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技
딱 30개월만에 수리라는 그림을 다시 그립니다
아직도 눈속에서는 아지랭이가 떠 있어 아직 책을 들어 한시간을 넘길수 없는데 실제로 그림을 못 그린 거의 삼년 넘는 기간동안 많은 문우들이 멀어져 가는것을 보고 실망감이 먼저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이젠 연연하거나 숫자는 의미가 없다는걸 깨달았기도 하고요
브런치를 하면서 처음 맘 먹은대로 구독자 천분은 초과 달성해봤으니 됬고, 언젠가는 수리 이야기 마무리, 시 냄새 나는 그림중 딱 30개 내가 아끼는 그림만 골라 내가 내손으로 시집으로 만들고, 직장인인 내 여식들을 위해 순간순간 적어내고 직장인 청춘들을 위한 그림들 마무리 하고나면 절필후 독자로만 남고 싶은 욕심이 결국은 글 그림 모두 30분 이상 막고 책마저 통제하고 있는 엄한(?) 우리 딸들에게 하루 한시간씩만 그림 그리는것을 허락 받고 다시 이어 나가려 합니다 (안되더라도 실행을 안하면 그건 진짜 아무것도 아닌 생각만이니까 한가지라도 마무리를 해야 한다는 바보라 그냥 해야 맞는것 같아서 .... )
다만 예전에도 그랬지만 한번 쓴 글은 다시 고치면 그 그림을 그릴때의 느낌이 변할것 같다는 생각은 여전한데 눈까지 아직 그래서 맞춤법등 여러가지가 예전보다도 더 조잡할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이해를 바라기 보다는 안타깝지만 필력이 짧아 공감이 안된다 하더라도 그래도 해야할 것 같고
그 정답은 제가 그리려는 그림이 말해 주겠지요
언제까지 쓰고 있을지 모르고 사실 자신도 없지만 그냥 할수 있을때까지 열심히 머리속 그림을 이 커다란 캔버스에 옮기는 일만 집중하려 합니다
26.
'바둑을 가르쳐 달라고?....'
'형 형한테 바둑 말고도 ... ! 경렬이 형이 그러는데 형이 .... 우리처럼 뺑뺑이 말고 진짜 시험쳐서 들어온 경봉 고등학교 공식 넘버원이고 대학생 형들도 쌈 싸먹는 실력자라고 들었습니다 ...' '그래서!'
'경렬이가 .... ?'
'네 경렬이 형이 .... 제가 파출소 옆 만화가게에서 일 봐주고 있거든요'
'..... 그럼 .... 나도 이미 봤겠네?'
'네 ... 낮이 익어서 저는 좀 ... 자세히는 모릅니다'
'...... 가라! 머리 쥐 난다'
'형 제가 정말 바둑 배워야 합니다!
갈켜 주세요 예'
' ..... '
'형 제가 바둑 배워야 친구들 안 굶어요 예~ 형 형'
'경렬이 새끼 혀 뽑혀야 갈래? 그냥 갈래? 아니면 너도 ..... 그냥 가라!
이제 중삐리도 하얀 중삐리가 무슨 바둑이냐?
그럴 시간이면 가서 책이나 읽던가 자빠져 자던가 해!'
'혀엉~'
'제기랄! 말들어 새끼야 ! ..........
그리고 니가 뭔데 밥 굶는 친구를 생각 해 ... 같지않게 .... 가서 엄마가 주는 따신밥이나 먹어
나도 지금 머리 쥐나 '
'형! 진짜 방학이라 .... 내 친구들 하루종일 진짜 굶어요...
그리고 난 엄마도 .... 없어요 '
하던 일을 멈추고 경수는 가만히 안경을 끌어 올리며 흥분한 감정을 가라 앉히려 했다
그리고는 고개를 천천히 돌려 수리를 머리 끝부터 뜯어 보기 시작했다
빡빡 깍은 머리에 삐짝 골은듯한 얼굴에 마른 버짐이 유난히 하야 보였지만 순진해 보이는 큰눈이 유난히 커 보이는 아이가 그앞에 서 있었다
밝아 보였지만 순간 순간 반짝 반짝 빛나고 있는 눈속엔 알지모를 섬뜩한 눈빛이 날카로움과 슬픈 눈을 숨기고 있는 아이 같기도 했다
'너 뭐냐? 충영인 집도 절도 없는ㄷ ... 그럼 너도'
'예! 저는 충영이 형 동생 수리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수리는 넙죽 절하며 말했다
'!!!!'
'저 충영이 형이랑 저기 경봉고등학교 샛길 옆에서 같이 살고요 요샌 학교도 이젠 빠지지 않고 다니고 있고 친구들이랑 돈도 제법 벌어요'
'충영이 맞지? ... 청량리 병원서 밤 일... 충영이 ... 맞지?'
'예 형 충영이 형 잘 알아요?'
' .... 모른다! 그냥 같은 처지고 비슷하게 산다는거 말고는 잘 모른다
근데 .... 그럼 니가 충영이랑 같이 살면서 애들 밥 사 먹이고 그 밤 일 .... 돕는다는 그 미친 간 큰놈이 있다더니 그 꼴통이 너냐?'
'예 ... 꼴통은 아니고요 ㅋㅋ 무튼 수리는 맞아요'
'미친새끼 오지랖은 .... 꺼져! 가라!'
'형 ... 내말좀 들어 ....'
경수는 왠지모를 화가 다시 치밀어 오르는 기분이 들어 읽고 있던 책을 바닥에 패데기 치며 돌아섰다
'아! 나 쪽 팔리게 .... 하아 씨발! 욕나오게 만드네 좃만은 새끼가 정말! 어우 정말! .... 되지도 않는게 하아~
난 나 살기도 머리 터지고 혀 깨물고 죽어라 죽어라 도둑질 해야 그 지랄 같은 돈 벌어야 학교도 졸업하니까 그만! 그만! 어휴 .... 씨발!
내가 왜 니한테 이 말을 하는지 모르겠고 니 인생도 알바 아니지만 야밤에 시체나 공동묘지 땅 파 묻고 먹고 사는 충영이란 새끼 생각나서 .... 어휴!
그 새끼처럼 죽자고 살고 싶어서 이 지랄을 하고 있기 때문에 ... 하는 말이니까 .... 가라! 제발'
'....'
'제기랄'
경수는 말하면서 스스로 자기 말에 설움이 올라 복 받치는지 평소 침착하고 냉정한 그와는 다르게 점차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당황한 소리는 손사래를 치며 급히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어 형 .... 갈게요!'
'근데요 형! ... 충영이 형이 그랬어요'
수리는 고개를 처들며 진심어린 눈으로 경수를 바라보며 천천히 고개를 숙이고 말하기 시작했다
'내 잘못 아니라고요 ... 이젠 더 이상 동네 양아치 아니니까 양아치 노릇 안해도 된다고요
형처럼 죽고 살기로 살아서 운동도하고 공부도하고 스스로 살아 남을 힘을 기르라고 했어요
누가 뭐래도 당당하게 살아 남으려면 사람 죽이는 일 말고는 다 해도 양아치처럼 살지는 말라고요 .... 무서워 하지도 말고요
그래서요 형!
내 친구들도 양아치 처럼 삥 뜯게 안하려고 그러는 거예요 ... 형 미안합니다!'
'아! 그새끼 끝까지'
'가! 이새끼야 .... 정말 쪽 팔리게'
'수리야 뭔 생각을 그렇게 허여?
머리 쥐나게 뭘 생각하능지 물러도 고렇고름 생각해봤자 배지만 고파져
긍께 생각 고만하고 짱꾀 배달이나 허러 가자 ... 애들헌티 미안혀도 먼저 살고 봐야제'
'.....'
'아! 그새끼 ... 그렇잖아도 울고 싶은데 '
'오메 뭔일인디 니가 욕을 다한디야... 알았어 알았다고
오메 오메 무시라 ... 근디 또 또 꿀 잡순거 보니께 무신 일 날깐 갑다 으이그 아주 꿀을 처발라 드시고 계시네'
'....'
수리는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을 찾을수가 없었다
아무리 돈을 저금해 놓았다고 해도 애들 코묻은 돈이라 한창 먹는 배 곯은 아이들에게는 며칠 견디지 못하고 바닥을 드러낼 판이라 그 생각만하면 미치고 팔딱 뛸 노릇이었고 애들 한테 주는 달밥을 중지하고 우리라도 먼저 살고 애들은 나중에 도와 주자는 재복이나 성구에게도 좀처럼 보기 드물게 얼굴에 핏대를 세우며 친구들에게 악다구니를 썻었다
하루 한끼 밥도 못 먹으면 또 삥이나 뜯는 양아치 친구들 보게 될거고 양아치 친구가 친구니까 우리들도 양아치 되는거라고 고집을 피웠기 때문에라도 자존심이 허락치 않았다
분식집 이모가 모른척 아무소리 없이 계속 밥을 준다고해도 이모가 있어야 적은 돈으로 나 뿐만 아니라 친구들 다도 아니고 진짜 벌방에서 사는 놈들과 끼니를 걱정하지 않고 살고 또 그러기 위해서는 이모에게 적어도 쌀값이라도 드려야하기 때문에 찾은 해결 방법이 여지없이 깨지고 닭쫒던 개처럼 할일이 없는 자신이 미워졌기 때문이기도 했다
더우기 바둑이나 카드를 배운다고 하루 아침에 꾼이 되는것도 아니라는 경렬이 형의 말 또한 틀린 말이 아니라는 생각 들기에 더했다
아무런 해결 방법이 없었다
수리는 답답한듯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성구야 나 나갔다 올게
경렬이 형오면 니가 잘 말해 내 대신 자리 지키고 있는거라고 하고 ... 짱꾀 하나 시켜먹고 있어 ...... 삥 호리 치지말고 ...'
'정말 정말 그럼 그럼 내가 집 하나는 잘 지켜가가 아니라 망가방 ㅋㅋㅋㅋ 걱정 붙들어 매셔
근데 짜장면은 곱배기 시키면 안되지?
아 안되는구나 ... 안다 알어'
수리는 들은척도 하지않고 밖으로 향했다
뒤에서는 배가 고픈지 성구의 구성진 각설이가 흥얼대고 있었지만 괜시리 수리는 화가 나기 시작해 소리를 질렀다
'야! 조용히하고 있어 그게 니가 부를 노래냐
뭘 봐 보긴 ... 거지도 아니고 ...'
들은척도 안한 성구의 각설이 타령이 점점 작아지고 있었지만 수리는 괜히 눈물이 났다
'쪼다 같은게 ...'
일자나 한자 들고나 보니
일월이 송송 해송송 밤중에 샛별 완연하네~
하늘 빠딱 쳐다보니 북두칠성이 돌아갔너
어절시구 시구시구 잘이한다
품바나 품바나 자리한다
이자나 한장 들고나 보니
진주기생 의암이는 우리나라를 섬길라꼬 왜장청청
목을 안고 기주 나가 .....
어절시구
품바나 품바나 자리한다
삼자나 한장 들고나 보니 삼동가리 늘어졌는더 팔도어사 오신다고 오색 등촉 밝히기가 바빴너 어절시구 시구시구 잘한다
수리는 막상 나오기는 했지만 갈곳이 없었다
괜히 나왔나 싶기도 하고 주책없는 뱃고동은 길고 길게도 꾸르륵 거리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괜히 쪼다쉭키 때문에'
순간 수리는 할메 생각이 났다
배고플때마다 어려울때마다 돈도 없이 훔처먹듯 달아나고 다시와도 모른척 밥주던 할메가 얼마전 고려병원 뒷쪽 신축 공사장에 함바집 이동해 장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고 인사하러 가야지 하고 차일 피일 미루다 까맣게 잊고 있었던 생각이 난것이다
이참에 미친척 가서 십장님 바지 가랭이 잡고 잡부 일당이나 벌자는 생각이 고개를 드는 순간 다시는 이쪽에 대가리 비추지도 말라고 욕지거리 하던 할메가 죽일듯이 치대겠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발걸음이 빠르게 고려병원 쪽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점심때가 가까웠지만 새벽 일때문에 일찍 점심을 먹는 노무자들 때문인지 함바집 할메와 주방 이모 역시 이제 막 닥쳐올 인부들 준비로 누가 들어 오는지 쳐다 보지도 못하고 한창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할메 할메~ 할알메~
나왔어요 ㅋㅋ ... 여전하시네 ~~~
배고파서 밥 좀 얻어 먹으려고 왔어요'
'....'
놀란듯 하던 일을 멈추고 돌아보던 할메는 아무 말없이 다시 돌아서서 반찬을 옮겨 담기에 열중해 말 붙이기가 민망할 정도로 말이 없었다
'사장님 ... 누구예요'
'.....'
'할메 .... 아직도 둘이서 해? 지독하다 지독해 ... 이것들 따로 따로 하나씩 탁자로 옮기면 되나
예전처럼 하면 되지?'
' .....'
처음보는 주방 이모는 할메와 수리를 번갈아보며 영문을 몰라 했지만 이내 관심이 없는지 바빠서 그런지 자기 하던 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할메 화났어? 오랜만에 왔는데 나 그냥 가?'
'.... 이런 베라 먹을놈 ... 여기 다신 오지말고 그래도 사람같이 살고 죽었다하고 말 잘 들으면서 그사람 하라는데로 공부 편하게 하며 잘 살라 하니까? ... 그새를 못 참고 쫒겨났니?
이 베라먹을 놈아'
'어어 할메 아냐 아냐 ... '
수리는 급하게 피하며 손사래를 쳤다
' 할메보러 온거야 ... 쫒겨난거는 더 아니고 나 학교 한번도 안빠지고 다녀 진짜야 돈도 벌고 운동도 죽어라 배우고 형이 충영이 형이 뭐든 다해줘 진짜야'
'.....'
'오랜만에 할메 보고도 싶고 근처에 왔다는 말 듣고 할메밥 얻어 먹으려 온거라니까!'
수리는 숨넘어갈듯이 빠르게 할메에게 이야기 했다
'.... 정말 ... 이ㅈ'
'응 진짜 방학이라 이제 온거라니까'
수리는 자기도 모르게 편하게 말하는게 웃겼다 '십장님한테 말해 방학동안 일해 돈도 좀 벌어서 형도 좀 돕고 ... 와 근데 진짜 할메는 늙지도 않아
와 정말 완전 패 죽일 심산이네 ㅋㅋ '
'..... 빨리도 왔다 나쁜 놈! ...
이거나 탁자에 하나씩 갇다 놔 가운데 자리 냄기고'
'예예 ㅋㅋ 아휴 저놈의 잔소리는 아직도 ㅋㅋ
이모가 내대신 죽을맛 이겠다 ㅋㅋ
근데 생각보다 공사장이 작진 않네 몇채 짓는거야?
땅 파는거 보니까 덩어리가 큰거 하나는 아니라도 뻐덩니 두개는 되겠는데 ... 맞지 맞지 그지?'
수리는 배고품도 잊고 계속 신난듯 아는척을 하며 반찬그릇을 옮기며 연신 멸치볶음을 손가락으로 집어 먹으며 손자가 할메 보채듯 떠들고 있었다
'야! 이놈아 손가락으로 더럽게 ... 그렇게 다 처 먹으면 두번 일해야 해 이놈아 ... 아 그만 찝적 거리고 이따가 양것 먹어 ... 갈때 싸줄거니까'
'예예 그래도 오랫만에 죽이네 ㅋ'
'썩을놈 .....'
할메는 욕지거리를 하면서도 그런 수리의 모습에 돌아서 한숨을 내쉬며 눈물을 찍어내고 있었다
성질날때면 혼자 말을 하는것이라고 소리는 알고 있었지만 소리는 왠지 할메가 욕이나 미운정 타령 이야기 할때가 정말 할머니 같아 좋았었다
소리는 할매 흉내를 내며 들으라 종알대면서도 연신 멸치를 집어 먹으며 바쁘게 움직였다
' 내새끼도 아닌데 ... 쓸데없는 정은 붙어 가지고
그래도! 저놈의 새끼가 아직도 ... 짜! 이놈아
물 켜 ...'
둘의 대화가 재미있는지 주방이모는 연신 싱긋이 웃으면서도 신기한듯 할메를 처다보다 웃다하며 말했다
'별일이래 ... '
함바집은 대형으로하면 할메 혼자 어렵지만 하고 싶다고 하는것도 아니어서 의외로 까다로운 구석이 있었다
큰 공사장은 공사판 규모에 따라 하는것 다르고 계약도 그렇고 걸리는것이 많아 할메는 공사판을 돌아 다니며 안면을 트며 인부는 물론 시공업자들 입맛에 맞는 넉넉한 인심으로 눈에들어 공사장을 따라 다니며 작아도 알찬 함바집을 하고 있었다
자리가 없으면 공사장 한쪽을 밀어 어떻게든 자리를 만들어 주며 함바집을 운영한다고 인부들 사이에서는 할메가 시공자 회사와 무슨 연관이 있다고도 했었다
수리가 보기에도 30원 짜리 라면에 공기밥까지 주는 식당을 보지 못했고 더군다나 몇그릇이고 더 달라하면 그릇 깨지게 담아주고 이거 다 쳐먹고 죽어라 하는데도 사람들이 좋다고 끽끽대는것이 신기하게 생각했었다
'야! 이놈아 오늘은 오징어 볶음이라 대접 달라는 사람들 많으니까 대접 좀 끄내놔 ... 국자랑 집게도 하나씩 놓고 빠지지 않았나도 보고'
'예 예~ 십장니임 '
'근데 대접? 어떤거요? ... 이모 대접 어딨어요'
주방 이모는 바빠서 정신이 없는지 대답이 없었다
'국대접 말고 뒷창고에 스뎅 대접 ... 스뎅이라 무겁고 허리 아퍼서 못 꺼내서 안쓰는데 ... 지덜이 꺼내 먹어으면 모를까 .... 기왕 너도 왔으니까 한 번 더 닦아 놓고 끄내서 쓰라고 .. 보면 끄내 쓰것지'
'... 할메 늙었나보네 ㅋㅋ 욕할때는 완전 십장이야 십장 근데 허리 아프다고 ㅋㅋㅋㅋ
십장 아제가 놀라 .... 십장 빰친다고 ㅋㅋ'
수리는 할메를 놀리면서도 함바 창고를 이미 알고 있다는듯 능숙하게 구석에 있는 쪽문을 열고 뒷쪽으로 빠져 나가며 왠지 모를 걱정이 생기기 시작했다
'에이 씨 노인네 괜히 아프다고 해 가지고 ... '
수리는 혼잣말로 투덜거리며 스텐 그릇들을 가지고 와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아 그릇들을 닦으며 엿생각에 노래를 흥얼 거리기 시작했다
베사메 베사메 무쵸~~~ 야
고요한 그날밤 리라꽃 지던밤에
베사메 베사메 무쵸~~
리라꼬...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는듯 싶어 고개를 드니 이내 담배를 꼰아 물고 장갑을 탁탁 털어가며 인부들이 하나둘 몰려들기 시작했다
'담배들 꺼 야 .... 저녁꺼리도 아닌데 벌써 무신 담배질들이여 밥 먼저 먹고 나가서들 혀
얼릉'
'예 예~ 대장님 ㅎㅎ 다들 담배 꺼라 ... 안그럼 국물도 없으니까 ㅎㅎ'
팀으로 옮겨 다니고 해서 아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수리도 낮익은 사람들이 많아 아는척하는 사람들도 수리 노래를 들어서 아는지 하나둘 아는척을 했다
'아니 근데 어느 놈이 내 18번 훔쳐 부른거야?
어 저거 꼴통 아냐? 꼴통 맞는데 ... '
'안녕하세요'
'맞네 맞아 꼴통 .. 훤해 졌는데 ... 어쩐일이냐?'
'할메하고 십장님한테 인사하려고 들렸어요'
'... 그래 ... 그래야지 넌 그래야 사람이지! 암
아니 잠깐 ... 저 꼴통 또 뗑깡 피러 온거 아냐?'
'....'
'아 이저씨는 ... 내가 무슨 뗑깡을 펴요...'
'아닌데! ... 수상한데~?'
'아 객적은 소리들 말고 빨리들 앉아서 먹고 나가 그래야 다음 사람들 와서 먹지 ... 수리야 넌 이것들 가지고 다니면서 없는데 더 나줘라'
'응 할메는 오징어나 더 볶아 둬 너무 많이씩 담아 모지랄거 같어 '
'알았다 이눔아 그래도 먹은놈이 똥 싸는거야 ...
넉넉히 담아줘 ...
다 같이 한그릇에 같이 덜어서 나눠 먹어도 남으면 남았지 그냥 버리는 사람 하나도 읎다'
'이놈 아니고 수리 수리 이소리 ... 맨날 이놈이래'
도심지라 그런지 장소가 작아 20명 남짓 일차로 먹고 나가자 할메 잔소리가 적어지고 반찬을 놓은 커다란 오봉을 든 할메 손이 서커스처럼 먹고남은 더럽혀진것은 설겉이 다라이 속에 통채로 집어넣고 오봉을 옮겨가며 남은 반찬에 반찬을 더 담으며 요술처럼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리는 자기도 모르게 다라이 통을 끌고 다니며 할메 뒤를 쫒기 시작했다
'수리야 이제 그만하고 저거 여기다 옮기고 니가 반찬 오봉 들고 반찬 담아라
나는 설겉이 다라이 밖에 내놓고 또 사람들 오기전에 준비하게 ...'
'할메 설겉이는? 그릇이랑 숟가락 닦아논거는 더 있어?'
'있으니까 해 먹지 ... 설겉이는 나중에 그래도 니놈이 있으니까 한결 수월하네 ...'
'이놈 아니고 수리 수리 수리 마수리 이소리 '
'싱건놈 ... 얼릉혀 '
'이거 누구야 수리 아니냐'
'예 안녕하세요 ... 이..인사하러 갈려고 했는데 ...
방학이라 할메랑 십장님께 인사하러 왔어요'
'그래 잘왔다 ... 이제는 싸우고 다니지 않냐? .... 어쭈 이제 제법 사내새끼 냄새가 나는구나
그래 잘왔다 ... 요새는 나쁜짓 안하지?'
'에이 십장님은 괜히'
'수리야 뭐해 인사는 나중에 하고 얼른 식사들 하게 해드려 시장들 하시다'
'예... 십장님 이따가 다시 뵈러 갈게요
여기 있다가 늦게 가던가 자고 가던가 할거예요'
'그래라 할메랑 놀다가 자고 가거라 ... 할메가 니 놈 무척이나 기다리고 있었다 ...'
'... 죄송해요'
그때 입구쪽을 보던 십장님은 말을 끊고 손짓을 해대기 시작했다
'어이! 장박사 여기 여기 일루와 ... 일루 와'
순간 수리는 놀라 두눈을 의심했지만 장갑을 벗으며 식당안으로 들어서는 경수도 절묘하게 마주친 눈 맞춤 때문인지 흠칫 놀라서 멈춰 섰다가 머뭇 거리며 엉거주춤 다가오고 있었다
'어 형 ~~ 경수 형! .... '
스물 여섯번째 마침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