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의 눈이 유난히 반짝이며 근래에 드물게 마음이 들떠 바쁜것 처럼 서드르는 모습으로 보였다
'재복아! 문제는 문제될것 하나도 없어! 이렇게 된 이상 문제에게도 구라치지말고 있는그대로 다 알려주고 나머지는 그냥 재복이 니 계획대로 해! ...'
' 야! 이소리 ... 너 오늘 진짜 왜이래? 항상 급할게 없던 애가? ... 그리고 문제아 걱정할것 없다는 것은 또뭐고? 미친놈처럼 갑자기 ... 굶지 말자니? ...
돈 벌자는 말은 또 뭔지 ... 도대체! ...'
수리는 얼굴 한가득 웃음을 지으며 재복을 둘러 보더니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수리를 바라보며 뒷말을 기다리는 친구들을 보며 대수롭지 않게 말을 이어 나갔다
'응 맞어! 우리 인제 수돗물로 그만 배 채우고 밥먹자고 ... 내 생각이 맞으면 ... 우리 굶지도 않고 학교에서도 문제없이 돈 모을 수 있을거야!'
'....'
'... 그럼 선생들이 우릴 보며 무턱대고 의심하는 것도 덜할거야! ... 밥보다 그냥 교실에서 놀아도 되는게 더 좋지만 ....'
성구는 손으로 가슴을 두드리며 답답한듯 수리를 채근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그게 뭐냐고? 답답해 죽것네'
'... 맛뵈기로 말하면 ... 티켓 장사 ... 할거야! 물론 학교에서 교칙 위반 안하고 당당하게 ....'
'얘가 정말! 이소리! 너 ... 좀 집에 가서 쉬어라!
... 미친놈 ... 쩝!'
성구는 못참겠다는듯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박성구! 까불지 말고 앉아봐!우선 먼저 이번 반장건부터 해결하고 다같이 모여 ... 결정할거야! ....
그리고 당연히 니들이 싫다고 안한다고하면 ...
그냥 끝이고'
'그래 수리 생각은 나중에 자세히 듣고 ..... 음 먼저 이번건부터 빨리 끝내자! 나도 이번에는 입구멍에서 신물이 다 난다! ... 수리야! 그래서 어쩔려고?'
재복은 과장된 몸짓으로 친구들을 수리에게 집중하도록 유도하며 말을 재촉했다
'간단하게 말할게! 문제는 내가 만나서 여직까지일들을 다 말해주고 부탁도 할거야! .... 니들도 같은 생각이겠지만 ... 문제가 나이는 어려도 월반할만큼 머리가 좋은애라 금방 말귀를 알아 들을거라 생각해! ... 만약 .. 만약에 문제가 정말 문제가 된다면 ... 하는수 없지! 문제는 떼어내고 간다!'
'문제가 가만있을 애가 아닌데! ... 반장이랑 용준이도 위험해지...고!'
'문제가 확실히 알고 본것은 내가 말하기 전에는 아무런 증거도 없고 본 ... 사람도 없는거야! 그리고 아무리 문제를 선생들이 이뻐하고 좋아한다해도
... 반장이 ... 도둑질한것은 우리밖엔몰라! ....
아직까진 문제만큼 믿고있는 반장이거든! 문제는 우리보다 머리가 좋고 영리하고 빠른 아이라 문제도 함부로 못 떠들어!.... 내 생각이 맞을거야!'
수리는 친구들얼굴을 피해 고개를 수구려 땅바닥을 보며 힘겹지만 결정한듯 말했다
'니가? 문제를 떼.어.내.고. 간다고? 에라이 ...'
'아녀 아녀! 난 수리 말이 맞는것 같어! 맞어 맞어'
'야 모지리! 누가 틀렸데? 수리는 문제아를 절대로 떼어내지 못한다고! 내말은 ... 이 모지리야!'
'수리한테 잘 말하면 안될까? 수리야 ... 문제아가 있으면 .... 교무실 얘기도 먼저 말고 ... 우리한테 잘 해주는데! ... 그냥 ... 같이 친구하자'
형철이는 공연히 손가락을 꺽어 뚝뚝 소리를 내며수리를 안타깝게 처다보며 말했다
용준도 멍청한듯 보였지만 들을건 다 들은듯 한마디를 보탰다
'나도 .... 문제아는 ... 좋은데'
'아 정말! 그 얘긴 나중에 수리가 문제아 만나서 말해보고 난뒤에 결정하는거잖아? ... 수리가 알아서 한다고 하니까 ... 그만들 해라 좀'
'문제와 반장은 내가 따로 만나고 니들과 의논하고 결정할테니까! 니들 생각도 알았고 ... 재복아'
'그래 먼저 이거부터 마무리 빨리 하자! 솔직히 난 문제아도 문제아지만 ... 돈벌이 티켓 장사가 뭔지 궁금해 뒤질것 같다!'
재복이는수리를 장난스런 눈으로 처다보며 말했다
'먼저 모지리 넌 계획대로 지갑 반장에게 넘겨주고 준비되면 단도리 단단히해서 까불지 못하게 대 못 서너개쯤 박아 놓고 ... '
'알았어! 그자식 인자 ... 우리랑 친군디 뭘'
'까불지말고 ... 확실히 해! 친구는 개뿔 ... 앞으로 봐야 알지? .... 그다음엔 형광등! 너는 성구가 반장이랑 끝났다고 하면 반장한테 지갑이랑 돈이랑 ... 받아서 국물 완전히 말려서 넣고 준비하고 있다가 수리가 같다 놓으라는데 아무도 모르게 나둬! ... 너 이번엔 진짜 깜빡이 제대로 키고 있어야 된다!
안그럼 모든게 꽈당인거 알지?'
'응 진짜 진짜 아무도 모르게할께! 자신 있어'
'에고! 저 도둑놈 ... 진짜 자신 있나 보네 후후'
수리는 손가락 들어좌우로 흔들면서 성구에게 눈짓을 주며 말리듯 용준을 감싸주며 말했다
'형철아 미안하지만 용준이가 못믿워서가 아니라 혼자 힘들수도 있는데 ... 니가 좀 도와 줄래?'
수리는 여직까지 일어나고 격은 일들을 있는그대로 하나도 빼지않고 솔직하게 말해 주었고 문제는 문제대로 수리를 처다보고 있지는 않아도 귀 기울여 듣고 있었다
'이상이야! 내가 할말은 지금말한 그대로고 ... 다만 너한테 부탁할게 있어 ... 들어주든 안들어주든 모두 니 맘이지만 ... 난 니가 들어 줬으면 좋겠다...'
그제서야 슬며시 문제가 수리쪽을 바라보았다
'딴게 아니고 ... 예전에도 말했지만 니가 우리보다 어리더라도 우리반이고 또 같이 공부하는 친구기도해 ... 그래서 놀리기도하고 그러는거고 ...'
'... 맨날..'
'문제야 너는 한번도 도독놈으로 의심 받아보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 나는 너도 알다시피 이번 말고도 벌써 두번이나 도둑이 되었다가 말고 했잖아? 그래서 너도 이미 알고있겠지만 ... 이번에는 .... 다시는 안. 할.려.고. 양아치랑 담판 진거야 ...
나도 진짜 많이 아펏고!'
'....'
'... 나 말 많지? 근데 내가 왜 너한테 답도 안듣고 먼저 반장이랑 용준이 얘기랑 다 말했냐하면 난 너를 믿거든 ... 지금도 그렇고!'
'... 맨날 믿기만 한데...'
수리는 문제에게서 고개를 돌려 땅바닥에 낙서를 하며 화풀이 하듯 꾹꾹눌러 나뭇가지를 분질렀다
'그래서 너한테 부탁 하는것은 ... 반장도 용준이도 너 처럼 우리반 친구잖아? 너도 친구인것 처럼 말야! ... 그리고 개들은 선생들한테 찌른다고 협박당해서 한일이고 ... 지금은 진짜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기도 한것 같아!
학교도 전학가려는걸 내가 그러지 말라고 했어! ...'
문제의 머리가 수리쪽으로 조금씩 돌아오는 것을 본 수리는 쓴 웃음을 삼키며 계속해서 말해 나갔다
' ... 하지만 너한테 숨기려했던 이야기를 한 이유는 난 니가 누구보다도 더 친구들을 도와줄거라고 믿었기 때문이야 ... 그래서 그냥 앞으로도 모른척 해달라고 ...부탁하는거고'
문제는 갑자기 화난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수리쪽으로 들이밀며 분에 못이기는듯 얼굴까지 빨개져 말했다
'알어! 나도 바보 찐다 아냐! 나도 그런건 다알어! 니가 뭔 말하는지도 다 알어! 그리고 반장새끼가 너한테 누명 씌우고 그런거 다 알아! 내가 다봤어! ...
그래서 담임한테 이르고 엄마한테도 말하려다가 ... 니가 가만히 있으라고 해서 참았던거야 헉헉'
문제는 숨을 몰아쉬며 빠르게 수리쪽으로 다가섰다
'....'
'근데 니가 학교도 안 나오고 싸움질만 한다고 하고 나쁜놈들이랑 어울려 다닌다고 ... 학교에 소문도 나고 ...안 그런데 ... 아무도 말도 안해주고 ...
선생님들이 너하고 같이 다니지 말라고 엄마한테 말해 가지고 ... 나만 뒤지게 혼났는데 ... 니들이 나한테 거짓말만 했잖아? 자기들만 다 알고 ...
그게 친구야? 나쁜놈들이 구라친거지!'
수리는 갑자기 웃음이 나오는걸 참으며 말했다
'문제야! 우리가 어떤 구라를 쳤다고 생각해? 니가 한번 말해봐?'
'....내가 본...거 다 말하면 ... 친구니까 ... 나한테'
'문제야! 그래서 오늘 내가 다 말해 줬잖아? 진짜 나혼자 싸우다가 다쳤고 ... 많이 아파서 ... 학교에 오지 못했고 ... 그리고 진짜 진짜 우리만 알아야 할 비밀인 반장이랑 용준이 얘기까지 해줬는데 .... 그런데 넌 내가 선생들이 말한 양아치들이랑 다닌다는 말을 믿은거야?
... 그럼 니가 내 친구가 아니네!
.... 다른 애들도 이제 알았고 너한테도 이렇게 힘든 부탁까지 하는데 .....'
'그래도 담임이 너랑 같이 놀지 말라잖아 ... 씨'
'그러니까 너한테 부탁하고 앞으로 내가 의심받지않게 도와 달라는거 아냐? .... 그리고 너 진짜 양아치들 있는데 왔다가 니 엄마가 알면 어쩔건데?
'... 공갈치면 되지 뭘'
'니가? 친구들이 놀려도 얼굴 빨개지는 니가?'
'.... 그리고 어떻게 의심을 안받아! 또 뭐 없어지면 너부터 또 의심할건데 ...'
'그러니까 내가 도와달라고 부탁 하는거 아냐? 그러니까 니가 나 도와줄거지?'
'... 모른척만 하면 되는거야? 아님 뭘 더해야'해?
... 그래도 반장새끼 ... 나쁜놈 다 일러야 되는데 ..'
'문제야 너 나하고 약속부터 해! 앞으로 너만 알고 모른척하겠다고! 약속할 수 있어?'
'... 그래 난 아무 말 안하면 되니까 약속하 ...는데 ... 나도 계속 친구하는거다!
... 안그럼 나 약속 안해!'
'하하하 이문제! 문제가 아니라 혹이다 혹'
'헤헤헤'
반장인 준수는 정말 진심으로 성구와 친구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고 잘못했다고 말했다
친구들도 처음에는 사과를 받지도 않더니만 시간이 지나며 모든 반 친구들을 대하는 반장의 달라지고 넉넉해진 모습에 조금씩 친구의 모습을 되찾아 같다
문제는 약속대로 예전처럼 친구들과 선생님에 둘러싸여 열심히 떠들고 있었지만 친구들도 놀랄만큼 더 적극적으로 수리 문제에 관여하고 나서 주었다
용준이가 지갑을 음악실에 가져다 놓고 반장이 찾은것으로 한 계획을 문제가 나서서 교무실로 지갑을 찾았다고 구라를 까며 설레발을 친것이다
지갑 속에 돈도 그대로 있는데 자기가 잃어버리고 나서는 수리하고 성구를 도둑놈으로 의심했다며
교감선생님까지 계신 교무실에서 큰소리로 떠들어 제껴 난리가 난것이다
화가나서 문제에게 자초지종을 물어보는 교감선생님한테는 수리가 의심 받고 나서는 또 의심 받을까봐 미술실에서 그림도 못그리러 간다고도 했고 자기가 보충수업 끝나면 집에도 데려다 주는 착한 학생이라고도 했다고 한다
문제가 한말을 다 전해 들을수는 없었지만 수리는졸지에 도둑놈에서 범생이로 변할 정도인것 같았다
'야 문제아! 그냥 교무실에 지갑 찾았다고 같다만 주기로 했잖아? 도대체 무슨말을 했길래 ... 담임이랑 미술 선생이랑 오라가라 ... 난린거야! 도대체!'
'뭘 내가 ... 있는 그대로 말한건데 헤헤헤 '
'하아 ... 저거 진짜 ... 내가 미친놈이지!'
'에 오늘 먼저번에 지갑 잃어버린 수택이가 잃어버린 지갑과 돈을 음악실에서 ...
문제가 주어서 찾아왔다! ....
음 .., 누가 훔친게 아니어서 다행이지만서도 학교에 너무 많은 돈을 가지고 다니다가 ...
에 잃어버리고 음 ... 친구들이 의심을 사지 않도록 조심하고 다시는 이런일 없도록 한다! 알앗나?'
'예'
'... 에 그리고 ... 수리하고 성구 가방에서 나온 돈이랑 회수권은 우리반에서 친구를 모함하려고 한짓이아닌것 같다고 .... 음 반장이랑 여러 사람이 그러는걸로 보아 .... 아무래도 교실에 다른반 아이들이 함부로 들어오게 하지말도록 하는게 좋겠다!
알겠지?....음 ... 조심하란 말이야!에... 됐고
반장'
'차렷 경례'
'청소 걸린놈들은 반장한테 청소검사 맏고 간다!
알았어?'
'예~'
*******
찰칵! 찰칵!
수리는 최고로 키워논 라이터 불꽃에 고개를 비스듬히 누이고 담배를 갖다 댔다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듯한 연기가 목구멍을 타고 몸밖으로 빠져나오는 것을 가만히 하늘을 우러러보며 바라보는 모습이었으나 수리의 눈은 감겨져 있었다
깊게 들어마신 숨만큼 내뿜어진 연기는 사방으로 흩어져버렸지만 사건의마지막을 처리하면서 수리는 또다시 도둑놈이란 괜한 의심을 받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 마음은 앞으로 해야할 방법의 실마리를 찾지 못해 몆날 며칠을 속이 타들어가는 담뱃재처럼 타들어가다 드디어 실타래의 끝도 찾은것이었다
후우우 ....
또다시 깊숙히 담배를 빨아들였다
이번에도 가슴 깊숙히 들이 마셨다 내뱉는 담배연기는 수리의 한숨소리와 같이 흩어졌다
그러나 수리는 마냥한숨만 쉬고 있을수는 없었다
수리는 자신을 처다보며 딴청을 부리던 친구들을 바라보며 결심을 확인하듯 눈을 치켜 떳다
사실 수리는 요사이 뭔가 답을 찾고 결심을 해야하는 일이 있고 결심이 섰을때에는 친구들 앞에서 연초를 때운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친구들은 딴청을 피고 있었지만 모든 귀는 수리를 향해 있었기 때문에 바로 집중이 되었다
'미안하다! .... 사실 ... 솔직히말할께! 내가 아파서 누워 있다 난 후에 조금 멍해진 느낌이었던 것 같아! 시간이 지날수록 왠지 모르게 내가 내가 아닌것 같고 ... 뭔가를 해도 다들 나를 이상한 눈으로 보는것도 같고 ... 수돗물로 한끼 때우는것도 지겹고 뱃속에서 꾸르륵 귀뚜라미 소리 남들이 들을까봐 자리를 비끼는 그것도 싫고 ... 그냥 다귀찮고 싫더라!
...나태해진거지 ... 몸도 마음도'
피우던 담배를 비벼 끈 수리가 다시 정색을하며 토끼 눈을 뜨고 수리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문제를 외면하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결심한건데.... 먼저 말한데로 우리 돈 벌어서 모으고 그 돈으로 ... 우리도 밥먹고 교무금도 보태도록 할려고 해!'
형철이가 친구보다 먼저 돈을 벌고 있다는 자랑이 하고 싶은지 먼저 나섰다
'... 나는 지금 용준이랑 짜장 배달 하고 있는데! 같이 해도 되는 일이야? 학교에서는 심부름이면 몰라도 ... 장사하면 ... 짤리는데'
'알어! 그래서 우리는 심부름만 해주며 티켓만 받으면 되고 나중에 티켓을 돈으로 바꿔서 받으면 되는거야!'
'파는게 아니고 받는다고?'
성구는 도저히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들어봐? 쉽게 말해 학교에서 티켓으로 외.상.을 주고 용돈 받아서 여유 있을때 어딘가 우리들이 정한곳에서 돈으로 바꿔 받는거란 말이야!'
'외상을 준다고? 돈이 어딨어서?.. 그것도 장산데'
'그 말이 그말 같지만 분명히 장사가 아니라 애들 심부름 해주고 심부름값 받는거라 문제 없을것 같은데 .... 첨부터 대놓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
'티켓을 파는게 아니라 받는다?라 ... 도대체가'
성구가 못참겠다는듯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심부름? 무슨 심부름을 한다는거야? 도대체 난 이해가 안된다! 수리야 자세히 좀 말해봐!'
'나는... 조금 이해가 될것도 같은데! ... 문제가 몇가지 있을것 같은데 ... 돈은 벌것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