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를 타고 먼 여행을 떠난다
동네 신작로 가로등 불 들때면
농협 앞 양조장 달달한 소곡주 냄새 달뜨고
보건소 선상님 간판 불 꺼질 때 기둘려
집 나선 손에 들린 땅콩 센베이 벌써 신나 흥겨운데
마을회관 앞 가로등 밑 가득한 유모차
저녁 드신 엄니 마실을 반긴다
에헤라 좋을시고 여기가 어디메냐
모시 송편 빚으며 소곡주 한잔 얼큰하면
어둑해진 길거리 고구마 굽는 냄새 구수해지고
어느집 아들내미 주둥이 댓발 안 사람 앞 세우면
양푼이 묵은지 볶음 꼬신 들기름 냄새에
동네 삽살이도 못 참는지 시끄럽다
창 밖에는 어르신들 마실 한 걸음에
괜시리 이집 저집 자식들만 바쁘고 부산떨지만 마을회관 보일러 연기가 피어날 쯤이면
가로등 불 빛 아래 집채만한 차 안 내 자리엔
덩달아 마신 소주 한잔 집 그리움에
나도 행복한 꿈의 연기를 타고 먼 여행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