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살아남기 - 12
오리가 물 위에 떠 있을때는 상당히 풍요롭고 평화스럽다고 생각들 하시지요? 아닌가요?
알고들 계시겠죠, 저는 디즈니 만화에서 도날드 덕이 물 위의 여유와는 다르게 물 밑에서 발이 부르트도록 움직이는 것을 봐서 압니다
만화는 항상 옳은 것 같습니다
오늘은 12번째로 오리 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이 주임, 사장님께서 찾으셔, 이 주임 정말 사장님 친척 아니야? 이주임 위에 차.과장 다 있고 더구나
임원 분들도 계신데 왜 바로 찾으시는 거야?
도대채 무슨 말씀 하시는 건데?'
'저도 미치겠습니다 왜 그러시는지...'
소설같은 이야기이고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실제로 사장님께서는 저를 계속 직접 부르시고 계신 겁니다
뭐가 됐든 내 하기에 따라서 최고의 빽 아닌가요?
물론 빨리 떨어지는 지름 길이기도 하고요...
'이주임 요번에 무역팀에 김대리가 다음 달 말 쯤
미국 주재원으로 파견 나가니까 자네가 무역팀 실무 맡아서 해....자네 위에 과장을 안 둘테니까 실무는 이주임이 알아서하고 위에서 위차장이 업무 조정은 할거야, 할 수 있지?...
해봐, 무역을 알아야 회사 전반에 걸친 기계 및 자재 흐름을 알게 돼...'
'...저 사장님, 저 ....저는 회화를 잘 못하는데요...'
'그래 그럼 배워서 해'
무역 업무를 맡으라니 완전 미쳤습니다
이건 코메디도 아니고 실제 상황인데
아니 영어라고는 쓰고 읽는 정도가 단데 무역이라니요, 작은 규모도 아니고 더구나 한 번 사고치면 손해가 얼만데 더구나 완제품 수출입은
무역을 하고있는 유주임이하고, 신삥이나 마찬가지인 내가 기계 자재 수입을 담당하라니 완전 돌아 버릴 지경 이었습니다
기회가 완전히 위기로 바뀐 겁니다
사장님께서 제 그릇을 너무 크게 보신 것 입니다
길은 또 두가지 갈림길 이었지만
고민은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해봐야지요, 목슴걸고 해봐야지요
아무리 불가근 불가원이라지만 해봐야지요
해보다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해보는게 맞았고 지나고 난 지금 생각은 현명한 판단 이었습니다
다음날부터 아침 5시 출근하여 무역관련 실무 책보기 부터 시작하여 주고받은 메일과 FAX내용과 문구를 무대포로 외웠습니다
퇴근 시간 없이 또 숙직실에서 잠자며 쓰고 위우며
반 미쳐서 보냈습니다
무역 에이젼트를 일과 후 회사로 불러 업무 하나 하나 쓰면서 날 가르치라고 반 협박 했습니다.
내가 모르면 그 회사도 어렵게 된다고 말입니다
자재 단위와 이름 외우는건 정말 고역이었습니다
그냥 외었습니다
무식한 놈이 용감하다고 무대뽀로 밀고 나가다 보니 조금은 서류상으로는 알 것 같드라고요...
그 담은 은행 실무 였습니다
여직원이 거의 전담하는 업무지만 당분간 내가 하겠다고 자청하고 무조건 은행으로 가서 부딛쳤습니다. 은행에서 난리가 났죠, 뭘...
여직원 다시 보내라고, 김대리 찿고 난리가 난 겁니다. 은행과 본사 사무실을 오가며 견뎠습니다
쪽 팔렸지만 방법이 없었습니다 모르니까요
기다려야죠
매일 일과후 은행으로 갔고 은행에서 담당 행원 업무가 끝날 때까지 기다린 후에 은행 여직원한테 일을 배우기 시작 했습니다
첨에는 뭐 저런 인간이 다 있지 하는 눈길이 점차
커피도 타 주고 야식도 같이 먹게 되 었고요..
되더라고요
겉으로는 안 되면 말지 하는 양으로 여유를 부렸지만 저는 속으로는 피 똥을 싸면서 체면도 자존심도 버리고 물 속 오리 발처럼 죽어라고 움직이며 배웠습니다
적어도 오리처럼 물 위에는 떠 있을 수 있더라고요
또 떠 있으니 갈아 않지 않으려고 남 모르게 부지런히 더욱 더 발은 움직여야 했고요
'으잉 이건 또 무슨소리야
이태리 셀바에서 사람이 온다는 소리야 이게...'
그랬습니다 언제 꺼질지 모르는 살얼음을 걷고 있는데 사람까지 오면 어쩌란 말 입니까?
완전 자빠진 사람 밟으려는 소리 같이 들렸습니다
그나마 언제 써먹냐면서도 배운 촘스키 덕분에 FAX는 아쉽지 않게 주고 받고 있는데 사람이 오면
완전 큰일 난겁니다. 의사 소통이 안될테니까요
담당 에이젼트를 또 협박 했습니다
동행해서 통역하라고, 대신 일체의 경비는 회사에서 대고 향후 수입 대행 문제도 검토 하겠다고 말입니다...
되 더라고요 정말 피곤해서 그렇지 되 더라고요
오리가 떠 있기 위해서 보이지 않는 물 속에서 잠시도 못 쉬고 발을 움직이는 것 처럼 움직이니
되더라고요
제 무용담을 말 하는게 아닙니다
여러분도 주어진 기회가 오면 죽고 살기로 움직이는 오리발 처럼 하십시요 그럼 됩니다
백조가 됩니다
물론 백조도 물 속에서는 새끼 오리 처럼
죽고 살기로 발을 움직이겠지만 말 입니다
무튼
오리도 살아 남아야 백조가 됩니다
포기하지 마시고 오리 발 이 되십시요
발레리나의 보이지 않는 발처럼 되십시요
그럼 됩니다
백조가 됩니다
아, 그리고 아직도 난 회화는 못 하고요
다행히 1년 뒤 신규 사업부로 좌천(?)되었습니다
-지겨운 비가 또 오는 짜증스런 31일차 병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