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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Jul 24. 2023

평범이라는 개념은 무엇일까?

나의 정의는 남의 정의와 같은가?

themindsjournal.com


지난주 청소년부의 학생 한 명이 제게 장문의 카톡을 보냈습니다. 정의로운 세상이 무엇 일지에 대한 질문의 내용이었죠.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책의 내용을 인용하기도 했지만, 청소년의 입장에서 본 세상은 부조리와 불합리가 가득한 세상처럼 보였을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런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본 적이 종종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하지만 정의라는 개념도 각기 다른 사람에게는 다른 모양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평범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요즘은 공개합니다. 그리고 그 자신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평범이란 무엇인지 설명하곤 하죠. 그들은 우리의 생각을 이러저러한 방향으로 정립하려 하고, 그들의 버전의 평범을 따르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따져보면 평범이라는 것은 아주 주관적인 시각입니다. 그러니 광범위하게 적용 가능한 평범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평범하게 사는 것은 결국에는 나 자신답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을 따르는 평범함이란 굴종의 길입니다. 다른 사람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동참할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믿는 것, 그것은 나의 고유한 경험을 통해 세워진 것이고, TV나 유튜브를 통해 세워진 것이 아닙니다. 물론 약간의 영향을 받긴 하겠죠? 그런 것들 역시 나의 눈을 통해 습득한 고유한 경험에 속하니까요. 그래서 미디어의 영향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할 여지가 늘 있어야 하는 거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과 다르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었는데요, 특이하다고 할까. 내성적이라 해야 할까? 타인과 대화하는 것에 부담은 전혀 없지만 타인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강의도 해보고 회사 임원으로서 팀원들과 회의를 통해 의견 도출을 하고 다 평범한(?) 업무활동을 했지만 즐겁지는 않았습니다. 혼자 있을 때 가장 에너지가 넘치는 느낌을 받았으니 말이죠. 그런데 나를 자유롭게 할 한 문장을 만났으니!


The older I get, the more I realize it’s okay to live a life others don’t understand.


누가 이 말을 했는지는 검색해도 잘 안 나오네요. 하지만 이렇게나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기가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나 스스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며 스스로 자유로움에 도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나에게 남과 다른, 뭔가 어울리지 않는 구석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나예요. 나만의 남다른 점을 스스로 좋아하고 축하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과 같은 평범함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남과 다른 나만의 특이한 부분을 더 추구해야 합니다. 그래야 후회 없는 인생을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미 우리는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했습니다. 지금 20대라도 돌아보면 낭비한 20대 초반의 시기가 있었고, 30대, 40대, 50대로 넘어가면 그만큼 후회가 되는 낭비한 시간이 더 많겠죠. 그러니 남과 다른 구석을 창피해할 시간조차 아깝습니다. 좋은 직장을 찾기 위해 낭비한 시간, 딱 나에게 맞는 배우자 또는 이성을 찾기 위해 낭비한 시간들,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낭비한 시간들, 나와 맞지 않는 주변인들과 어울리기 위해 희생한 시간들.


이제는 평범이라는 이상한 기준을 스스로에게 세우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나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타인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부모님이나 배우자라도 그건 불가능하죠. 나는 나만의 경험을 통해 나만의 인생을 살아가는 겁니다. 타인과의 교류에서 가장 좋은 것은 공감하고 인정해 주는 것. 그들을 어차피 완전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의 입장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주는 것. 그것이 배려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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