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바보시집

흑백 사진

나는 슬퍼 보이는데 웃고 있지요

by 바보





깨진 기와 한 장에 낀 이끼

그 틈을 밀고 올라온 이름 모를 들풀

흙 돌담 끝에 보이는 솟을대문 휘어진 문지방

시간 속 나는 나를 보고 있지요


처마 끝 풍경소리 들리는 듯

지붕위엔 천년을 함께 한 암기와 수기와 다정하니

시샘하듯 암막새 수막새에 연꽃이 수줍고

붙잡은 세월 속 나는 웃고 있지요


암실 물 빠진 나무집게에 매달려

고르고 고른 감광지 누굴 보고 웃고 있는지

기억조차 희미한 빛 바랜 기와 집 사진 속

나는 슬퍼 보이는데 웃고 있지요


후지 필름 한통이면 바꿀수 있는 아련함인데

이미 지워버린 필름조차 없는 그리움인데

버리지 못한 노트 속 흑백 사진 한장 쓸쓸함에

나는 슬픈 시간 여행을 떠나야 하지요


암실 흑백 사진 작업은 아련한 시간 여행을 선물해 줍니다 출처 ; 모든 이미지 다음 불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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