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담 3

열라울었으면서도 말일세

by 바보
모든 이미지의 출처는 네이버고요 시바다 도요님의 시의 일부이기도 해요



어이 친구

아침바람이 제법하는 하는 사무실이 쓸쓸하겠네

코끝이 아린것을 보니

훔치는것이 눈물인지 콧물인지 모르게

둔한 모지리가 된것 같으이

창에 낀 서리꽃이 성가시지만 아직은 이쁜걸보니

아주 못쓸 모지리는 또 아닌것도 같고 말일세


건강하신가

얼굴이라도 보며 탁빼기 한잔하며 사람살며 그리는 이야기를하고 싶은데 사는것이 박해 그러지 못하는 것이 흠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오늘을 살고 있으니 고맙지 않은가

가끔 보는 친구의 글과 그림에서 친구를 보지만 뭔가 부족한것 같은 것은 아마도 글 한줄 그림 한조각으로 밤새 이야기하던 그리움이겠지

하지만 어쩌겠는가

글로나마 이렇게 얼굴을 볼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네 ㅎㅎ

넉넉치 못해 여유가 없는 살이지만 어쩌겠는가

누가 하라고해서 억지로 산 인생도 아니고 또 누가 하지말라고 해서 하지도않은 인생인데 누굴 탓하고 원망하겠는가 말일세

받으려고 준 자식들 사랑도 아니고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그랬던것처럼 자연스레 따라온 길이지만 어느덧 자기 주장이 강한 스스로의 건강한 삶을 사는것을 보니 후회 없는듯도 한것같으이


어이 친구

친구말대로 이제는 우리 하고 싶은일을 하고 살아야 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남은 것은 먹다만 추억 부스레기뿐이고 모은것은 굵어진 손마디와 주름살뿐이고 눈은 총기를 잃어 묽어진 먹먹어 번져버린 묵화같으니 마음만 헛헛한것 같으이

하지만 말일세

아직 손에 묻은 검은 먹에서는 향기가 남아있고 헤어진 토시 낡은 앞치마에선 캔버스 기름냄새가 우리를 아직도 자극하고 있으니 원고지 메꿔가는 즐거운 낭만도 추억이니 한편으로는 또 이것도 괜찮은 인생이지 싶기도하네

아직 마무리 못한 소설들 속 주인공들이 유혹하는 시간이 짜릿짜릿해 시간이 짧고 말일세

친구말대로 우리보다 젊은 친구들이 쓰는 글을보며 깜작 깜짝 놀랄때가 있지만 그것 또한 좋지 싶네 아직도 자극을 받고 각성하며 흩트러진 자세를 되잡으니 말일세

그리고 아마 우리도 총기어린 눈으로 사부작거리며 반짝 반짝하던 그런 시절이 있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지

비록 지금이야 우리 둘이 주고받는 필담일지라도 아직 쓸만한 청춘같기도하고 말일세 ㅋㅋ


사설이 길었네

먼저번 꼬막에 묻혀 이야기하던 시바다 도요님의 시를 읽으며 열라울다 이제야 늦은 글을 몆자 적네

100세가 되어야 그런 시를 쓸수 있는걸까 하는 생각 말일세

친구는 몰라도 나같은 졸필들은 지난 40년은 고사하고 앞으로도 40년은 더 쓰고 익히며 마음을 다스려야 쓸까말까 하겠다는 생각도 들어 한동안 펜을 들 수가 없었다고하면 믿겠는가

웃기게도 나름 한동안 생각을 정리해 내린 결론은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시바다 도요님의 시는 친구와 나와는 분명히 색갈이 다르고 많은것이 다른데 가슴에 훅하니 와 닿는것도 분명 아닌데 뭔가 먹먹하니 휑한 느낌은 아마 삶에서 우러나는 진솔한 글이어서 가슴에 와 닿는 것이겠지 했다네

열라울었으면서도 말일세


해서 나도 계속 글을 짓고 그림을 그리다보면 많은 문우들이 공감하는 글이 써질지도 모르고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언젠가는 말일세 나이와는 상관없이 시바다 도요님처럼 용기를 내 단 한편이라도 사람들이 공감하고 우리같이 울어줄 수 있는 그런 시를 적을 수 있겠지하는 생각을 했다네

욕심이겠지만 말일세

그렇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또 괜찮다네

지금은 서로 죽어라고 침 튀기며 입에 단내나게 싸우지만 적어도 친구 한명은 내 글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있을테니 말일세

또 그러다보면 언제일지 몰라도 저승길 갈때가되면 친구가 쓴 귀한 글 동무삼아 재미지게 읽으면서 외롭지않게 가지않게나하는 생각도 들고 ....

ㅋ 아직은 멀었으니 농일세


어이 친구

우리는 이제 60이니 경노당도 못가는 젊은 오빠 흰 머리가 페도라가 멋진 낭만 바라기 청춘들 아닌가

남들에게는 좀 뻔뻔해 보일지 몰라도 어찌보면 지금이 우리 인생의 제일 넉넉하고 여유로운 황금꽃이 피어날 공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것을 보면 나이를 먹은 것도 같고 말일세

무튼 어중간한 나이일지라도 별난놈들끼리 만나서 싸우며 지낸지 40년이니 얼마가 될지는 모르지만 욕심은 버리고 오래오래 계속 글쓰며 같이 싸우며 탁배기 한잔에 누가 센지 입담 겨루고 가끔씩은 이렇게 필담나누며 즐겁게 지내보세나

하고 싶은일하면서 말이지

그러니 너무 무리하지말고 건강부터 먼저 챙기시게

친구랑 뜨겁게 싸우며 추억 쌓아야 하지않겠나

추억도 체력이 있어야 누가 이기든 말든 할거고 ...

ㅎ 친구와 이야기하는걸 질투하는 놈이 생겼네 난방기가 너무 뜨겁다고 알람을 울리며 나를 부르는것을보니 이만 줄일때가 되었나보이 ...

해가기전에 꼬막에 탁빼기한잔 더하길 바라며 급히 마침점을 찍네

벌써 보고싶네 친구!



2017-12-08 기계실에서 친구가


첨언)그리고 먼저번 약속한 단편은 아직도 마무리

못했다네 ... 약속 지키지 못해 미안허이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