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技4 - 형의 놀이터
29.
'하 ..... 그 넘 참! 그런건 또 빠르네 하ㅇ!
........ 그나저나 잘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공사판 야방이 묵는 자재 창고의 희미한 전기불은 해넘이부터 해맞이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꺼지지 않는 전기불이라 소문이난지 오래였고 인부들 사이에서는 도깨비 불이라고 자기들끼리 우스개 소리도 들렸지만 대부분의 나이가 들은 사람들은 농반 진반으로 부러워 하면서도 자기 자식들과 비교하며 한탄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면서도 서로 챙겨주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모른척 쉬운 잡일을 골라 주기도 하고 있었다
어떤 아재는 자기 자식 공부를 도와달라는 사람도 있었지만 과외 공부비를 알고들 있고 자기 앞가림도 힘든 어린 고학생이란걸 알기에 섣불리 말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하지만 경수는 뭐가 달라도 달랐다
일찍부터 남의 눈치 밥을 먹은 탓에 일찍 철이 들어 나서지 않는 성격 조차 남의 눈에는 겸손해 보이기 까지 했고 초지일관 책을 손에서 놓지 않으면서도 모르는 척 짬을 내 아제들과 장기 바둑을 두어주며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형! 형은 왜 과외 안해?
형 실력이면 여기 저기서 입주 과외 하자고 할텐데 ....
형이 맘먹고 하자고만 들면 편히 돈벌수 있는데 ...'
'..... 하 그놈 참 .... 또 시작이네....
아 조용히 공부 안해!'
'아 공부해 ... 공부 한다고 ...'
수리는 그날 이후 충영이 형한테 자초지종을 말해 자기 생각을 말하자 충영이도 경수를 이미 알고 있었던지 흔쾌히 허락을 하면서도 따질건 따지고 잘 잘못을 확인하고 나서 조건 하나를 달았었다
'수리야!'
'응 ~ 형 왜?'
'너 나랑 같이 살고난 후 할메한테 이번에 처음 간거지?'
'... 형 사실은 ... 할머니가 오지 말랬는데 ...
근데 할메가 보고 싶어서 몰래 몇번 가보긴 했어....
근데 진짠데 .... 정말 정말 보기만 했어...'
'....'
'진짜야 형!'
충영이는 손사래까지 치며 말하는 수리를 보며 웃음이 나오려는데 그보다 먼저 슬픈 생각에 먼저 눈물이 핑 돌았다
지금에서야 거의 없어졌지만 처음에누 얼마나 정에 굶주렸으면 밤마다 꿈을 꾸는지 할메를 찾았었다
아플때나 무슨일이 있을때는 더 그랬었다
얼마나 보고 싶었으면 몰래 가서 보고 왔을까 하는 짠한 마음이 들기도 또 어딘가 갈데가 있는 수리가 부러웠지만 속과는 다르게 독한 마음으로 말했다
'수리야 너 이리와 봐!'
'으 예!'
'너 뭘 잘못한지는 아니?'
'...,.'
'약속은 지키라고 하는거다! 거짓말이면 양아치가 되는거고.... 너 양아치야?'
'... 아니 ... 요'
'너 내가 니가 뭐라하던 뭐라 한적 있어?'
수리는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이미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생각 밖으로 이렇게 형이 화내는걸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수리 너 지금 반에서 몇등이나 하고 있어?'
'....'
'대답해! ... 지금부터 묻는 말에 당당하게 말해!
우리가 비록 걸뱅이처럼 살아도 뭐든 잘못 했다면 인정할건 인정하고 당당하라 했지!'
'.... 예 형'
'몇등이냐고?'
'10등안에 들었다 나갔다 하는데 ... 10등 정도요'
'그건 됬네 ... 그럼 운동은 빠진적 없어?'
'.... 그건 ... 많이 빼먹진 않았어요 ...
알통도 많이 생겼고 .... 이래봐도 내가 청웅 중학교 일이학년 통합대푠걸요!
왠만한 동네 양아치들도 꼼짝 못해요'
'.... 으이그 자랑이다'
충영이는 고개를 뻣뻣이 세우고 어깨에 힘을 바짝 주고 목을 세우고 말하는 수리를 보자 웃음을 참을수가 없었다
그래도 충영이는 웃음을 참으며 모른척 말했다
'그럼 이제는 할머니한테 갈때도 ... 되었네
약속 모두 지켰으니까 ....'
'.... 형 .... 진짜지? 형'
'그래 이넘아! ....
하지만 그보다 먼저 니가 뭘 잘못했는지는 ...
알아야 해! 그게 먼저야!'
'...,, 뭐어...요?'
'형이 말하는건 ..... 니가 몰래 가서 할머니를 보고 온것 가지고 뭐라는게 아니다!
이제는 언제든 가도 좋은데 .... 그보다 먼저...
너는 나와 한 약속을 어겼어! 뭔지 아니?'
'가려면 약속대로 공부 잘하고 운동도 열심이 해 가지고 옛날 양아치 땟국물을 벗은 다음에 가기로 했으니까 그때가 되면 .... ... '
'.....'
'그러나 그전에 반드시 알아야할게 있다!'
'특히 우리 같은 사람은 감정적이거나 냉정하지 못하고 흥분해 즉흥적이어서는 절대 살아 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몸이 먼저 알아야 해... '
'그렇다고 비겁하라는 말은 아니고... 조심 또 조심
... 눈치를 보는게 아니라 뭐든 원칙이 중심에 있고 나서 융통성이 필요하다는 말이야! ... '
'근데 넌 어땧어?'
'.... 그래도 그게 ... 아니라 ....'
'그래 니 말대로 약속을 지켰다고 하자 ... 그렇다면 더욱 더 정정당당히 가고 싶다고 말하고 가야지!
서로 비밀이나 거짓말 안하기로 했잖아?
그래 안그래?'
'.... 거짓말 한게 ㅇㅏ ㄴㅣ ...'
'니 약속만 약속이고 형 약.속.은 약.속.이 아니냐?'
'나도 할머니랑 약속한것도 있는데 너 때문에 그 약속을 못 지키서 모든게 어긋나는게 좋냐고?
넌 딴 뭔 일을 니맘대로 해도 좋고 해봐도 좋다고 했지만 ..., 난 나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 니놈이
새끼 노가다질 못하게하고 공부하고 졸업할때까지 같이 있기로 약속했다!'
'..... 누구랑 ...요? .., 약소옥? ... 나 말고... 요?'
수리를 처음 만났을때 충영은 학교와 여기 저기 수소문해 함바집을 찾았고 함바집 할머니는 아이고 하늘님 하면서 충영이 손을 꼭 잡으며 다짐 또 다짐하며 부탁했다
가끔씩 쌀이나 팔아 먹고 살라고 다만 얼마씩 부쳐 보내 주셔서 할머니와 한 약속에 책임감마저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기보단 막상 같이 지내다보니 할머니 말대로 정이 붙어면 자기처럼 끊기가 어려우니 독하게 끊어야 한다고 하셨던 말처럼 이제는 충영이 자신이 동생같은 수리를 도저히 끊어낼 자신도 없어졌기도 했다
'너 처음에 날나리 양아치처럼 다닐때 나하고 절대 노가다 판 아니 할머니한테는 공부 10등 안에 들고 운동 열심히 해서 애들한테 맞고 양아치짓 절대 안할때까지 얼씬 거리게 하지 않겠다고 했다!
네가 나한테 약속한 것처럼 나도 할머니한테 약.속.! .... 했다!
이게 니 약속이기도하고 ... 네게 말하지 못했지만 내가 한 약속이고 .... 서로의 약속 이었잖아!'
'......'
'대답해 봐! 다시 물을께? 너 양아치야?'
'.... 형 나 엣날에도 싫으면 싫었지 뒤지게 맞아도 양아치짓은 안했어 ... 형도 잘 알잖어?
... 공부도 진짜 ... 엣날에는 거꾸로 10등이었는데 진짜로 무지하게 올랐고 .... 앞에서 열번짼데
.... 근데 ... 잘못했어 형!'
충영은 한참을 벽만 바라보다가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
'수리야 우리 같이 있은지 얼마나 되었지?'
'.... '
'형이랑 입학하고 나서 바로 만나자 마자 깨진게 학기 초니까 .... 6개월 정도 됬어요'
'벌써 그렇게 되었네 ....'
'.....'
'수리야 너도 나도 그렇고 이젠 어느 정도 약속을 지키고 있잖아? 아직도 멀었지만..,, '
'..,,,'
'넌 이제 중 일이니까 형이 없어도 니가 스스로 무슨일이든 결정하고 해야 하는데 아직 철 모르고 니 맘대로 가고싶으면 가고 오고 싶으면 오고 하고 있었잖아?
형이나 할머니가 걱정하는건 생각도 않고 ....'
'.....'
'설사 약속대로 다했다 해도 형이 진짜 니 형이면 당당하게 말하고 하던가 약속 지키기 까지는 아직 멀었어도 형한테 말하고 해야 하는거 아니야?
너 양아치 아니잖아?
그러니까 내가 니 형이고 할머니가 니 할머니면 거짓말이든 아니든 걱정 안하게 당당히 말하고 갔어야 했다는거야! 알겠니?'
'이 작은 원칙이 남이 보기에는 잘못도 아니고 약속도 아니라 생각할지 모르겠다
.... 때에 따라서는 소심해 보이고 또 융통성없이 보일지 모르지만 우리 같이 아무도 없고 불알 두쪽 밖에 없는 사람은 확인 또 확인 몇번이고 확인하며 살아야 주변에 적을 만들지 않고 ... 이제 겨우 생긴 소중한 니 할메나 ... 나나 니 소중한 친구들을 잃지 않을수 있어!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 똑같은거고 .... '
'.... '
'이제 니가 뭘 잘못했는지 알겠니?'
'네가 알든 모르든 어떤 상황에서든 내 약속만큼 남의 약속도 중요한거고 ...
잘못되 오.해.가 생기면 그건 변.명.이 되는거다
특히 주변의 소중한 사람은 더 그런거다! ...
그래서 암만 작은 원칙도 약속이고 중요한거다 '
'예 형 ... 잘못했어요'
의외였다
그러나 수리는 함바에 가도 좋다는 말밖에 들리지 않았다 다시 확인 하듯 물었다
'형 형이 한말이 뭔지 알거 같아요
근데 형 ... 진짜지? 응 형 진짜지? 응?'
'....? .... 그래!'
'가서 방학동안 할머니 일 도와 드리고 있다 와!
근데 대신 형하고 약속하나 하고 가자!'
'약속? 에이 형 ... 형 또 무슨 약속 하자는 건데?
'.... 수리야 형이 걱정스러워서 말하는건데 ...
너를 못 믿어서가 아니라 ... 조심하자는 거다
경수라는 친구는 만난적은 몇번 없지만 들리는 소문에 우리랑 똑같이 살고 있는 친구지만 ....
우리랑 다르게 내기 바둑이나 양아치 전주들이 대주는 쩐으로 카드 쳐주고 뽀찌를 받아 생활 한다 들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도.박.은 절.대. 안.된.다!'
'절대 곁에 가지도 말고 배울 생각도 않겠다고 약속해야 그나마 갈 수 있고 나는 보낼수 있다!
약속할 수 있니?'
'어 형 .... 아냐! 아냐 !
경수형이 나한텐 절대로 돈내기 바둑이나 카드는 절대로 안 가르쳐 준다고 했어 ... 진짜로
짜리 없다고 했어
나도 방학이라 애들이랑 같이 굶지 않으려고 배울려고 한건데 그게 하루 이틀 배워서 되는 일도 아니라하고 .... 경수 형도 죽어도 가르쳐 줄 생각도 없다 그러고 ... 나도 배울 생각 하나도 없어!'
'....'
'약속 약속 ... 약속해!'
수리의 대답을 듣고서야 안심이 되었지만 들떠있는 수리의 모습에 충영은 왠지 섭섭한 생각이 들었다
마음 한구석이 뭔가 비어 있는듯 했다
마음 같아서는 충영도 같이 가고 싶기도 했다
그렇지만 충영은 내색할 수가 없었다
'방학이니까 거기서 속 썩이지 말고 그리고 갈때 깨끗하게 하고 가라!'
'... 형 옷이 .... 이게 단데 ...
교복이랑 운동복 빼고 이게 단데 ...'
'자식이! .....
누가 새 옷 입고 가래! 깨끗이 하고 가랬지 ...'
충영이는 벽을 처다봐도 벽에는 빗물샌 누렇게 변한 벽지 위에 걸린 땟국 낀 교복만 덩그라니 매달려 있었다
수리는 등 돌리고 공부에 집중하고 있는 경수 등에 대고 연필을 입에 물고 계속 혼자말처럼 묻고 또 묻고 있었다
'형 진짜 안 힘들어? 난 공부하기도 힘들던데...,.
나 같으면 형처럼 노가다 야방 안서고 입주 과외 할텐데 ... 형은 이상해!
남들은 나보고 꼴통이라고들 그러는데 내가 보기엔
.... 형이 또라ㅇ ... 미친거 같애
남들은 못가서 안달인데 ...
이상해 ㅋㅋ 이상한 형이야 ㅋㅋ'
'....야! 이넘아 입주 과외는 안해본게 아니다
먹고 자는데는 편하고 좋을지만 눈치밥 먹는게 정말 생각처럼 쉽지않고 착하고 좋은 사람들이 세상에는 더 많다는데 ...
어찌된게 내복이 그런지 만나는 애들마다 돈은 있는지 몰라도 하나 같이 닭 대가리에 것 멋만 든 새대가리거나 인색하기 그지없는 ... 밥먹는것 조차 눈치주며 지새끼 생각은 아니 이미 어떤 상탠지 알면서도 고양이 쥐잡듯 잡는 마귀 같은 여자들 뿐이더라고
당연히 내 공부는 할수가 없었고
.....돈! 돈이 진짜 ....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들어서 편치 않더라! ... 그게 싫었어'
수리는 안다
저녁이 되면 한여름에도 춥다는 사실을 ...
밤이 되면 더 배가 고프다는것도 그리고 아제보다
밥주는 이쁜 이모들보다 문걸어 닫고 소금 뿌리는 놀부 마누라보다 더 못되 먹은 이모가 더 많다는 사실을 ..., 몸으로 겪어봐서 수리는 잘 알고 있었다
수리는 얼른 딴전을 피듯 화제를 돌려 말했다
'형 .... 근데 나는 국민학교 졸업하고 뺑뺑이 돌려서 중학교 붙어 ... 들어 왔는데
형은 시험쳤지? 그지? ..,, 진짜 공부 잘하나 봐?'
'공부?
원래는 경기일고등학교 시험보는건데 원장 할머니 말씀 때문에 들어왔지 .... 장학금 받아서 공부해서 조금이라도 덜 힘들게 공부하라고 ...
근데 먼저번에 말했잖아 ...
인복도 지질이 없는건 타고났지! ㅋㅋㅋ ..... 만나는 꼰데들마다 돈독 올라서 장학금도 혼자만 줄 수 없다나 뭐라나 하면서 .... 꼴랑 등록금만 주는것도 ... 안 주더라고 ... 그래서 휴학했고!'
'형 .... 그러면 .... '
'또 뭐?'
'응 .... 딴게 아니고 아까 보니까 ... 반장님이 2층 공구리 치고 아제들 한데 야리끼리 치던데 ....
아제들이 하이방 안치고 신나서 일 하더라고 ....
근데 끝나고 집에는 안가고 함바집에서 모여가지고 두꺼비 잡으면서 형 찾더라고 .... 장기 두자고 ....
형도 야리끼리 한거야? 일찍 끝났잖어?
장기 둔거야? 아니지? 그지?
형 화투 친거지 .... 그지?'
'.... 야 밤톨 넌 몰라도 되 .... 공부나 해!'
'.... 용용이 형이 그랳는데 ... 도박하면 안된다고'
'.... '
형도 하기 싫어서 노가다 일하는 거면서 ...
돈내기 아니지? 그지? 형'
'.....'
경수는 안되겠다 생각했는지 돌아 앉으며 수리를 불러 앞에 앉혔다
'밤톨!'
'응 아니 형 수리 수리 마수리 이소리!
맨날 밤톨이래! 차라리 수리라고 부르던가....'
'밤톨! 아니야! 돈내기 .... 먼저번에 말 했잖아?
형은 여기서 아제들 끼리 술내기 화투든 장기든 서로 싸우지 말라고 형이 심판처럼 봐주는거야!
심판 알지? 심판!
또 형은 장기나 화투는 잘 몰라 ...
그리고 여기 아재들 한테는 너무 잘해주시고 그래서 절대 돈내기는 할수도 없고 ...
아재들은 내가 바둑이나 장기 잘두는 학생일뿐이지 내기 바둑이나 포커 치는거 ... 아무도 모른다
아제들도 내 말이면 또 싸우다가도 그런가 하시고
....'
'아닌데 ... '
'아제들끼리 술내기 하는것도 돈내긴데 ....'
'수리야 ... 너도 새끼 노가다로 머리가 컷고 야방도 서 봤으니 잘 알거다! ..., 왜 그런지?'
'음 내가 노가다판 은 좀 알긴 알지 ....
형보단 내가 선밸걸 .... 노가다 판은'
'까불지말고 .... 공사판 노가다 그런것도 없으면 막일 어떻게 견디고 일 하겠니?
공사장에서 공구리 치는 날이면 질통지고 다니는 인부들한테 왜 참으로 찌개와 막걸리나 소주를 먹으라 주는지 아니? 제정신으로 못 하니까 ....
질통지고 다니다 떨어저 죽으니까 ...
술기운으로 견디고 일하라고 알면서도 그러는거야
그만큼 힘드니까 .... 그리고 여기있는 아재들은 다들 팀으로 같이 다니며 잔뼈들이 굵고 가족들이 있어서 절대 안그래 ..,,
그래서 장단 맞춰 드리는거고'
'그리고 진짜는 형도 형만의 놀이터가 있어'
'놀이터? 그게 ... 어딘데?'
'....ㅎㅎ'
'형 가자! 가보자! 어딘데? 형은 공부만 하던데? ... 놀이터가 있다고? 못 봤는데 ....
형도 땡땡이를 친다고? 에이 구라 치지마!'
'아 그넘 참! 공부나 해!.... 나중에 보여줄께!
아 형은 공부나 하라면서 .... 사람 궁금하게 만들어 놓고 밤낮 공부만 하면서 ... 뻥이지 형?
지금 나한테 구라 치는거지 형? 그치?
아 혀어엉 ~~!'
'형이 ... 야경군들 암만 잘 알아도 짭새들 때문에 통금 지나면 못 나가잖어? 형 구라 치는거지?
아 말좀 해! 같이 가보자 형 ... 응 형!'
'고넘 참! 귀찮아 죽겠네'
경수는 수시로 속을 뒤집어 놓고 공부를 방해하는 수리가 귀찮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싫지도 않았다
어차피 공부는 밤중에 하면 되고, 수리 덕분에 함바 할메가 해주는 참을 든든히 먹어서 배고프지도 않았고, 밤톨 같은 놈이 눈치가 빨라 빠릿빠릿하고 미운 구석이 없으면서 융통성 없는것도 똑 닮은 수리에게 그러나 동네에서 알아주는 꼴통에 골목 대장 의리의 사나이 돌쇠 같은 .... 소심한 자기와는 뭔가 같은듯 다른 밤톨에게 마음이 흠씬 빠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경수가 대꾸를 안하자 수다 떨기를 지풀에 그만둔 수리는 심심한지 손가락 사이로 연필 돌리기에 열중하고 들어 누웠다 연신 가만있지를 못하는 모습에 경수가 뭔가 결심한듯 수리를 옆자리로 불러 앉혔다
'밤톨 .... 놀이터 가르쳐 줄까?'
'으잉 진짜 ... 진짜지? 구라 치는거면 어디 어디 털 나는거 알지! 응 형 얼릉 가자!'
수리는 벌써 자리를 털고 일어나 나갈 채비부터 하고 반쯤은 이미 일어나 있었다
'하 그넘 ... 놀이터는 나갈 필요 없어
내 놀이터는 여기에 두가지 다 있어! 여기... 후후'
'..... 여기?'
'머리가 무거울때 힘들때 머리 식히거나 머리를 쉴 수 있는 내 놀이터는 여기 ... 여기에 있어!
소리까지 명쾌하고 상쾌한 소리가 나서 세상 어떤 음악보다 더 좋은 최고의 음악이고 .... 엉클어진 머리속 펼때는..... 집중할수 있고 최고야!
게다가 아무도 없으니까 더 좋고! 후후후'
좀처럼 볼수 없는 광경에 수리는 어리벙벙 해졌다
경수가 행복하다는 듯이 웃고 있었기 때문 이었다
'궁금하지?'
'응 형 .... 도대체가 음악은 뭐고 상쾌하고 재미난게 또 뭐야? .... 그네도 없고 정글짐도 하나 없고 쾨쾨한 먼지 냄새만 나는구만!
형 구라지? 나 놀릴라고 그런거지?'
경수는 여전히 빙긋이 웃으면서 장갑부터 챙기면서 자재 선반쪽을손으로 가르치며 말했다
'밤톨! 저기 빠찌링 모아논 선반 있는데 가서 ... 너 빠찌링은 뭔지 ... 알지?'
'알아요 빠찌링! 내가 노가다판 시다 노릇한게 하나 둘이 아닌데 ... 도대체 ... 뭘로 보고'
'아 ~ 그러셔? 후후후 '
'아 뭐요? 빠찌링 가져와요? 어떤거요?'
'그 맨 왼쪽 선반에서 둥군 자석만 있는 상자 하나 하고, 제일 큰 빠찌링 암놈 네개 ... 생철로 된거 그거하고, 돼지 본드 하고, 함마 자루 있는 구석에 보면 작고 네모 난 철판이 하나 있을거야!
한번에 무거우니까 ... 두번에 해! 철판이 생각보다 무겁다! ...
너무 얇으면 소리가 안 이뻐서 애써 찾은거니까 ... 잘 가져 오구!'
'... 뭔소리여? 도대체가 ... 뭘 만드는건데?'
'그거 가지고 오면 형 놀이터 알려줄께 후후후'
수리는 꼭 속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궁금해서 하라는대로 하는수 밖에 없었다
수리가 투털 대면서 이 도깨비 같은 놀음이 궁금해 경수가 말한대로 찾아 가지고 왔지만 그새 경수는 어디 숨었는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형 ... 경수 형! 어딨어? 혀엉 ~'
잠시후 경수는 한손에는 후레쉬를 입에 물고 한손에는 다람쥐통 한손에는 하얀 뺑끼통과 막붓을 들고 무엇이 그렇게 좋은지 빙글빙글 웃으면서 창고로 다시 돌아왔다
'으잉 ... 형! .... 왠 뺑끼통? .... 형 ... 그림 그려?
다람쥐통은 또 뭐고 ... 목수 아제들 보면 작살나 먹줄 ... 다람쥐통은 아제들이 아끼는 연장이라고!
형 목수 아제들 알면 진짜 아작 나!'
경수는 입에 문 후레쉬를 뱉어 버리고 웃으며 말했다
'이넘아 이거나 먼저 받고나서 떠들어라 .... 으이그
이거 ... 아저씨들이 버린거 주어 논거야 후후후
... 이거는 흰돌 만들거고 ...'
'흰돌?'
'그래 아제들 모르게 해야 하니까 ... 난 책으로도 진짜 기분좋아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 뭐 어차피 필요 했으니까! 만들려고 ....
야 밤톨 이거나 좀 받으라니까!'
'으응 .... 근데 뭐 만들려고 이래 도대체! 한밤중에
뭐야? 도대체?'
'응 바둑돌을 만들어야 놀이터가 되지.....'
'바둑 돌?'
스물 아홉번째 마침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