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바보시집

시인

아직은 갈 길이 멉니다

by 바보





내가 만일 시인이라면

가던 길 멈춰 설 여유가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그늘 진 나무 아래 서서

하늘을 볼 틈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잊고 살던 밤 하늘 이쁜 별 때문 일지도 모릅니다


내가 만일 시를 그림으로 그릴 수 있다면

잠든 내 감성을 깨울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떨어지는 꽂잎 흰구름 속에서 별을 찾고

지나간 세월 그 별에게 들려 줄 사랑 노래로 적어

가슴에 그릴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 입니다


시인이 아니어서 화가가 아니어서 슬프지만


조용히 먼 하늘 보며 한 숨 쉴 수 있어

지난 세월 덧칠해 봄 꽃밭 바람으로 만들 수 있고

봄비 젖어 촉촉한 눈가 주름 지울 수 있어

행복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감사한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음 속 생채기 아물어 두둘어진 인생도 쉴 수 있는 처음부터 내가 살아온 글로 이어진 인생 길

한송이 꽃망울만을 그릴 수 있는 여백이 있는 허공

비어도 비어도 또 비울 수 있는 삶의 캔버스


난 시인이 아니어도 시 같은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아직 잊고 살았던 별을 볼 넉넉함이 없어

글로 이어진 아름다운 시를 적을 수는 없어도

가는 바람소리 꽃 한송이 여백이 아름다운

별들의 노래를 적어 그릴 수는 없어도

아직 그릴 내 그림을 다 그리지 못했기 때문 입니다


계절 잊은 추위가 내 볼을 할퀴고 지나가는 이 새벽

어쩌면 지금 가는 이 새벽 길이

나 살던 중 가장 다시가고 싶은 길일지도 모르는

그런 노래를 그리고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 입니다


아직은 갈 길이 멉니다



2017-04-12


첫째는 이미지가 다르지만 촛불과 시인이라는 단어가 좋아서 둘째는 에곤 실레 - '시인' 라는 작품의 그림이 너무 좋아서 모든 이미지는 네이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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