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기억 주머니
편지 이야기
손편지는 아니지만 편지를 쓰고 있더랍니다
by
바보
Aug 22. 2020
아래로
미국 공무원인 친구고 정기적으로 한국에 오던 여자사람 친구가 코로나 여파로 계획이 무기한 연기 되었다고 편지가 왔습니다
근데 말입니다
예전하고는 말하는 투가 조금은 다른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그냥
..... 의자가 있네요
나성으로 시집간
환갑지난
여자 내친구
그런 친구가 있었답니다
뜬금없이
한달남은 퇴직 받아들이면서도 헛헛하다고
손편지 적어보낼 벗 옆에 없어
기계같은 활자속 안타까움 때문이련가
말할 사람 들어줄 사람 쉽지않은
삶은 한조각
넋두리랍니다
열심히 살아 후회없지만 뭔가 허전하답니다
누구에게도 하지못할 속 이야기
어느새
손편지는 아니지만 편지를 쓰고 있더랍니다
언제든 들어줄수 있는
그때 열일곱 소년들이 소녀는
갑자기
그때 그 글친구들 생각이 나더랍니다
지금 무섭고 두려움보다
든든히 이국땅 뿌리 내리게 지켜준 신랑보다
잘 자라준 자식보다
외로움이
또다른 공허함에
자기에게 선물을 주고 싶더랍니다
신랑 손잡고 오라고
언제든 다시 왔다 가라고
어쩌면 선물보다 더 좋은
지 짝보단 못하겠지만 같이 열심히 늙어버린
세월에 팔려간 주름진 몽니아닌
아직까지 목숨처럼 소중히 지켜온 푸름
아는척 모르는척 가만히 미소지을수 있는
마치 이성이 아닌 그리움같은
오십년지기
벗
들이 있답니다
아쉽고 애잔한 이유있는 세상살이
다 옳지는 않았을지 몰라도 적어도 비겁하진 않은
지금의 푸름들은 어쩌면 이해하지 못할지라도
이해시키려 하지않아도 지켜보면
세상 다 바뀌어도 바뀌지않는
그런
사람사는 이야기 가만히 웃으며
지나간 추억거리 안주삼아 탁빼기 한잔할
흰머리 소년소녀들 아직도 곁에 있다고
간밤 꿈속에서처럼 답글을 보냈답니다
코로난지 꼴통인지 땜에
당장은 어렵겠지만
어떤 기다림은 또 행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답니다
세상살이
부탁하지 않아도 그 누군가는
가면쓰고 탈춤을 추는 광대라 할지라도
평가할 수 없는 삶의 그림자를 논할지라도
자기 그림자 뛰어 넘을수 없어
미친놈 널 뛰듯
절박하게
떠난 그 마차위에서
이젠
조금은 너그럽고 행복하게
우리를 위로해주는 낡은 일기장처럼
노을의 빨간 볼같은 밤하늘을 보며
애너벨리는 아니더라도 사람사는 이야기
허전함보다는 남은 삶 잘
살아갈
이야기
흰머리 소녀들 아직도 지가 더 이쁘다고
죽일듯 질투하고 싸우고 샘내는 것 마저도 좋은
흰머리가 아름다울수 있다는 이야기
남산같이 솟은배 인격이라는 우스개 소리처럼
그때 우리처럼 지금도 삐칠수 있는 이야기
이젠 혼자 되어버린 친구의 슬픈 사랑 이야기까지
곱게 늙어갈 그런 이야기
같이 나누고 들어보자고 말이예요
말을해도 안해도 알수있는 그런 이야기들
그냥 그렇게 말이예요
2020-8-21 여전히 1층로비
keyword
친구
편지
에세이
15
댓글
1
댓글
1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바보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카피라이터
스스로에게 상 받는 바보 小童의 이야기 공방입니다
구독자
1,063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하얀 육계장 가릿국밥과 공깃밥 - 할아버지의 선물
장수무대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