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아하아암! 수리야 넌 시험 공부 많이 했냐?'
문제는 아침부터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수리에게 다가오며 수리 눈치부터 살피는 품이 수상했다
문제 눈 밑에는 어제도 밤을 샜는지 검다못해 푸르른 빛마저 도는것 같이 보였다
'공부는 .... 무슨! 넌 또 밤 샜냐?'
'....... 잤어! 조금!'
'대단하다! 이 문제! 대단해....!'
수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교과서를 폈다
'그건 그거고 .... 수리야! 낼 시험 끝나면 우리 ... 다 같이 놀러갈래?'
'.... 놀러?'
'응 이번 시험 끝나면 곧 방학이잖아? ... 방학중에는 학교도 못 나오고 ..., 우리 만나서 아무것도 못하는데 그전에 실컷 놀아야지.....! 할말도 있고...!'
'음 ..., 그렇긴 한데! ... 근데 무슨 ... 할 말?'
'그러니까 우리 놀러가자! 수리야 .... 응 수리야아!
그리고 .... 너도 내 말 들어봐야 ...할 껄 ....! 후회하지 말고 헤헤헤 '
'또 ... 무슨 사고를 ... 치려고 그러는지! 아 일단은 시험이나 보고 나서 ... 낼 다시 이야기하자!'
'... 내일이면 늦어! 딱 어디간다 해야지!'
'.... 시험부터 잘봐!'
'낼이면 늦는다니까?''킥킥킥 .... 두고봐라! 가나? 안가나?'
문제는 수리에게 눈을 흘기면서 두고보라는듯이 이죽거리며 자리로 돌아갔다
수리는 다가오는 여름방학 기간중에는 학교 운동장에만 출입이 가능하고 교실을 개방하지 않아서 교실에는 들어갈 수가 없다는 말을 듣고 내심 걱정과 생각이 많아져 시험 자체를 죽쓰고 있었다
잘못하면 형과 약속한 열 손가락 안에 들기가 어려울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수리는 시험 과목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암기과목은 대부분 망했지만 그래도 수학시험과 영어 국어등 암기 과목이 아닌 시험에서 선전을 해서 똔똔을 한 판이라 오늘과 내일 시험에 집중해야 할 형편 이었다
'제기랄! 괜히 .... 방학을 만들어 가지고...!'
방학 동안에 놀 궁리에 시험을 망치는 친구들이 있는 반면에 수리는 방학 동안에 자신과 친구들의 때꺼리가 걱정 때문에 공부에 집중할수가 없었다
'젠장 ... 할말은 또 뭐고! 아 몰라 몰라 ... 에이 씨!'
수리는 다시 책상에 머리를 박고 집중하고 있는 문제의 뒷통수를 바라보려니 짜증이 몰려왔다
'하여간 문제야! 문제! 에이 씨'
첫째 시험이 끝나는 종이 울리고 끝까지 시험지에 몰두하던 나머지 아이들이 답안지를 제출하자 선생님은 답안지를 출석부에 끼우고 교실 밖으로 나갔다
쉬는 시간은 말그대로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난장판이 되었다
그사이를 못참고 싸오지 않아도 되는 도시락을 싸와 태연하게 먹고 있는 친구들도 있었고 시험지 채점부터 점수를 맞추는 범생이들과 다음시간 컨닝을 준비하는 친구와 컨닝을 들키지 않았다고 자랑삼아떠드는 친구까지 쉬는 시간은 진짜 쉬는 시간이 아니었다
하지만 문제는 쉬는 시간이란 생각조차 없는 사람같았다
첫째 시간 시험을 빨리 끝내고 나서는 복도에 나가서 영웅담처럼 떠들고 있는 아이들과는 달리 다음 시간 시험을 위해 준비해 둔 요약 카드를 들고 집중하다가 종소리와 함께 교실로 들어와 똑같은 자세로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카드에 집중할 뿐이었다
수리는 그런 문제를 보며 다음 시간 시험 볼 교과서를 꺼내 들며 속으로 생각했다
'하 .... 대단하네! 이문제 ... 아니 머리도 좋다면서 벌써 며칠째 저러고 있는거야? ... 부럽네!'
수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교과서를 넘기려는데 누군가 문제 어깨를 툭치는 것이 보였다
그래도 문제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자 다시 문제 어깨를 좀 더 세게 치는 것이었다
수리는 교과서를 덮고 문제 쪽을 바라보았다
'왜그래? 할 말 있으면 이따가 시험 끝나고 이야기하자...! 나 지금은 아무것도 신경쓰고 싶지 않아!'
문제는 여전히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
'야 이 문제 너!'
그제서야 문제는 고개를 돌렸다
제법 키가 크고 덩치도 붙어 있어 전혀 동급생같이 보이지 않지만 문제와 공부를 포함한 모든면에서 문제와 선두를 다투는 영민이었다
'왜 그러는데....? 나 바뻐 ... 이따가 보자!'
문제는 인상을 쓰며 시비를 거는 영민이가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누구든 아무리 인상을 쓰고 시비를 걸어도 그런것에 신경쓸 문제아가 이미 아니었다
학교에선 이미 백제중 사건으로 전설처럼 소문나 있기도 하고 서울시내 유일한 일 이학년 통합 대빵으로 유명한 수리뿐만 아니라 자기 말이라면 왠만하면 전부 다 들어주는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너 뭐하는 놈이야?'
'놈? .... 왜 그러는데? 갑자기...'
'그래 놈! 너 아까 시험 컨닝했지? 내가 다 봤어!'
'컨닝? 내가 .... 에이 씨 ... 괜히 시비걸고 그래!'
'그래! 내가 다 봤어! 선생님한테 꼬지를거야 ..... 컨닝했다고 .... ! 치사한 놈!'
문제가 얼굴이 빨개지며 벌떡 일어나 대들듯 영민에게 얼굴을 들이 밀었다
'왜 거짓말하면서 시비를 거는건데? 왜 사기 쳐?'
'그럼 아냐? 컨닝해서 일등하려고 했으면서.....!'
수리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문제에게로 다가 갔다
영민이는 문제만큼이나 모범생에다가 부모님 또한 학교에 자주 들리는 힘 있는 사람이라 수리는 함부로 대할수는 없다는걸 염두에 두고 최대한 젊잖게 말했다
'야 너 왜그래?'
'.....?'
순간 떠들석하던 교실의 시선이 수리에게로 몰렸다
'왜 그러냐고...?'
'이 놈이 컨닝하는거 내가 봐서 ... 확인 하려고...!
....그런다! 왜?'
기 죽지않고 덤비듯 말하려해도 잘되지 않는듯 말꼬리를 내리는 영민을 보고 수리는 어이가 없었다
'아 그러세....요?'
와 하하하
수리의 말에 교실에서 이를 지켜보던 몇명의 친구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영민 역시 더 짜증이 났는지 ...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한층 인상을 쓰며 말했다
'너도 .... 아 그렇지 넌 저 놈이랑 ... 한패지?'
수리는 태연하게 말했다
'놈 놈 하지마라! 진짜 하지 말라고 ...! '
주변이 다시 조용해졌다
'너 지금 저 새끼랑 짜고 나한테 시비 거는거냐?'
'..... 시비?'
수리 눈이 순간 반짝 빛나는 것 같았다
'아 시비는 무슨 ...? 친구들끼리 왜그래?'
문제가 벌써 자기 책상에서 일어나 이쪽으로 오고있는 재복이와 친구들을 보고 수리와 영민 사이에 끼어들은 것이었다
'아 아 잠깐 만! ... 영민아! 너 수리한테 시비건거 아니지? 그지? .... 그럼 내가 만약 컨닝 한거라면 이따가 시험 끝나고 교무실에서 선냉님한테 같이 가서 너랑 같이 답안지 맞춰보면 되잖아! 그지?'
'....... 나 난!'
'에이 .... 내가 만약 컨닝했으면 답안지 보면 너도 나처럼 금방 알게 되잖아? 그지?... 나 이번 시험도 어제처럼 망치면 진짜 완전 ... 망해!'
'.........'
'아까 괜히 .... 무시 한거 아닌데....! 내가 괜히 바빠서 그랬나봐! 헤헤헤헤 .... 그렇게 해주라!'
눈치 빠른 문제는 영민이 왜 시비를 걸고 있는지를 벌써 파악하고 수리가 끼어드는것을 막아선 것이다
'으응 ... 뭐! .... 알지만 뭐! 그렇게 까지는 ...'
영민은 수리 눈치를 살피면서 한발 물러나 멋적게 자기 자리로 돌아가면서 속으로는 앞뒤 생각없이 문제에게 시비를 건 것을 크게 후회하고 있었다
'우 씨.... 되게 세네... 왜 떨리지!'
수리와 친구들이 자기 때문에 문제가 될것 같아지자 사건이 커지기전에 서둘러 수리를 막아선 덕에 사태는 일단락 되었지만 돌아서는 수리의 마음은 영민의 행동이 별로 탐탁지 않았다
수리만 아니면 또 문제처럼 다른 친구에게 트집을 잡을게 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영민은 진짜 놀란듯 잠시 멍하니 앉아 있었다
문제와 수리가 친하다는것은 알고 있었지만 수리와 친구라는 것도 괜히 부럽기도 했고 또 이렇게까지 친할줄은 몰랐다
망친 시험때문에 충동적으로 경쟁자인 문제도 시험을 망치게 할 마음으로 문제에게 시비를 걸었지만 아무리 자기가 선생들에게 인정받는 모범생이라 할지라도 말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던 참이었고 일 이학년 대빵이 된 후 진짜 큰 일 아니면 아무리 친한 친구 사이라도 잘 나서지 않던 수리가 갑자기 끼어드는 바람에 약간은 당황스러웠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눈치 빠르게 끼어든 문제의 말을 듣고는 못 이기는 척 말을 뭉게면서 받아들였던 것이다
'헤헤헤 수리야! 아무것도 아니야! 뭔가 오해가 생긴것 같아...!'
뒤돌아서는 수리 눈이 약간 찌부러졌다
'젠장 ... 괜히 나섰나? 근데 아직도 .... 우리반에'
수리는 살짝 자존심이 상했다
'젠장 .... 그나저나 이번 시험 망하면 안되는데'
멀리서 시작종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아! 끝났다아.....! 으으으~'
문제는 온몸에 힘을 주며 기지개를 펴면서도 벌써 놀러갈 생각에 온몸이 근질근질하는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마지막 역사 시험에 미련이 남는지 혼자서 투덜거리며 마음이 급해져 종례도 하기전에 책가방부터 싸기 시작했다
'에이 씨! 네안데르탈이 역사 선생 아니야? 무슨 역사 문제를 교과서에서 안내고 자기가 쓴 참고서에서 문제를 내....? 에이 씨 ... 순 사기꾼이야!
자기가 과외하는 애들한테만 유리하게 ... 하고선...
치사 왕빤스 ... 네안데르탈 가다가 콱 넘어져라!
에이 씨!'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문제 눈과 몸이 갑자기 바빠지기 시작했다
문제로서는 친구들과 놀러가기 위해서는 수리부터 찾는것이 급선무 였지만 작전을 바꾼것이다
'형철아! 수리 또 어디 갔니?.. 도망은 .. 아닐거고!
... 형철아 우리 수리 꼬셔서 놀러 안갈래?'
'놀러?'
'응 수리한테 미리 초 쳐놨는데 ... 안갈지 모르니까 ... 같이 꼬셔서 창경원에 놀러가자고!'
'창경원? .... 그럼 밥은....?
'그래! 김밥도 사 가지고 ... 먼저번에 봄 소풍도 니네들은 .... 안가고 학교에서 자습 했잖아? ... 가자'
'나는 좋은데 ... 보현이가 ... 같이 가야하는데...'
'보현이...? 음 그럼 보현이도 같이갈까?'
안돼! 그게 아니고 .... 보현이는 지금도 약 먹고 있어서 무리하면 안되는데 ..., 약 먹고 쉬어야 하는데
... 시험을 안보면 유급한다고 해서 ... 그래서 집에 가야 하거든 ....!'
형철이는 말꼬리를 내리면서도 무척이나 같이 가고 싶어하는 눈치가 보였다
눈치 빠른 문제는 형철이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그럼 보현이는 다음에 병 나으면 같이 가고 이따가 나랑 같이 김밥 사러 갈때 같이 가자!... 넌 보현이 데려다 주고 난 집에 갔다가 만나면 되지!'
'... 그래도 될까....? 보현이도 가고 싶을텐데 ...!'
'아이 씨! 그럼 어쩌라고....? ... 보현이는 가면 안된다며?'
'.... 그럼 보현이는 다음에 .... 꼭 같이 가는거다!'
'그래! ...., 그럼 넌 된거다? 약속한거다!'
'재복아아~~ '
문제의 이번 목표물은 재복이었다
'... 또 왜그래 ....? 징그럽게 ... 무섭다 야!'
'재복아 있잖아...! 우리 친구들이랑 창경원에 놀러가자! 응 ... 형철이랑 웅수는 가기로 했는데 ... 너랑 성구만 간다고하면 ... 수리는 ... 꼼짝마라 야! 헤헤헤 '
'또 무슨 사고를 치려고 이 설레발이냐 ...?'
'먼저번에 형철이랑 수리랑 몇명이 봄소풍 못 갔잖아? 치사하게 우리끼리만 가고 ... 그러니까!'
'... 아 ... 뭐 그때는 어쩔수... 없었잖아!'
문제는 재복이가 친구들과 같이 있지 못하고 소풍을 갔던 재복의 아픈곳을 살살 찌르며 설득했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끼리 같이 가자고 ...! 성구만 좋다면 내가 종례 끝나고 바로 분식집에서 김밥이랑 사이다랑 좀 사서 준비할게 ...!'
'수리가... 갈려고 할까?'
'그러니까 ... 김밥 아까워서라도 ... 가게 꼬셔야지!
안그래? ... 돈은 우리가 모은 돈으로 충분해...!
가자아~ 재복아'
'우 씨 나도 가고는 .... 싶은데 ....!'
'그럼 됬네 헤헤헤... 그럼 난 무조건 준비한다!'
문제는 재복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냅다 교실밖으로 도망쳐 나갔다
'어...야 야 야 이문제! ... 하 또 저거한테 역였네!'
'차려 경례!'
반장의 구령소리는 어느때보다 힘이 넘쳤다
'시험들 잘 쳤어?'
'예'
'잘치기는 자식들 ... 시험지만 잘 봤겠지!'
와하하하
'청소 당번은 땡땡이 치지말고 ... 검사 맡고 가라!
쓸데없이 쏴 돌아다니지 말고! 알았어?'
'네 알았습니다'
'차렷 경...'
'아 됐고....! 반장은 교실에서 채점 준비하고...'
문제는 반장에게 손을 흔들며 책가방을 들쳐 메고 형철이 쪽으로 잽싸게 돌아섰다
'아 씨 아직 가방도 안쌌어? ... 아 보현이 ... 미안!'
문제는 형철이 책상에 아직 필기구가 있는 것을 보고 짜증을 내려다가 다가오는 보현이를 보자 사태가 파악 되었다
보현이는 풀이 죽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문제는 잘못한것도 없이 괜히 미안해졌다
'... 니들 창경원 ...,놀러 간다며?'
'어 어엉 그래...너도 가면 좋은데....!'
'... 난 ...다음에 ... 다 나으면 ... 데려가 줘...'
보현이는 거의 울것 같은 얼굴이었지만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혀 형철아 그냥 가... 나 혼자 집에 가도 돼!'
'에이 그게 되는 말이냐?... 집에 같이 간다음에 가도 됀다고 했어...그지? 문제야!'
'그래 그래 ...!'
문제는 완강하게 손을 내저으면서도 형철이 가방을 끌어 당기고 있었다
'에이 씨 ... 그냥 난 ... 빠질까...?'
집으로가는 내내 형철의 발걸음이 무거웠지만 애써 웃음짓는 보현의 고집으로 형철은 보현이 집앞에서 어정쩡하게 헤어지고 문제와 만나기로 약속한 분식집으로 향했다
창경원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매표소 앞에는 사람들로 붐벼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대부분의 학교가 시험이 끝나는 날이기도 했고 연애하는 사람들과 시골서 서울구경하러 올라오신 어르신들로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던 것이다
뙤약볕 아래 입장권을 사는 자체가 고역이었지만 수리도 신기하게 조금도 지겹거나 싫지가 않았다
학교를 들어가고나서 아니 태어나서 난생 처음으로 소풍을 나와서 그런지 수리는 사람들 보는것 만으로도 이미 재미있고 신기했다
'이것들 도대체 여기 알기는 하는거야? 왜 안와?'
재복이가 사람들에 치이면서도 불안한지 자꾸만 길 건너 서울대 정류장쪽을 살피며 투덜 거렸다
'이러다가 그냥 ... 집에가는거 아냐 ...!'
'그럼 안돼 ... 입장권도 벌써 다 샀단 말이야...'
'... 기다려 봐 ... 문제가 있으니까 ...길 잃지는 ...'
'아 저기온다! 야 문제야! 형철아! 여기야 여기'
성구가 손을 번쩍들고 흔들며 큰소리로 문제에게 껑충껑충 뛰며 신호를 보냈다
'왜 이리 늦었냐? 아후 ... 좌우간 너는 으이그'
가쁜 숨을 내 뱉는 문제는 자기만한 커다란 배낭을 메고 있었다
'에이 씨 ... 버스가 ... 재복아! 입장권 샀어?'
문제는 마음이 급한듯 쉬지도 않고 재복에게 입장권부터 찾았다
'우 씨 저게 또 ... 에이 오늘은 봐 줬다! 가자!'
'우와! 저거 진짜 코끼리 맞나보네? 우와아 씨 ... 코로 다 받아 먹어 .... ! ... 저 다리 좀 봐! 우와 ...
우와 와 진짜 코끼리 비스켓이네!'
'야 슄키야 좀... 촌스럽게! 창피해 죽겠네!'
'그려 나 촌놈이라 코끼리 첨 본다 왜?'
'나도 ... 처음 봐....! 진 짜 .... 신기하다'
'야 밀지마! ... 저 털 좀 봐! 우와 ~'
성구를 비롯해 코끼리를 처음 보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었고 수리도 마찬가지 였지만 안그런척 하면서도 신기한듯 토끼 눈으로 연신 코끼리 코를 흘낏 흘낏 훔쳐보고 있었다
'헤헤헤 거봐! 신기하지? 놀러오기 잘했지?'
문제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친구들에게 자랑하듯 말하면서도 친구들을 챙겼다
'다음에 기린 보러가자! 이쪽 ... 웅수야! 이쪽...!'
사실 문제는 친구들 중에서 나이가 두살이나 어린데도 머리가 뛰어나게 좋은것도 있었지만 여러모로 친구들을 생각해주고 챙기는 면에서는 제일 형같은 구석이 있었다
얼마전 벚꽃이 한창인 창경원에 봄소풍을 수리와 몇몇 친구들을 학교에 남겨두고 왔던게 맘에 남아서 작심하고 친구들을 데려온 것이었다
'야! 오늘은 그래도 사람이 적어서 좋네! 헤헤헤
저번에는 사람이 많아서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홍시가 하도 참견을 해서 재미 하나도 없었어!
... 우리 오늘 장기 자랑도 할거다! 다들 준비해!'
'장기자랑.....?'
'야 무슨 ...니 맘대로 ... 장기 자랑은 ... 창피하게! 까불지 말고 .... 할거면 ... 너 혼자해'
'우 씨 ... 그럼 이따 김밥이랑 사이다 안준다!
그리고 이따 구름다리 타고 종묘도 ... 시간이 안되겠지! 좌우간 내말 안들으면 ....안데려 간다!'
문제는 정색을하며 고집을 부렸지만 친구들 누구하나 문제가 미워 보이지 않았다
' ... 노래자랑처럼 상품이 있어야 하는데...'
웅수는 싫지 않은지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였다
'그래..,, 기분이다! 문제아 니가 오늘은 왕허여!'
'으이그 모지리야!..... 그저 먹는 거라면 ... 으이그 왕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재복이와 성구는 여전히 아웅다웅 했다
그러면서도 재복이는 문제 배낭이 눈에 걸렸는지 문제 배낭을 들어주려 배낭으로 손을 뻗었다
'가방 이리 줘 .... 인제 내가 들어줄께!'
'아냐 아냐! 빨리 딴데도 가야 돼... 이러다 형철이 같은 큰 곰은 고사하고 호랑이도 못 본다! ..... 니들! 헤헤헤'
문제는 재복에게 손사래를 치며 구경 시작도 전에 넋이 빠진 친구들을 야무지게 재촉했다
'야 다들 왕 말들어! 난 ... 누가 뭐래도 오늘은 크~ 문제가 왕이다! 흐흐흐 '
'음 ... 근데 니들 .... 배 안고프냐? 난 배고픈데...!'
문제는 기분이 좋아져 친구들을 재촉하다 말고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친구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야 니들 문제 배고프단다! 먼저 밥 먹고 ... 놀자'
'... 그래 ... 근데 ... 그래도 난 독수리랑 공작새랑홍학 구경부터 해도 ...되는데 ....이따 먹어도...!'
웅수는 생전 처음보는 동물들이 무척이나 신기한듯 더 보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생전 처음 가는 소풍에 설레는 마음으로 동물원에 관해서 여기저기 귀동냥을 한 모양이었다
'아녀 웅수야 ... 우리는 한두끼 굶어도 까딱 마이싱이지만 문제는 ... 우리랑 달ㄹ... 그냥 밥부터 먹자
... 오늘은 문제가 왕 이잖아 ...'
'그래 그러자! 문제야 니가 ... 여기 자주 와봤으니까 앞장서! 밥부터 먹자 .... 홍학은 ... 이따 보고!'
수리는 웅수를 달래듯 토닥이면서 한편으로는 문제를 추켜 세워주며 앞장 섰다
점심 시간을 훌적 넘긴 시간 이었지만 배고픈줄 모르고 처음 본 코끼리에 빠진 친구들이 신기했지만 문제는 구슬땀을 흘리면서도 얼굴에 함박 웃음 꽃이 활짝 피어나고 있었다
'수리야! 이쪽 이쪽 ... 헤헤헤'
'저거는 누가 껌딱지 아니랄까봐!.... 맨날 수리만'
'아 냅둬! 그래도 지금은 문제가 ... 최고여!'
'야 암대서나 먹자! 이제 ...배고프다!'
말없이 문제 뒤를 따라가는 수리 귀에 형철의 배꼽시계가 계속 꼬르륵 꼬르륵 신호를 보내고 있었고 수리는 문제 등의 배낭에 계속해서 눈이 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피식 웃음이 솟아나고 있었다
'야 문제야 나 배고파 ... 뒤지겠다!'
'오~ 이 수리! .... 크크크'
스물 네번째 마침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