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모르는 나 닮은 내 친구
빨간 꽃 한송이
외롭게 핀 그네 옆 초생달은
스산한 가을 비 불러
동네 꼬마들 방구들에 편안한 잠 들게 하고
길 잃은 갈 까마귀
흰 서리에 놀라 뛰처 오르듯 날아 올라
깊은 가을 하늘 속에 박혀 버렸다
아는지 모르는지
한 웅큼 베어물린 초생달
불러 모은 가을비는 촉촉하니 무심하고
따듯한 엄마품 속 파고든 개궂이조차
떨어지는 낙엽 같이 편히 잠들어 조용한데
사랑 한가득
가시마저 시샘하는 빨간 가을 장미 한 그루
다 떠나 쓸쓸한 내 놀이터 지키는 것은
흰 머리 푸근함에 뿌리 내린 빨간 열정 이겠지
빨간 가을 장미 꽃 한송이는
흰 서리 내려 휑한 가을과는 너무 어울리지 않지만
나 닮아 철 모르는 가을 장미라
홀로 빨간 그대로 그렇게 내 곁을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