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취하고 싶을때도 있다

어쩌면 내일은 행복을 볼 수있을지 모른다

by 바보


새벽의 성당은 역시 참 좋네요

혼자 성당 도로변에서 마시는 소주 한잔에 성모님 가까이 가지 못했지만 머리가 조금은 맑아지는 선물도 받았고요

손톱 밑 가시가 아파도 감사하다는 것을 다는 아니지만 조금은 알고 오늘이 되었기도하고요

무튼

참 힘든 여름이 지나고 있습니다


언젠가 새벽 출근길 도로변 ... 가로등이 하늘보다 이쁘네요



격랑없는 일엽편주 솔바람 그리듯

조용한 정적이 무겁다

무엇을 기다리는지도 모르는 이 고요함이

감아도 감아도 보이는 그리움되어 눈거풀이 무겁다
한때 소나기에 길잃어 성모 앞 축 늘어진

길잃은 새끼 고양이가 애처로움보다 무겁다

터질것같은 가슴보다 앙다문 입술속의

기도소리가 너무 무겁다

그냥

가끔은 취하고 싶을때도 있다


쉽게 생각해야 하지만

쉽게 생각하고 살아온 작은 삶의 괴적이 아프다

가슴시린 나를 볼 수 있어 행복한데

순간 입가에 미소는 슬픔이 변해 아프다

어디선가 술취해 소리치는 아해의 울부짖음도

이해되는 나이가되어 혼자 먹는 술잔이 아프다

아파도 너무 아프다

평생 아무렇지않게 파내던 손톱밑 가시 하나

오늘은 비수처럼 가슴을 후빈다

불켜진 성모님 앞에 엎드려 기도하는 마음보다

멀리서 쓴 소주한잔

그냥

가끔은 취하고 싶을때도 있다


한자리에 앉아 보는 창밖에

푸름속에도 바람결에 떨어지는 낙옆을 볼 수있다

너무 일찍 태운 열정은 노란 잎새되어
맥없이 떨어지지만 슬픔보다는 이쁘다

밤 바람에 떨어지는 잎새 몆개가 그림처럼 새롭다

성모님이 주신 위로인지 이쁘다

뭘 잊고 사는지 모르지만

아무 생각이 없을지라도 손을 뻗어 창을 열자

조금은 여유로운 감상에 젖을 수 있다

왠지 모를 슬픔이 터질지 모를 가슴을

가만히 내려줄 수 있다

그래도

가끔은 취하고 싶을때도 있다


어쩌면 내일은 행복을 볼 수있을지 모른다



2018-8-8 퇴근 후 성당 AM 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