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처럼
새벽을 깨우는 시간 입니다
5시 부지런한 길냥이도 눈 뜰 시간 입니다
항상 주일이면 다니는 길 인데도
오늘은 조용하지만 한결 같이 기다림 같은
마음을 두드리는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촛불을 켜면 흔들리는 그림자처럼
언제 올지 모르는 바람 소리가 있는 시간 입니다
항상 언제나 처럼 아무렇지도 않게도
방금 내린 맑은 향을 지닌 커피의 그리움 같은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새벽 동틀 녘 햇 빛 드는 넓은 성당 안처럼 스테인그라스의 평화로움이 스며드는 시간 입니다
항상 말없이 살며시 내 곁에오는
나만이 가지기에는 너무 아까운 신비함 같은
하늘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80년 하늘만 바라보는 은행나무처럼
몰래 만들어 놓은 그늘에 님 쉬러 올 시간 입니다
언제나 소리없이 노래만 부르다 가는
나 혼자 듣기에는 너무 애틋한 정이 묻은
사랑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주일이면 그 그늘 아래에 커피 향기와
언제나 처럼 평화로운 성가 소리를 들으며
나 보다 오랜 시간 한 곳에 서 있는 은행 나무 같이
지치면 언제라도 돌아오라고
새벽부터 님 기다리는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언제가는 다시 오실지도 모릅니다
너무 늦지않게 이 비 타고 노래 찾아 오시면
항상 언제나 처럼 아무렇지도 않게도
나는 그곳에 있을 겁니다
그늘을 만드는 성당 앞 마당 은행나무 처럼...
-쓸쓸함이 느끼지는 은행 나무 아래 벤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