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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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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보 Mar 21. 2023

수리  (1-13)

새로운 시작



13.



'재복아! 성구야! 원래 계획에서 조금만 바꿔서 하자'

'원래 계획대로? 왜?'

'반장이 이뻐서가 아니라 용준이를 봐서 그러는거

야 .. 일단 반장부터 후려서 내용을 알고 죽이든 살

리던 하기로 하자!'

수리말을 듣고 있던 재복이는 손에 들고 땅바닥에 낙서를 하던 나뭇가지를 신경질적으로 던져버렸다

수리가 자리에 자빠져 있는 동안 대충들은 수리 이야기를 토대로 용준이를 얼르고 다그쳐 상황을 파악하고 통쾌하게 까발릴 생각만 하다가 잠도 제대로 자지를 못했는데 수리의 맥 빠지는 소리에 갑자기 짜증이 치밀어올랐기 때문이었다

그것 때문에 오늘 아침에는 깜빡 늦잠이 들어 학교에 늦을뻔 했지만 드디어 오늘 끝내는구나 잔뜩 기대도 했었기에 수리 말에 한것 민감해진 것이다


'화내지 말고 들어봐! 니가 나보다 짱구가 훨씬 빠르잖아? 들어봐! 니들은 이상하지 않냐?'

'분명 양아치는 내게 반장에게 쥐약을 멕이고 용준이랑 같이 나를 도둑놈으로 몰라고 음모를 꾸몄는데 ... 왜 갚자기 성구가 끼여들여 졌고 내 책가방속에는 돈이 아니고 회수권이었을까 하는...

무튼 이상하게 뭔가 안 맞아! 분명히 뭔가 이상해!

.....

그 와중에 양아치 새끼가 또 잔대가리 굴린것 같기도 한것 같고 ...'

수리는 팔장을 낀 한 손으로 턱을 쓰다 듬으며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 그건 나도 좀 이상하긴 해!

근데 그건 반장새끼 붙잡아 털면 나오는거 아냐?'

'임마 암만 용준이 입을 통하더라도 걔는 반장이야! 우리들보다 선생들이 더 좋아하고 믿는...'

'그러니까 그냥 더 확 까지는거잖아?'

'용준이는? 증거는? 누구말 더 믿을것 같냐?'

'어휴 저 씨방새는 또 왜 우리한테 ... '


사실 양아치의 음모는 생각보다 치밀했던것 같고 예상보다 완벽하게 진행 되었던것 같았

완전범죄는 없다지만 비슷한게 있다면 이번 일일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양아치가 학교 주변에서 쫒겨난것을 제외하곤 수리를 둘러싼 모든것이 변한것 하나 없이 모든것이 의문 투성이였다

수리는 마음이 답답하고 급해졌지만 설명하듯 다시 말하며 다짐받듯 말했다

'성구야 이번에 이거 그냥 덮고 말면 졸업할때까지  앞으로 계속 도둑놈으로 의심 받을지 몰라 ...

그래서 그러는데 나하고 둘이서 반장 ... 털자!'

'야 수리야 나는? 내가 할께'

짝 놀란 재복이가 말을 보탰지만 놀라긴 성구도 마찬가지였다

'가만 가만'

하게 두손을 들어 진정을 시키려하다 아직 아물지 않은 팔등에 딱지가 떨어지며 진물이 흘렀다

으흐

'.... 용준이나 나나 똑같이 이제 중학생이야! 그리고 둘다 잘 살지도 못하고 ... 똑 같은데 ... 그래도 학교는 다니다가 졸업은 해야지'

'....'

'그래서 반장 손장난 친거 가지고 정면으로 들이받아 말들어보고 나서 죽이든 살리든 하자는거야!

단도리는 그때가서 계획대로 하던지 바꾸던지 하도록 하자는거고'

'그래도 너도 죽다 살아났고 아직도 의심받고 있는데 .... 수리야 이번에는 내 말대로 해보자'

'그려 반장이 도독놈인디 뭘! 이제 담임도 우덜한테 짹소리 못할거 아녀! 그냥 까불자!'

수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재복이 픽 웃으며 말했다

'너 혹시 용준이 때문에 그러는거냐?'

'...'

'.... 잉 가만히 있는거 봉께 맞는가 보네! 맞어!      수리 너 대단허다 대단혀!'


마지막 수업이 끝나는 종소리가 나자 여기저기서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담임의 종례를 끝으로 일제히 청소에 들어갔다

각자 맡은 공간을 빨리 끝내고 검사를 맡을수록 빨리 집에 갈수 있어 날림도 그런 날림이 없었지만

하늘색 교복을 입은 세명의 학생은 음악실 계단에 앉아 무언가 열심히 다투고 있었다

'지금 무슨 말을 하는거야? 기껏 할 말 있다고 하더니! 뭘 말하라는거야? 도대체!'

'어휴 정말 믿을수가 없네'

'... 아니! 뭘 믿을수가 없다는거야?

야야 나 바뻐 할말 없으면 갈래! 얘들 청소 검사하고 선생님한테 말하고 난 과외가야 해'

'반장 .... 과외 좋아헌다 너!'

성구의 입에서잔뜩 꼬라지간 난 말이 쏟이졌다

'! 소리야! 내 말대로 얘는 안된다니까?'

멀지감치 떨어져 있던 반장이 성구를 뚫어지게 노려보며 벌떡 일어났다

'반장 나 말이여 얼마전에 도둑놈이 되서 이판 사판이여 ... 너 지금부터 거기서 한발이라도 돌아서서 가기만 해봐? 내가 담임이랑 애들한테 니가 여기저기서 ...한거 전부 까버릴라니께!'

반장은 당황한듯 뒤돌아서며 성구를 노려보며 달려들듯 다가서며 말했다

'이게 미쳤나? 뭘해?'

반발을 하면서도 막상 멱살조차 못 는걸 보고 성구는 신나서 계속 사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약속하면 우리도 약속을 지킬께'

'약속? 무슨 약속을 지켜?'

'반장 니가 도둑질한것도 모자라 수리랑 나랑 도둑놈 만든 일들 말이여! 지금부터 할거여!

긍께 잘 들어봐'

성구는 갑자기 주머니를 주섬주섬 뒤져 사각으로 접은 종이 한장을 꺼내더니 읽기 시작했다

'잉 첫째로 반장이 교실에서 훔친 회수건이랑 돈은 못 본걸허는 조건으로다가 소리와 내가 시키는대로 사건을 마무리 한다'

'야 지금 무슨 소리하는거야? 도둑질이라니?'

'반장! 조용히 듣는게 신상에 좋을겨 ... 반장이고 뭐고 간에 퇴학 안 당할러먼! 안 그럼 말여 ... 지금 바로 수택이 지갑 갖고 담임한테 교무실가서 다 불어버릴라니께 ... 가만히 들어'

'..... '

씩씩거리면서도 주먹만 치켜들며 겁만 주었지 정작 눈도 감작 안하는 성구는 쪽지를 보며 읽어 나갔다

'둘째로 앞으로는 도둑질은 하지 않는 조건으로다가 수택이 지갑은 찾은걸로해서 돌려 주는디 지갑속에 돈은 반장이 채워 넣는다! ...

아 떡볶이 국물을 묻혀야 헌다'

'......'

'그라고 돈은 수택이가 말한 만큼은 아니고 ... 뻥인거 같으니까 얼만지는 알려줄께 ...'

반장은 얼굴이 벌개졌음에도 돌아가지 못하고 주먹만 부르르 떨뿐 어찌할줄 모르고 듣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번이 사건이 일어나고 용철이가 반장헌테 협박하며 시킨 일을 사실대로 얘기하는 조건으로다가 반장이 여직까지  도둑질은 없던일로 헌다! ... 다혔어! ... 잘 생각해서 말해라!

우린 빡꾸 없다!'

'....'


가만히 먼하늘을 보고있던 수리가 성구의 말이 끝나자 보태듯 말을 이었다

'준수야 ... 너도 소문 들었지? 내가 그 양아치새끼 아작낸거 ... 사실이야  ... 나도 좀 다치고

.... 부잣집에다가 반장인데 ... 널 이해할 수 없지만 말하기 싫은 이유가 있겠지! 하지만 너  때문에 가만히 앉아서 도둑놈이 될수는 없어! 앞으로도!'

'다 해결 됬잖아? 오해도 풀리고 ...'

'어휴 이새끼가 .... 욕 나오네! 뭐가 해결 됐는데?'

'가만히 있어봐 성구야'


급 발진하는 성구를 제지하고 다시 말하는 수리의 말이 단호해졌다

' 들어! 이미 도둑놈이 되었다면 지금은 운좋게 아니더라끝에는 또 의심하게 되있어!

... 너같은 도둑놈은 따로 있는데!'

달라진 수리의 말투에 눌린듯 반장은 고개를  숙이며 계단에 주저 앉아 팔 사이로 얼굴을 묻었다

'준수야! 우리 이제 중일이고 친하진 않지만 반 친구잖아 ... 넌 아무렇지도 않겠지만 우린 달라...

그리고 지금 널 담임한테 고자질하려는게 아니라 원래대로 해놓으려는거야! 그래야 의심 안받거든  

.... 그리고 용준이랑 너도 이제 도둑질 하지말고 ... 니가 믿든 안믿든 니가 반장이니까 우리 의심받지 않게 막아 달라고 부탁하고 싶어서 이러는거야... 친구로만 지내자고...'

'친구는 개뿔! 난 싫어 저런거 하고는!'

'....'

'아니면 친구고 뭐고 난 다 밝힐거니까 니가 선택해! 해결하고 모두 친구로 지낼래? 아니면 전교생 앞에서 도둑놈으로 퇴학 당할래?'


조용하고 다정해 보였지만 단호하게 딱딱 끊어지는 수리의 말에 반장은 한동안 팔사이에 고개를 묻고 우는듯 했지만 결심한듯 고개를 들고 침착하고 빠르게 말하기 시작했다

'사실은 ... 용준이가 전해 준 편지를 보고 시키는대로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 미안하다! '

'이젠 으니까 어서 말해'

'라면뿐 아니라 이것 저것 사주면서  본걸로 해준다하고 이것 저것 심부름만 시킨다고 해서 그런준 말 알았는데 차츰 돈을 달라고 하다가 갑자기  ... 시키는대로 안하면 ...'

'간단히 말혀! 니가 그말을 믿었다고? 에라이!'

수리가 다시 성구를 제지하였으나 성구의 막말을 막지는 않았다

'그려 협박 당혔어! 그래서 어떻게 헛냐고? 이이~

이 나쁜 놈아!'

'.... 미안하다! 

수택이가 지갑을 잃어 버릴거니까 돈을 수리 책상밑에 던져 놓으라고 '

'뭐? 수리 책상 밑에 던져 놓으라고 했다고? 뭐여? 이게 뭔말이여? 그럼 난?'

'그래 분명히 수리 책상 밑에 던져 놓으라고 했어'

'어떻게 알고? 반장이랑 수리는 분단이 다른디!'

'그건 내 생각인데 ... 매번 뭐가 없어지면 책가방 검사를 하면서 담임이 나한테 보초 서라고 하는걸 용준이한테 들어서 알았는거 같아!

시키는대로 하지 못해도 나는 반장이고 ... 용돈을 넉넉히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고 .... 그래서 의심도 안 받을거라고 생각한거 같아'


수리의 눈이 반짝하더니 말을 끊고 물었다

'잠간! 아닌데! ... 한가지만 묻자?

니가 양아치 만난게 용준이가 편지 전해서라고 했는데? 그게 언제냐? 정확히 좀 말해봐라! 

내가 알고있는거랑 좀 달라서 ... 진짜 중요하거든! 너한테도 ....'

수리는 얼마전 재복에게서 전해 들은 용준의 뒤바뀐 말의 순서와 들은 말을 기억해 반장의 말에세 진짜 순서를 짜 맞히려는듯 양미간을 좁히며 확인하듯 재차 물었다

'언제라...면? 뭘 말하는건지? 자세히 좀?'

'준수 니 말은 지금 수택이 지갑 잃어 버리기전부터 양아치한테 끌려 다녔다는 이지? 맞니?'

수리가 반장 말을 제지하고 묻는게 이상했지만 한번 재복이와 용준이 말이 앞뒤 순서가 바꿔 들었던 경험이 있는 성구도 순간 반짝하는게 있었다

'.... 진짜 용준이 말이랑 다르네!  맞네! 용준이는 지갑 세벼서 양아치한테 주고 나서 너한테 편지 전했다고 한거 같은디 ...'

'아냐 아냐 확실해! 내가 수택이 지갑이라면 확실히 기억하는게 수택이 지갑이 스위스제 군용 지갑이라 내가 정말 가지고 싶어 했던거라 기억해 ...

분명 .... 그 다.음.이 맞어'

'용준이 이 새끼를 진짜 ... 먼저번에도 그러더니

... 이번에도 그럼 이색 .... 죽여 버릴거야!'


수리는 성구를 돌아보며 서두르며 말했다

'성구야 지금 용준이 ... 어쩜 형철이 하고 규수네 중국집 배달하고 있을지 몰라! 불러다 줄래? 재복이랑 형철이도 같이 ....'

'잉 잽싸게 같다 올께! 근데 .... 일루와?'

'아니 .... 우리 모이는데로 와라'

수리의 말과 행동이 빠르게 변해같다

'.... 반장은 나랑 마저 이야기하고 가는게 좋겠다'

'얘들 청소 검사하고 담임한테 말해야 하는데...'

'그거보단 지금 이게 너한테 중요할거 같다!

한번 혼나고 말아라 ... 넌 혼나 봤자잖아?'


'.... 그래서 안 할수도 없고 그래서 겨우 겨우 돈 마련해 가지고 주머니에 넣고 있었는데 진짜로 보니까 교무실에서 수택이가 담임한테 뭔가 말하고 있고 담임이 불같이 화를 내는거야! 그래서 모른척하고 교실로 와서 있다 보니까 ... 그때부터는 너도 아는 그대로 된거야! 진짜로 또 보초를 서라고 해서 돈을 책상 밑으로 던질 기회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용철이가 아 삼학년 용철이 말고 우리반 용철이가 담임한테 딱 걸리고 만거야 ....'

반장은 숨도 쉬지않고 누가 쫒아오는것 모양으로 수리를 바라보며 말을 이어 나가다가 갑자기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그때 담임이 .... 용철이한테 막 뛰어가면서 책상위에 책가방이 막 떨어지고 소란해져서 .... 난 기회라 생각하고 .... 책가방을 집어 올리는 척하며 ... 소리 책상 쪽으로 가려했는데 ... 자꾸 누가 보는거 같고

... 그래서 담임쪽을 ... 보는데 ... 문제가 자꾸만 돌아보며 나를 보는것 같았어! 아니 나를 보고 있었던것 같아! ... '

'.....'

'..... 그래서 어쩔수 없이 제일 가까운 가방에 준비한 돈을 ...  넣었는데 ... 그게 성구거 였나봐 ...

정말이다! 일부러 그런거는 진짜 아니야!'


'.... 그게 다냐?'

'아니 .... 아니야! 원래는 수리 니 책상에서 돈이랑 회수권이랑 모두 발견되게 해서 이번 한번이 아닌것 처럼 ...생각하게 만들고 나서 ....  지갑은 나중에 .... 니가 점심시간에 자주가는 ... 경기산고 야구부 뒤쪽 계단 쪽에서 주운 것처럼 .... 해서 ..... 담임한테 같다 준다고 했던것 같아 .... 미안하다! 잘못했다!'

반장은 다시 고개를 숙이며 눈물을 삼키고 있었다

'완전 문제가 날 살렸네! ... 반장 지금 같아선 널 꼭꼭 씹어 먹어도 시원찮지만 ... 약속은 약속이다!

이제 가...라! 가고 나중에 한번 더 보고  얘기하자'

'.... 그냥 가? ... 어떡 할건...데?'

반장은 생각보다 침착한 구석이 있어 보였다


'약속은 약속이라 했다! 넌 아까 성구가 말한대로 하면 아무 일 없을거다! 대신 문제도 성구도 용준이도 아무도 건들지 말고 ... 앞으로 니가 걔들 방패해라!'

'.... 가라! 빨리! 안그럼 내가 약속 못지킬지도 몰느니까!''

'.... 변명 한마디만 하고갈께! 이소리

...잘못했다! 정말 후회 많이했다! 담임한테 모든 말하고 엄마한텐 전학 보내달라고 하려고도 했어! 으흐으흑 .... 미안해! 정말이야! 근데 .... 용철이 형이 흐흐흑 ... 나한테 수택이 지갑을 내보이면서 용준이랑 짜고 훔쳐서 돈을 같이 쓰고 다녔다고 학교에 찌른다고 하니까 ... '

수리는 비록 자기 잘못을 감추려고 비겁한 짓을 했지만 많이 늦었어도 자기 잘못을 인정하며 진심으로 용서를 비는 친구를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알았다! .... 그만하고 가라!'


*******


흥분해서 시뻘개진 얼굴로 수리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성구는 용준의 어깨를 세차게 흔들어 댔다

용준은 벌겋게 상기된 성구의 얼굴을 보며  '쟤한테 또 오늘 맞아 주는가보다'하고 생각하면서도 그저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처럼 멍하니 바라만 볼뿐이었다

'야 이 색... 야! 넌 앞뒤 순서도 제대로 기억도 못하고 있는 그대로 말도 못하면서 어떻게 한번을 안 들키고 도둑질을 하니? 참 .... 나를 도둑놈으로 만드는게 신기하다! ....

뭐 우리 모르는 죽이는 방법이라도 있냐? 아흐'

'야 성구야! 니가 성질 나는건 알겠는데 ... 가만히 좀 있어 봐라! ... 수리 말 마저 듣고 ... 니 하고 싶은데로 해라! 죽이든 살리든'

재복이는 은근 용준 앞을 가로막으며 버티고 앉아있는 형철을 밀어내며 성구를 다독였다

'그래 짝짹이 너도 똑같애! 지난번에 그냥 홀랑 까 재끼자고 하더니 ... 아무것도 아니잖아!'

'그래 모지리 난 더 이상 이일에 관심없어 졌다! 그냥 하루빨리 까발리고 니들이랑 옛날처럼 야구하고 만화보면서 놀았으면 좋겠어!'


형철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며 자조적으로 말하고있는 재복과 성구가 답답했는지 둘의 머리를 손으로 잡아 쾅하고 세차게 박아 버렸다

'이런 ... 바보들 ... 아냐? 지금 니들 생각이 중한게 아니잖아?'

'아니 이 곰새끼가! 그럼 뭔데!'

재복이는 머리를 문지르며 순간 정신이 번쩍들어  수리를 바라보았다

'용준이는 그렇다치고 니들은 지금 수리 생각을 몰 라서 지금 서로 니탓 내탓하고 있는거냐?

나보고 곰이라며? 니들은 나보다 곰탱이들이다!' 

... 쫌생이들아'

그제야 성구와 재복은 자리를 고쳐 잡으며 앉았고용준은 휘둥그레진 눈을 꿈뻑이며 말했다

'반장이 ... 말한게 맞는...거 같아! 나 난 그냥 용철이 형이...'

'형은 개뿔 양아치라니까'

'응 양아치가 시키는게 무서워서 그냥 하라는데로만 해서 잘 몰라 .. 알려고 물으면 막 때리고 ... 돈도... 안주면 .... 막 때리고'

'알았다! 알았으니까  이제는 형철이랑 다니면서 도둑질은 하지말고 형철이가 하자는데로만 해라!'

성구는 용준의 머리를 쥐어 박으며 아직도 시뻘건 얼굴을 돌리며 마땅치않게 말했다

'.... 응 그럴거야'


수리는 오늘따라 유난히  혼자 아무말 없이 듣기만 하는것 같았다

반짝이는 눈은 언듯언듯 멍한 눈으로 축대 계단을 따라 내려가고 올라 왔다를 반복하며 친구들을 마주 바라보지 않았다

수리는 반장의 말을 듣고 사건의 전모를 알고는 충격 때문인지 아직도 마음이 쓰이는듯했다

'죽을려고 작정한 놈인데 ... 도대체 어떡할건지 말좀 해봐라! 숨넘어가겠다'

재복이 못마땅한 듯 불쑥 한마디 내뱉었다

'으응 그러자! 일부러 그러는건 아닌데 ...'

수리는 거의 기어 들어가는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수리야? 아직 모르는 무슨 고민있냐?'

'그건 아니고....'

수리는 아무말않고 잠시 고개를 숙였다


'고민은 무슨! 아 이젠 걍 까발리던가 아님 수리 가 뭔가 하자는데로 하면 되는디 무슨 고민이여 ...

아빨리 결정만 허여 ... 난 또 배고프다! 빨리허구 오늘은 짱꾀 먹으러가자 ... 형철이가 산다 했어'

'내가? 내가 언제?'

장난하든 눙치고 들어오는 성구가 못 마땅한지 정신을 차린 재복이 소리를 질렀다

'조용히 좀 해라! 제발! .... 수리 너도 결정하고'

'미안 ... 그냥 기분이 그렇네! 별것 아닌것처럼 넘기려해도 .... 남들 눈치 보는건 절대 아니고 ... 왜 이런일이 일어났는지 그 원인을 한번 생각해 보느라고 그래! 문제가 있다면 이유를 아야 고치지! 또 이런 일이 다시는 생겨선 안되니까 말이야...'

수리의 눈이 다시 반짝이며 결심이 선듯 말이 단호해지기 시작했다


'우리 ... 이제부터 수도물 그만 먹고 굶지 말자!'

'....'

'벌고 ... 모아서 밥도 사먹고 친구들도 도와주고 학교에서 다시는 우릴 도둑놈으로 생각하지 못하게 만들자는 거야! ... 애들은 우리를 자기들 도와주는 친구로 생각하게 만들면 될것 같아! ....'

'수리야 너 지금 .... 학교 안에서 돈 벌이하면 퇴학당해 ... 너도 형철이 때문에 알잖아? '

성구는 손가락으로 머리를 가르키며 빙글빙글 돌리며 재복에게 동의를 구했다

'알아! 그러니까 내가 생각 해둔게 있어 그러니까 들어봐! 자! 우선 오늘은 이번 사건부터 해결하기로 하자! 재복아 니가 세웠던 계획 ... 다시 한번 말해봐!'

'.... 그러지 뭐! 일단 지갑은 반장이 떡볶이 국물을 묻히고 만들어서 돈을 채운 다음 학급 안 어디나 진짜 엉뚱한 곳에서 다시 누군가 찾게 만들면 되는거 ... 가만 용준이 ... 야 형광등 '

'....'

'너 지갑 속에 있던 돈 정말 손 안댄거 ... 정말 맞지? 너 이번에도 깜빡이 제대로 안키고 말 바꾸면

... 이번에 정말 얄짜리 없이 담궈 버린다! 말해봐!맞어 안맞어?'

'맞어! 정말 맞어! .... 말했잖아? 궁금해서 몰래 돈을 세보기만 했다고 ... 정말 삥은 안쳤어! 정말이야!'

'.... 너 형광등 .... 믿는다!'

'응응'


수리 눈이 재복을 바라보며 재촉하고 있었다

'계속할께 .... 반장은 수리 니가 말한데로 없던 일로 해주는 대신 용준이 일도 없던 일로 하기로 하고 앞으로 이런 일 생기면 앞장서서 도와주기로 담판지면 되는거고 ... 문제는 문제안데 .... '

'문제아가 왜? 갸는 지금 아무것도 모르잖아?

'으이고 모지리! 그러니까 문제지! 생각 좀 해라!

생각 좀 ... 수리는 반장도 덮고 용준이도 덮을려고 하는데 문제가 반장이 장난 치는거를 봤는데 가만히 덮어 지겠냐고? 이 모질아! 그렇다고 까발리고 모른척 하란다고 할 애니 걔가? 그러니 문젠거지!

이 모질아!'

'진짜 그러네 ... 근데 뭐가 이렇게 복잡허냐?'



                                     열세번째 그림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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