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수리는 그동안 별말없이 입 다물고 있던 형이 안하던 응석까지 부리며 형에게 화해를 요청 하려고 사온 고기를 트집 잡아 밑도 끝도 없이 소리부터 치는 형의 호통에 눈만 동그랗게 뜰뿐 아무 말도 할수 없었다
'누가 너더러 ... 임마! 이따위 거 사오라 했냐?
이따위 거 사려고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쌈질이나 하고 다녔나고? 자식아!.....너나 내나 언제부터 고기야! 이런거 안 먹어도 안죽어!그리고 자식아!
일학년밖에 안된 자식이 겁대가리 없이 어디서 양아치들과 붙어서 다구리를 당해 다구리를 ...'
'에이!혀 형 그 그런게 아니야!
재복ㅇ...가 다구리 당한..거라 ... 나는 그냥 맞장 뜬거...야!'
'임마 아니긴 뭐가 아냐? 근데 담임이 학교에 오라고 하니? 자식아! .... 그럴거면 너 .... 이 집에서 나가!'
'.... 형!'
수리는 더 동그래진 눈으로 아무 말 못하고 형의 눈치를 살피며 속으로 생각해 봤다
'담임이! 설마.......!'
수리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형의 팔을 잡으며 위 옷을 까보이며고 억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봐 봐 형! 이제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니까!'
수리가 보기에도 정학 기간동안 꾸준히 몸을 추스리고 몸을 단련하며 평소보다 더 열심히 훈련을 해서 그런지 오히려 몸이 다치기 이전보다 단단해지고 야물어져 보였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하고 부족한 부분을 메꿔서 형과 제대로 한판 붙어볼 결심도 하고 있던 참이었기에 수리는 더 어이가 없었다
'이따위 고기!'
휙
'어어 형!'
수리는 형의 행동에 너무 놀라서 눈만 더 커졌을뿐 여전히 형을 바라만 볼수 밖에 없었다
형은 한달 생활비의 고기를 가차없이 휴지통에 던져 버린것 이었지만 수리는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혀엉.... 왜....? 나 가라라는건데?'
수리는 형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영문도 모르고 그저 당황해 할 수 밖에 없었고 도저히 이해도 되지 않았고 어이조차 없었다
'이 자식아! 넌 형이랑 약속한걸 지키지도 않으면서 이따위 고기 한 덩어리가 더 중요해?
양아치들과 어울리면 싸움질이든 뭐든 그게 양아치지 뭐야? 아냐 ? 부끄러운줄 알아라! 부끄러운 줄... 됐으니까 이젠 끝내자! 나가 ....
난 약속 안 지키는 놈이랑 같이 살 생각 없다!'
형의 말은 더욱 더 메몰차져만 갔다
'아냐! 형 난 약속 어긴적 없어!'
순간 수리의 목소리가 반항적으로 변하며 소리쳤다
'그럼 자식아! 아무리 친구를 대신 한다고 해도 방법이 틀렸잖아! 방법이!....
니가 아무리 친구를 위하고 다른 친구들을 위한다고 혼자 다구리를 맞았다고 해도 ... 걔들 학교에서 선배들이 그냥 넘어갈거 같아?
너 하나 한테 지들 학교 애들이 단체로 피떡이 되고 동네 방네에 있는 쪽 없는 쪽 다 팔렸는데? 그 선배들이 가만있겠냐고! 자식아....!
넌 뭐든지 만만하지?..... '
'내가 ...뭐 뭐가 만만해....?'
수리 목소리가 한없이 작아지기 시작했다
'너는 니가 아무리 어리고 무모해도 지 몸뚱아리 하나 제대로 간수하지도 못하고 세상 물정도 모르면서 친구를 위한다고 설치고 있잖아?
그리고 양아치들과 문제가 있다면 학교간의 문제로 먼저 해결 해보고 안되면 그때 끝장을 보던가 해야지 넌 선후도 없었잖아? 앞 뒤 위 아래도 없이 무시하고 대든 너도 양아치지 그게 그럼 뭐냐?'
'난 양아치 아냐! 다 부탁 했었단 말야!'
수리는 억울해 눈물이 핑 돌았지만 꾹 참으며 형에게 대들었다
'그래도 이 자식이!'
충영은 억울한듯 대드는 수리에게 눈을 흘기다가 뒤돌아 서며 중얼거렸다
'....그럼 혼자 해결하고 문제를 만들지 말던가! ... 암만 떼거지로 덤벼도 맞지나 말던가... 등신같이!'
수리는 순간 뒤돌아서는 형의 날카롭게 쫙째진 눈에 물기가 어리는 것을 보았다
형은 이미 사건의 전모를 수소문해 다 알고 있으면서도 수리를 다그친 것이었다
'아! ... 그렇구나! 그런거구나 ....!'
수리는 언제나 냉정하고 말이 없던 형이 불같이 화를 내는 형의 속마음을 그제서야 얼핏 알아 채렸다'
빌어야 한다는 생각보다 먼저 말이 터져 나왔다
'혀엉 ... 미안해! 잘못했어...
나 난 정말로 혀 형이랑 약속한거 지킬려고 맨날 운ㄷㆍㅇ도 하고 ... 공부도 열심히 해... 흐으으걱정하는 형 맘도 모르고 .... 잘못했어 형!
.....학교간의 문제나 그딴 건 아직 난 몰라 ....형! 하지만 형도 그랬잖아 없어도 양아치처럼 살지 말자고! .... 난 형 양아치 아냐 ....!'
'... 자식이! 괜히 ... 사내 자식이!'
수리는 울음이 날것 같아서 더 이상 아무 말도 할수가 없었다
'넌 자식아! .... 그리고 형이 가르쳐준 목봉 다르는 법 제대로 익히기는 했어?'
'... 아직 연...습 하고 .... 있어! ... 사실은 혼자하니까 ... 잘 연결이 안되서 ... 좀 그래 ....!'
타악
'아욱...'
수리는 두손으로 양쪽 옆통수를 감싸쥐며 뒤로 나자빠지며 비명을 질렀다
어느 순간에 빼어든 짧은 목봉이 수리의 양 옆머리를 가볍게 후린것 이었다
손에 사정을 두었지만 맞는 수리 머리는 고통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었다
'봐라! 자식아 네가 목봉 하나만 제대로 다룰줄 알았어도 그렇게 반죽임은 안 당했을거다!'
'아냐! .... 형 이번에 목봉으로 제일 효과를 많이 봤는데.... 근데 옆통수만 가려 치는게 어려워서 ... 사실 조금 ... 많이 조심스러웠긴 했어! 아무리 양아치들이래도 실수해서 뒷통수 칠까봐 ....! ...근데 형
아우으 씨 아프잖아!'
'입만 살아서... 그건 연습이 안되서 자신이 없어서 망설이니까 그런거지! ... 몸과 손이 상대방의 몸을 따라서 자동적으로 옆머리를 따라가야지!'
충영은 양손을 들어 자세를 잡으며 목봉으로 허공을 가르며 말했다
휙 휘익 휙
'....옆머리는 관자놀이만 피하면 터지고 찢어져도 꾀매면 끝이고 상대 기를 뺏는데는 최고지만 .... 정수리와 뒷통수는 조금만 힘이들어가도 대형사고고 잘못하면 최소 사망이라 조심해야 한다고 하니까 ....겁을 내서 그런거지! ..... 손이 굼 떠지니까 상대는 오히려 알고 피하는거고'
'....'
'니 정도의 힘이 실린 짧은 목봉은 무기가 아니니까 ... 더 훈련....해야...'
'근데! 이자식이 응근슬쩍 ....'
'혀엉 ~ 근데 저고기 진짜 버릴거야? 지금 궈먹자!
혀엉 ~ 진짜 내가 번돈으로 사온거야.....'
충영은 헛웃음을 지으며 수리 머리를 쥐어 박았다
'으이그 ... 이 자식아 ...!'
아야야
'혀엉 내가 잘못했어 ! 잘못했다니까 ....혀엉!
나 배고파다니까?'
'다시 처 맞고 들어오기만 해봐라! 그냥'
수리의 눈에 참았던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수리의 두손은 목봉으로 맞은 양 옆머리를 다독이고 있었고 더 이상 아프지 않은데도 흐르는 이유모를 눈물이었다
잘못을 용서 받았다는 생각보다 형의 속마음을 알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형 진짜 미안해! 나 이번에 진짜 ... 쫒ㄱ겨 나느는줄 알았어! 갈데도 없는데 ... 잘못했어 형~!'
'허 허엄 흠 ... 넌 내일부터 진짜 각오해.....!'
고개를 숙이고 자기도 속 마음을 내뱉어버린 수리는 헛기침하며 고개를 돌려버린 형의 두 뺨에 흐르는 눈물을 수리는 보지 못했다
'야 자식아! 고기 상하겠다....! 빨리 궈 먹자!'
'응 형! 나 배 무지 고파! 헤헤헤 '
길거리에서 오다가 만난 겨우 몇살밖에 차이 안나는 어쩌다 형제가 되어버린 형제지간이지만 충영은 어릴적 자기 모습을 보는듯한 한없이 철 없게만 보이는 수리의 모습을 보며 아직도 할말이 많았지만 일어나 부엌을 향하며 응석을 부리듯 딴청을 피고있는 수리를 뒤로하며 걱정스런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내가 많이 먹어야징! 헤헤헤'
'수리야아아아~~~ ! 헤헤헤
반짝이는 구두 코! 수리 코! 코코코코! 헤헤헤
반짝 반짝 구두 코! 우리형 반짝이는 코코코'
'아휴 저게 또 시작이네! 이문제 너 일루 와!'
'내가 왜? 헤헤헤'
수리가 퉁퉁 불은 라면을 들고 자리에 앉자 엉덩이를 흔들면서 수리를 약 올리며 다가오는 문제가 혼자 신나하며 떠들어 댔다
'크크크 ... 틀린 말도 아니네 ... 뭐'
이미 라면 국물 까지 한 그릇을 다 비운 재복이까지 거들고 나섰다
'.... 이것들이 진짜!'
'반짝 반짝 구두 코 땀에 젖은 우리형 코! 캬 쥑이네!'
'....'
'멍게가 완전히 갔어 갔어! 헤헤헤'
'....... 그만해라! 이 문제!'
'왜? 내가 뭘? 맞잖아 니가 국어시간에 낸 숙제를 멍게가 감동해서 우리들 앞에서 읽어준 거 ....!'
'맞어? .... 눈물까지 글썽이는거 같던디 ...'
'아냐 난 멍게 여드름 터지는줄 알았어 후후훗'
'에이 자식들이 .... 밥도 못먹게!'
'얼라리 껄라리 ... 헤헤헤! 너 .... 국어 선생님 좋아하지?그지? ... 먼저번에도 멍게 치마 삼각자로 들추려던 촉새 혼내준것도 그렇고... 그지?'
'이게 정말 ... 혼나려고!'
'....수리야! 근디 ... 넌 왜 ... 얼굴이 빨개진건디?'
'에이 정말 .... 밥도 못먹게'
수리는 라면을 먹는둥 마는둥 친구들을 둘러보다 말고 라면 그릇을 들고 일어나려하자 형철이가 수리 손을 잡으며 말렸다
'... 안먹으면 ... 놔둬 ... 내가 먹을게! 버리지말고 놓고 가'
우하하하
수리는 이미 학교에서는 모르는 친구들이 없었고 또 같이 어울릴려고 다가오는 친구들도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만큼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것이다
학교에서의 수리는 학생들 사이뿐만 아니라 선생님들 사이에서조차 엉뚱하지만 기발한 생각과 행동으로 학교를 놀라게 만드는 학생으로 통했고 어떨때는 말도 안되는 돌출 행동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문제학생이기도해서 수리는 선생님들 사이에서는 애증하는 학생이었다
오늘만해도 밤늦게 일하고 수리가 깰까 봐 조심히 들어오는 땀에 절어은 형의 얼굴이 불꺼진 방에서도 반짝이는 코를 보고 썼다고 적은 국어 작문 숙제가 엉뚱하지만 날카로운 눈썰미에 묻어난 감성이 있다는 멍게 선생님의 평과 칭찬에 난리가 났고 친구들 놀림거리가 된것이었다
그렇지만 정작 수리에게 중요한것은 선생님의 칭찬이나 친구들의 놀림보다도 세상 무엇보다도 먼저 형과의 약속이 중요했고 친구들과의 약속이 중요했다
수리 눈에는 그냥 남들이 감성이라 말하고 국어 선생님이 감동해서 눈물 글썽였다는 글조차도 사치였고 그냥 눈에 보이고 겪고 있는 형과의 현실적인 삶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수리는 실제로는 또 다시 혼자 된다는게 무섭고 두려워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공부했고 운동했다
친구들처럼 공부보다는 축구차고 놀고 싶었고 새벽부터 목봉들고 뛰는것보다 미술실에서 물감냄새 맡으며 그림을 그리고 싶었고 모래 주머니 달고 죽어라 뛰는것보다 멋진 자전거 타고 폼잡고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었고 늦잠도 자고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친구들처럼 엄마가 해주는 따듯한 밥먹고 아침에 학교에 가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그 어떤것보다 수리에게 소중한것은 가족같은 진짜 형이었고 곁에있는 친구들이었다
잃기 싫었고 지키기 위해 수리는 누구에게도 속마음을 보이지 않으려 노력했고 죽어라고 운동하는 것이었다
'형철아 수리는 어디갔어?'
문제는 언제나 학교에서 즐겁고 재미있게 생활하는것 같은데도 언제나 쉬는 시간이나 학교가 파하고 나면 제일 먼저 수리부터 찾았다
'수리 경기산고 야구부 수돗가에 있을걸 .... 운동한다고 들었으니까 ....!'
'또 .... 걔 정말 미친거 아냐? ... 알았어'
문제는 책가방을 둘러매다가 팽겨치듯 다시 내려놓고 이마에 땅방울이 맺힐 정도로 뒤도 안돌아보고 금새 경기산고 수돗가로 달려갔다
'하 고거 .... 진짜 이젠 날다람쥐 같으네 후후 ....'
달려가는 문제의 뒷모습에 형철이는 수리만 찾는 문제를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속모를 수리도 수리지만 매일 놀림을 당하면서도 쫒아 다니며 문제는 문제아라는 별명처럼 모든 친구들 사이에서 중학생 다운 동심을 심어주고 잊혀져가는 천진난만함과 소중한 정을 알게해주는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친구로 어떨때는 동생으로 여겨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치 급한 용무가 있는것처럼 한걸음에 뛰어간 수돗가에는 재복이와 성구가 둘이서 대련 연습을 하고 있었다
야하합
턱턱 타악
'아냐 .. 여기서는 손목을 잡아 돌려야지....!'
'아 지금 .. 하잖아! ... 좀 먼저 배웠다고 되게 뭐라허네! 우 씨'
'너 수리보면 또 잔소리 듣는다! 쫌...!'
재복이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헤헤헤 재복아! 성구야! ...운동들 하는구나! 수리는?'
'왜 넌 또 ... 수리는 왜 찾아? 뭔 일 있어?'
'뭔 일은 뭔일? 껌 딱지가 전봇대 찾는거지 후후'
'에....? 수리 없어?'
지속적인 운동으로 제법 어깨가 넓어진 성구가 능글능글 웃으며 놀리기 시작했다
'수리 어디 갔는데? 형철이가 여기 있다 했는데...'
'수리는 용용이 형이랑 운동한다고 먼저 갔는데 ...아마 산명여대 갔을걸'
'에이 씨 .... 나쁜 놈! 같이 놀자고 하고선...'
'왜? 가 볼려고?'
말없이 돌아서는 문제의 뒤쪽에서 다시 아웅다웅 대는 친구들의 다툼이 이어지고 있었다
산명여대 꼭데기는 올라가기는 힘들지만 한번 힘들여 올라가면 생각보다 한적하고 개방된 공간이 있었다
오가는 사람이 없고 나무로 가려진 구석진 공터는 우선 공기부터 달랐고 밑에보다 불어오는 바람 또한 시원하고 맑았다
수리는 형을 따라 짧은 숨을 뱉어가며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며 호흡을 조절하고 있었다
후후 후후 후훅 훕
공터 한가운데서 연신 제자리 뜀을 하며 주먹을 뻗어보던 충영은 허공을 향해 짧고 빠른 발차기를 하기 시작했고 수리도 뒤를 이어 똑같은 동작으로 발차기를 따라하기 시작했다
충영의 동작은 빠르고 절도있고 가벼운데 반해 수리의 발차기는 빠르지만 어딘지 모르게 날카롭지가 못해 보였다
'다시! 더 끊어 차!'
팡
'다시! 다시!'
팡 팡 팡
정색을하고 자세를 잡아주던 충영이 수리의 발을 막아내며 동작을 멈추게했다
'서 봐라!
발차기는 손의 다섯배 힘으로 가격하는것과 같지만 헛점을 내주고 차는거라 한번 밖에 기회가 없다는 생각으로 차야 한다고 했잖아! 느려!
다시 자신있게 차 봐!'
팡
수리는 눈을 똑바로 뜨고 있는 힘을 다해 발을 하늘로 뻗었다
'아냐! 아니라니까!
우리는 지금 대련 연습을 하는게 아니라 했지?
그건 도장에서나 통하고 애들 송판이나 깨는 발차기야! ... 실전에서는 열이면 열 다 헛힘 쓰는거고 넌 되래 당하고 말아!'
'....'
'다시 봐!'
이야합!
팡
충영은 이번에는 안되겠는지 발차기 한발을 뻗는 순간 동시에 뻗은 발을 거두어 착지하면서 반대 발 무릎으로 가상의 명치를 내질렀다
'봤니? 발을 뻗는 순간 상대 손이 발을 막으려는게 보이면 뻗던 발을 접어 다시 무릎으로 찍을줄 알아야 되는거란 말이다! 실전에서 왕도가 없어....!'
'예 예에 형!'
'녀석 .... 대답은! 다시 차 봐! 니 감을 알면! 가능해! .... 힘조절이 가능해진다는걸 느껴 봐! 다시!
감을 잡아!'
팡 팡 팡
가만 있어도 숨이 탁탁 막히고 땀이 비오듯하는데도 수리는 형의 말을 귀담아 들으며 수도 없이 충영을 따라 발차기를 되풀이 했다
충영이 만들어 놓은 공터는 원래 여 학교안이라 늦은시간이나 낮에는 출입이 불가능한 곳이었다
하지만 충영이 수리를 만나기 전부터 학교 수위 아저씨와의 친분으로 넓고 힘든 교내 순찰을 도와주는 조건과 오랫동안 쌓아온 친분으로 오래전부터 한적하고 구석진 곳에 운동하기 위해 만들어 놓고 운동을 하였던 것이었다
때문에 언덕을 힘들게 올라오는 누나들이 더 이상 올라오기 싫어 관심이 없던 곳이지만 수리에게 충영이 알고있는 운동들을 가르쳐주고 배우기에는 정말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충영은 먼저번 사고 이후 견희대학교 일까지 뒤로 미루며 학교 이외에는 거의 모든 시간을 수리에게 직접 운동을 가르치며 목봉 사용법과 몸의 급소까지 자기가 알고있는 것들을 하나 하나씩 전해주고 몰아치고 있었다
사실 그런 충영의 노력도 있었지만 수리는 또 다시 형에게서 나가란 말을 듣고 싶지도 않았고 한편으론 두려워서라도 죽어라고 배우고 대든 덕분에 놀랄만큼 빠른 속도로 달라지고 성장하고 있었다
아야얍!
팡 파앙! 파앙!
'좋았어! ... 이번처럼 다시!'
팡
수리는 발차기 후 발을 접는 순간 균형을 유지하려면 발 끝으로 착지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되고 스피드가 눈에 보이게 빨라진다는것을 깨닫고는 자유자재로 균형을 유지하며 발을 접을수 있도록 연습을 계속했다
수리는 초등때에는 그렇게 작은 키나 몸이 아니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수리는 반에서 줄을 서게되면 점점 앞에 서게 되었고 형처럼 자기도 남들보다 작다는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기에 수리는 형 말대로 작고 힘이 없는 대신 빠른 스피드와 빠른 눈으로 승부를 걸어야 실전에서 제대로 힘을 쓸 수 있을것이라는 말을 가슴에 깊이 밖아 놓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형처럼 어떤 자세에서 어떤 공격에서도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사실도 깨달았지만 정말 쉽지 않았다
퍽
'ㅇ어 ... 윽! .... 형!'
수리는 갑자기 형의 발길질 한번에 균형을 잃고 옆으로 넘어졌다
'자! 또 간다!'
퍽 퍽 퍽 퍼억!
'케케엑 켁켁켁 크으으으 .... 형!'
'이놈아! 한번 균형이 깨져 중심을 잃었다고 계속 당할래? 빨리 중심을 다시 찾아야지! ...
그 어떤 방법보다 .... 제일 중요 한거야!'
'...아! ... 그...렇네!'
수리가 맞으면서도 충영 말의 중요성을 생각하는 눈치자 충영은 수리에게 하던 발길질을 멈추고 다시 자기 발차기 연습과 목봉 타격 연습을 시작했다
********
'성구야! 자세하게 말해봐?'
수리의 학교생활은 한동안 무척이나 순탄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이 한편으론 불안하고 이상했었다
그러면서도 친구들과 아침이면 수업 전에 만나서 심부름 이야기를 듣고 문제가 있으면 나서서 거들어주는 정도만으로도 친구들과 끼니 걱정 교무금 걱정을 덜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있었다
9시 정각이면 선생님의 수업을 들으며 끊임없이 풀어야하고 외워야하는 프린트물이 보기도 싫을 정도였지만 점차 익숙해져가고 있었고 여기저기서 충동질하는 선배들과 잡음에 대해서는 이제는 아예 신경을 끊고 있던 참이었다
'사실은 .... 먼저번부터 자꾸만 ... 이학년 형들이 ... 우리들 심부름 거리를 자기들이 빼앗아가고 있...는데 ... 애들 말로는 ... 형들이 ... 무서워서 ..아 씨!'
성구는 안되겠는지 화가난 목소리로 정색을 하고 소리높여 말하기 시작했다
'그니까 이학년 짱새끼가 우리 심부름 거리를 채 간다고! 잔 신부름말고 애들 ... 지켜 주는거!
근데 뭐라 말할수도 없고! 대체해 줄 친구도 모자라고 힘도 .... 상대조차 안된다고'
'뭐 우리 친구들 많잖아? 왜 사람이 없어?'
'아 씨! 우리 착한 친구들 말고 ... 양아치들 상대할만한 친구들이 없다고! 너하고 나하고 재복이 말고는 상대할 놈이 누가 있어? 없잖아?'
'아니 그건 아는데 ... 우리는 친구들만 도와주는데 뭐가 ... 동네에 그렇게 양아치들이 많아졌어?'
'아 정말 말귀 못 알아 듣네! 그게 아니고 ...'
'야 성구야! 내가 말할께 ... 가만 있어봐!
형들이 우리처럼 동네에서 애들을 도와주는건 좋은데 애들이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정기적으로 돈을 받아 쓰는 놈들이 있는것 같다는거야!
정기적으로...'
재복은 수리 얼굴을 훔쳐보며 말을 이었다
'그새끼들은 우리가 학교안이나 밖에서 심부름하면서 심부름값을 받는게 선생들 사이에서 알면서도 묵인해주고 있으니까 ... 그걸 가지고 아무말 못할거라는 걸 아는거지!'
'아니 .... 그럼 우리를 걸고 넘어지면서 응근슬쩍 애들 후리고 다니는거네.....!
이학년 대빵이 ... 그건 ... 아닐건데!'
'대빵이 아니고 그 떨거지들인거 같고 ... 대빵도 모를리는 없을.....것 같은데! 모른척 해 주는걸지도 모르겠지만 .... 공식적으로 잔대가리 굴리는건 확실한것 같다!'
'잠깐 ... 그럼 넌 ... 알고 있었었던 거네?'
'.... 응 근데 확실치는 않았어! 모지리가 너한테 말하는걸 보니까 확신이 들었고 ....!'
'.... 뭐가 되었든 ... 우리 친구들 모두 완전 개밥에 도토리 되는거네 ....! 망한거네!'
수리는 등줄기에 소름이 돋는 느낌이 들었다
'후.... 그렇구나!'
수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만일 모든게 사실이라면 수리와 친구들이 지금까지 해오던 일들 모두가 양아치 수작으로 취급 당하는것은 물론 아예 친구들을 도울 방법이 없어지는건 시간 문제였다
'할 수 없지! 할수 없다면 .... 깨버릴 수 밖에...!
친구들 때꺼리 퉁퉁불은 라면 한끼지만 그걸 찍소리 못하고 개한테 줄수는 없어!'
수리는 볼펜을 꺼내 볼펜심을 바닥에 버리고 주머니에 볼펜을 찔러 넣었다
수리 눈이 결심이 선듯 반짝이기 시작했다
'재복아! 부탁인데 지금까지 한 말들 성구랑 같이 어느정도 사실인지 확실하게 알아봐 줘! 공개적으로 했으니 공개적으로 이학년 대빵 ... 친다!'
'뭐? 뭐라는 거야! 넌 쌈질 나서서 ... 안한다메!'
수리 얼굴이 점차 벌개지며 핏발이 솟아 올랐다
'일 이학년 대빵 내가 깨고 통.합.한다!'
스물 두번째 마침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