가긴 어딜가? 왔으면 다같이 의논하고 같이 듣는거지'

'문제 너 정말 여기 있을거야?'

'응 나도'

만화를 보는척하고 딴전 피다가 수리가 묻는 말에 숨도 안쉬고 바로 벌떡 일어나며 대답하는 문제를보며 성구는 웃음을 터트렸다

큭큭큭

'뭐가 우습냐!'

'니들 때문에 내가 양아치 됬잖아! 새끼들아'


성구는 손가락으로 손톱만큼을 과장해서 표현하며 응근슬쩍 다들 자리로 몰고가며 말했다

'형철아 어여 우리가 아까 쬐끔 들은거 수리한테 ㅇ먼 말해주고 그 다음 이야기도 얼른 해주라'

성구는 설레발을 치며 문제를 앞으로 잡아 당기며 문제 손에 들린 깜장 비니루 봉투를 뺐어들었다

' 수리야! 너 밥 안 먹었지? 문제가 너 준다고 튀김이랑 김밥이랑 사왔어 ... 어 문제야! 너 김밥 사온거 이게 다냐? 수리 먹게 빨리 줘라! 식기전에..'

동생이라고 펄펄 난리 피던 모습이 생각나 웃음이 터진 소리가 친구들을 어이없어하며 눈을 흘겼다

'음 ... 여깄는데 음 내가 여기 같이 가자고 재복이를 막 꼬시고 그랬는데 .... 음 수리가 막 재복이한테 뭐라고 해서... 좀 그래서'

'하하 니가 재복이를 꼬셨다고? 잘하는 짓이다! 거기에 넘어간 재복이 너도 ~ 하하 참!'

웃음을 넘기며 어이없이 처다보는 수리 눈을 피하며 재복은 딴짓을 하고 있었다

'됐고! 형철이 말부터 듣자!'



                   2023-3-6  아홉번째 그림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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