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에 이제 기다림도 살갑게 흐른다
비구름 사이로 숨은 해는 보이지 않는다
구름이 회색 하늘을 가르며 진저리를 치고 나서야
검붉은 노을이 아슬아슬 유리창을 찌른다
아픈 해넘이가 하루 해를 구름으로 흐른다
내 마음도 흐른다
메마른 가지 사이로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창너머 농무 휘젓어 농무를 추고 나서야
연두색 꽃 망울 위태롭게 빌딩 끝에 매달린다
살얼음 밑 흐르는 시냇물 처럼 작은 희망이 흐른다
새 희망이 흐른다
목련이 지고 흔적도 없는 하늘 가
가지 끝 찢으며 회색 하늘 틈으로 보이는 석양
바다 하늘이 앞 화단에 구름되어 붉음이 진다
삭풍 견뎌 낸 어린 새순 처럼 반가움이 흐른다
새로운 기다림이 흐른다
밤 그늘 깊어진 붉음이 지면 속 마음 무겁지만
별 처럼 빛나는 가로등 불 빛 아래 라일락 가지 끝
초록 새순으로 가린 연분홍 꿈으로 피어난다
한 겨울 깊고 하얀 밤 꿈 꾸며 기다린 해넘이
라일락 향 그리움에 이제 기다림도 살갑게 흐른다
2017-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