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 한가득 피웠습니다
참 꽃도 많이 있었습니다
내가 다니던 교정이 그랬습니다
회초리 든 주임 선생님이 지키는 교문 옆에도
치마 입고 월 담 하는 선 머슴 같은 친구들도 좋은
학교 뒷편 낮은 울타리 밑에도 말 입니다
금잔화가 교정 한 가득 피웠습니다
꼭 그 녀석들 닮은 꽃 입니다
장난기 얼굴에 왠 수즙은 미소가 똑 같습니다
기껏 용기내서 준 다는게
먹도 쓰도 못하는 이상한 것 뿐 이었지만
나는 압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곱게 핀 꽃 같은 놈들의 마음을...
그래서 놈들 같은 금잔화가 한창 입니다
그렇게 그해 여름
금잔화는 교정 한가득 꽃을 피웠습니다
교실 한 가득
또 다른 금잔화가 있지만
교실 밖 꽃 밭 가득 또 다른 금잔화도 난리 입니다
주구장창 여름 내내 물 만 줘도 크는 금잔화 처럼
누가 누가 더 이쁘게 크는지 내기하 듯
금잔화는 고추 당초보다 맵던 여름을 보냅니다
이름 같이 슬픈 꽃말 처럼
오시는 가을 맞고 떠나는 길 손 처럼
여름을 조용히 가슴에 안고
수업 종소리 뒤로하고 운동장을 걸어 나왔습니다
다시 갈 수 없는 길이 되었지만
꽃말 같은 슬픈 이별은 없습니다
시간이 흐른 지금 어딘가엔 그때 그 금잔화가
이름도 이쁜 설상화가 되어 있을테니까 말 입니다
자신만의 향기를 품은체
아직도 수즙게
다시 다가 올 내일을 기다리는 설상화가 된 그 놈들
그 놈들 생각에
행복한 웃음이 절로 나는 행복한 놀이터가 됩니다
그리고
또 그 교정에도
아마 지금도 또 다른 행복한 금잔화는
교정 한 가득 피웠을 겁니다
-올 여름 마지막 금잔화를 보내며 행복한 추억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