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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May 08. 2023

경희대 야유회-대통령 쫄다구는 누구?

우리 인생에는 여전히 수많은 기회가 있습니다

경희대 야유회. 직찍


어제는 경희대학교로 우리 청소년부 전체의 야유회가 있었습니다. 선생님들까지 대략 40명은 참석한 거 같네요. 마침 중간고사가 끝난 기간이라 그나마 참석을 해준 아이들이 고맙습니다. 사진은 우리 반 참석 학생들이고 일부러 해상도는 조금 낮춰서 얼굴을 알아보기 어렵게 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봄 꽃 시즌에는 발 디딜 틈도 없었는데 몇 주 지나고 어제 가보니 돌아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더군요. 이것도 시간의 어여쁜 흐름이겠지요.


반별로 사진 찍기 콘테스트도 하고 레크리에이션도 하고 햄버거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레크리에이션에서 서로 귀마개를 하고 직업을 말로 설명하면 상대가 입모양을 보고 맞추는 게임을 했는데, 한 친구가 “대통령 쫄다구!”라고 외쳐서 모두가 빵 터졌습니다. 결국 맞은편 친구는 못 맞췄는데요, 정답은 국회의원이었습니다. 급하게 시간 내에 답을 많이 맞혀야 하니 필터링 없이 외치고만 거겠죠^^ 아직 남아있는 아이다움이 미소 짓게 만듭니다.


한 친구가 말합니다. “여기는 우리가 절대 입학할 수 없는 대학교야”


다른 친구가 말합니다. “맞아, 여기 들어오려면 중1로 다시 돌아가야 할걸?”


저도 고3일 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내 성적의 수준이 있으니 내 평생 최고는 될 수 없을 거라고. 최고의 정의가 무엇인지도 생각해보지 않고, 더 노력해보지도 않고, 지난 중고등학교 때 더 공부하지 못했던 나 자신을 보면서 실망했었죠. 대학교를 졸업할 즈음에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명문대도 아니고 그저 그런 주립대에서 3.0 간신히 유지한 학점으로 뭘 하겠어.


일본어와 중국어를 배우고 싶어서 책과 테이프를 여러 권 샀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우리의 언어 두뇌는 만 2세쯤에 성장을 멈춘다는 기사를 읽고 모든 것을 접었습니다. 그 기사가 사실인지도 확인하지 않았고, 내 주변에 어학원을 다니며 두 개 이상의 언어를 뒤늦게 배운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음에도 그랬습니다.


서른이 되었을 때, 어떻게든 20대의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만 30살이 되기 전까지는 20대라고 우기고 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마흔이 되었을 때는 그다지 큰 충격은 아니었지만 말이죠. 이제 50이 되고 보니 과거에 포기하고 중단했던 많은 것들을 왜 그랬는지 안타까워합니다. 그때 그냥 도전했어야 하는데. 그 생각을 했을 때 바로 전력투구를 했어야 하는데. 


50살이 된 나를 거울에 들여다보면서 불만족한 구석이 아주 많지만, 과거에 이렇게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피식 웃게 됩니다. 이게 그렇게 두려웠나? 이 얼굴이 되는 게 무서웠나? 이런 나이 든 삶이 두려웠나? 나이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하며 시간을 허비한 것은 슬픈 일입니다. 


우리는 여러 가지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나는 여러 가지 버전의 업그레이드를 나 자신에게 시도하고 실행할 수 있습니다. 거의 모든 일에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그리고 거의 모든 내가 시작한 일을 중간에 그만두어도 잘 살 수 있습니다. 명문대를 가지 못해도 인생이 망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쟁력 있는 전공을 하지 않아도 실패한 것은 아닙니다. 인생에는 세 번의 기회가 아니라 수많은 기회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오래도록 젊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오늘에 더 집중하세요. 오늘 하루를 내가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정밀검사를 하면 내 5년 뒤를 짐작할 수 있다고 합니다. 나의 하루가 쌓여서 1년이 되고, 10년이 되는 것이니 이 순간에 집중하세요. 살아가며 많은 실수를 하겠지만, 거의 모두 복구할 수 있습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는 삶을 살아가시길 기원합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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