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바보시집

된장찌개

슬픈데 이상하게 사랑스럽다

by 바보





찌글어진 양은 냄비는 노란 개나리를 닮았다

색갈만 닮았다


맑은 물이 끓으면 내 마음도 뜨거워

깍둑 썰은 두부같이 속 뜨거운 풍미는 숨겨두고

허한 마음 간데없이 고집스레 옛스럽다


오랜 세월 곰삭은 추억을 고독이란 이름으로 지킨

감칠맛 깊은 마음은 멋을 알아

나만의 향을 뿜으며 천지를 품어 호령하지만

김서려 이슬이 된 흰 머리 왠지 슬프다

그래도 뜨겁다


뜨거운 세월이 사람스럽다


별 모양 눈동자 그대 닮은 초생달 아미

어슷어슷 잘라내는 무수한 사연 담은 사랑 이야기

푸릇 푸릇 뻣뻣한 젊음이 그리움 먹어

흐드러진 푸성귀에 녹아 든 메주콩 하나의 연륜

멋있지만 맛있다


있어야 하지만 있어도 찾지를 않는

된장찌개는 더 이상 보지도 않고 잊혀져 가지만

사랑스러운 흰 머리가 말하는 사람이야기

시간의 옷을 입은 아름다운 멋스런 맛의 노래

망부석처럼 슬프게 자리를 지킨다

하얀 이밥 찌그러진 노란 냄비가 운치를 더해

세월 녹아 든 인생의 국물은 홀로 뜨겁고

아직은 남은 사랑 줄 수 있고 사랑할 수 있어

혼자라해도 너무 맛있고 행복하다

슬픈데 이상하게 사랑스럽다


뜨거운 국물 한 수저가 참 사람스럽다



2017-04-13

모든 이미지 출처는 네이버 그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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