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 30
요사이 세상살이에 대한 글들을 밑 그림을 잡아 놓고도 브런치에 올릴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뜬금 없겠지만 정말 나이 먹은게 창피 했거든요
젊은 청춘들한테 마치 내가 그런 것 같아 미안하고 부끄러워서 저 부터 마음을 다듬고 뒤 돌아봐야 했기 때문 입니다
그런데 몇명의 청춘들이 혼자 대드는 나를 보고 내년에는 꼭 한번 아파트 일 같이 해보고 싶다고 하며 당분간은 자기들이 막고 있겠다고 그러면서 오히려 제게 감사 하다고 하는 것이 아닙니까
게다가 더 결정적인 것은 경비 아저씨가 위에서 힘으로 한 껏 눌리면서도 제게 그러시더라고요
'나도 경비를 서고 있고 내가 사는 곳도 그렇지만 여기도 문제가 있네요 ... 뭐든지 사람이 문제네요'
'....'
'나이도 적 잖은 것 같은데 혼자서 대단하시네...
선생님 같은 분들이 계셔서 그래도 우리 같이 나이 먹은 사람들이 욕을 덜 먹는 것인데 또 누구는 같이 나이 먹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 한테도 신나게 욕을 먹는데도 끝까지 욕심을 굽히질 않고 틀렸음에도 지 잘났다고 자랑하듯 큰소리를 치고 있으니 쯧쯧 ... (중략) 힘 내세요!
'아휴 아저씨 괜히 나서지 마세요 ... 불이익 당하고 쫒겨 나실 수 있습니다'
'나도 정년 퇴직하고 경비 서고 있지만 옳고 그른 것은 알지요... 나도 나이 먹은 사람이니 아쉬운 것 없다오 ... 그러니 염려말고 하시는대로 하시구랴
젊은 사람들도 지켜보고 있으니 힘내시고...'
한 십년 전쯤에 우리 아파트에는 주민들과 단지 내 입주자 대표들과 장기수선충당금 문제로 난리가 난적이 있습니다
쉽게 돈 문제가 일어난 겁니다
저는 그 때 그 중심에 강경파 요주의 인물 이었고 입주자 대표들 사이에서는 저보고 빨갱이라 하며 인신공격까지 하고 주민들을 선동한다 매도하며 적반하장격으로 경찰에 고발까지 당하는 젊은 청춘(?) 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주변에서 소문난 청춘(?)이고요 ㅋ
그때만 해도 제가 팔팔한 청춘이었던 때라 물불 안 가리고 대들었고 아파트 단지를 확성기 들고 뛰어 다니며 제대로 꼴통 짓을 한 결과로 당연히
비리를 밝혀 냈고 또 당연히 비리의 주인공은 몰래 도망치듯 아파트를 팔고 이사를 가려 했지요
근데요 저는 용서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정의의 사나이 돌쇠라서가 아니라
다른 것은 다 용서해도 제 가족들을 협박하고 거짓 유언비어로 왕따를 시킨 것은 용서할 수가 없어서
밝혀진 비리 금액으로 입주자 대표 회장 아파트를 가압류 진행해서 더도 덜도 말고 비리 착복 금액을 받아내려 소송을 진행하려 했지요
많은 사람들이 이상하다는 듯 처다 볼 때 아빠가 옳다는 것을 알면서도 남의 일 보듯이하며 나서지 않다 나중에 숫가락 디미는 비겁한 기회주의자들 보다 났다며 힘을 준 우리 딸들과 직장일로 바쁜 와중에도 정신적으로 교감을 가지며 같이 발을 맞춰 동행해 준 젊은 청장년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끝장을 내고 대가를 받게하고 싶었습니다
다시는 우리 아파트에 이런 일이 없도록 말 입니다
근데 그 당시 연세드신 선배들이 그러시더라고요
증거까지 나왔는데 아직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고 있지만 여기까지면 충분하니 그냥 덮자고 그러시며 말씀 하시더라고요
세상 일이라는게 한꺼번에 다 고칠 수는 없는거고 또 어느 구석에선가 독 버섯은 자라겠지만 요번 처럼 젊은 청장년들이 나서서 교감을 갖고 보조를 맞추는 것을 보니 점점 나아질 것이 확실하고 또한 저 노인네들 그냥 내버려 둬도 여기서 그냥 살지도 못하고 스스로 무너지고 말테니 손에 피 묻히지 말고 도망갈 구멍을 내 주라고 말 입니다
저는 솔직히 나이를 먹었든 안 먹었든 분하기도 하고 아예 썩은 싹은 뿌리째 뽑아야 한다고 그래서 못 한다고 했지만 결국은 저 혼자 소송할 수도 없고 제 직장일도 있어 포기하게 되었었습니다
근데 저는 그때는 잘 느끼지 못했었던 것 같습니다
선배의 생각이 저하고는 달라도 너무 달랐거든요
잘못 했으면 당연히 응징하고 죽을 짓 했으면 죽어야 공평하다는 생각이 많고 예수님 처럼 왼 뺨 맞고 오른 뺨도 내줄만큼 저는 큰 그릇이 아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공감한 것은 세상살이가 소년 청년 중년 장년 노년이 다 있고 세월이 흐르면서 저절로 다 거치고
늙어 가겠지만 적어도 이 한 공간에 중장년이 함께 손잡고 걸을 수 있고 정신적인 서로 교감을 가지며 잘 잘못을 시정해 나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 해야 한다는 말이었고 또 사실 이었습니다
정말 힘들었지만 맛있고 행복한 동행 이었거든요
30대 40대 50대 60대 많게는 70대까지 서로 교감하며 처음에는 약 서른명에서 시작해 나중엔 못되도 오백분 이상 참여해 서명 날인 했으니까요
행복한 동행이고 교감이었던 거지요
그리고 이게 오늘 제가 같이 생각해 보자는 거고요
사람이 늙으면 더 비우고 내려놓고 잘 살거나 아니 없이 살아도 못나게 살지는 말아야 하는데 모든 이들이 다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나이를 먹어 갈수록 더 고집스럽고 욕심을 부리며 추악하게 늙는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기 때문 입니다
왜 그러는지 이유를 모르겠고 또 도저히 이해도 되지 않습니다만 십년이 지난 지금 또 다시 우리 아파트는 나이 헛 먹은 몇 사람이 또 일을 벌이고 있거든요( 일벌백계하여 본보기를 보였어야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았을 것 같아 후회 됩니다)
몇번을 그냥 넘기다가 보다못해 당연히 저는 회의 참석과 부당성 및 법규 위반을 지적하고 막았고요
그리고 저는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내가 왜 나 혼자 또 이 짓을 하고 있는거지?
남들은 가만 있으니 나만 챙기면 되는 것 아닌가?
내가 비겁한게 아니라 못 본 척 고개 돌리고 있는 사람들이 비겁한 거니까 이런 종 취급을 받아도 당연한 것 아닌가?하고 말 입니다
근데 고맙게도 말이죠 ... 제가 틀렸습니다 !!!!
십년 전 40대가 이제는 50대가 되어서 예전의 저 처럼 나서서 막아서고 있고 새로운 30대 젊음들이 떡하니 버티고 따지고 있는게 아닙니까
그런데도 끝까지 우기고 고집 피고 있는 사람들이 웃기고 슬픈 코미디 같았지만 분명히 전 봤습니다
십년 전 정말 맛있는 동행보다도 또 다른 교감으로 다가와 동행하는 더 많은 맛있는 행진을 말 입니다
또 다시 있어서는 안되겠지만 이 교감은 계속해서 이어질거고 더 많은 동행이 있을거고 같이 행진할 것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았거든요
무튼 저는 십년이 지난 지금 한편으로는 무척이나 창피하고 부끄러우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행복하고 맛있는 동행을 많은 젊은 청춘들과 정신적 교감을 나누며 즐겁게(?) 행진 하고 있습니다
나이와 상관 없이 물어와 준 새로운 젊음들에 줄건 아무 것도 없지만 먼저해 본 경험으로 같이 손잡고 맛있는 동행을 하고 있다는 말이지요
분명 십년전보다 더 나쁘지 않고 훨씬 좋을 겁니다
교감이 많아졌다는 것을 느끼거든요
지금 나라에서는 커다란 홍역을 치르고 있고 우리 아파트에서도 작은 감기 같은 열병을 앓고 있지만 크기만 다를 뿐 뭔가가 느껴지는 동질감이 있다는 생각이 드는 까닭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주 작은 우리 아파트에도 올곧고 바른 젊음들이 늘어 같이 동행하고 교감하며 행진을 하는데 내 나라는 더 이상 물을 이유도 없겠지요 ...
그래서 내가 혹시 뒤처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어리다고 무시하거나
나이 먹었다고 홀대하지는 않고 있는걸까?
나는 내게 지나친 욕심을 부리고
쓸데없는 고집을 피우고 있지는 않은걸까?
나는 지금 혹시 못나게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