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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Sep 06. 2023

내 인생이 이야기라면 무엇을 뽑아야 할까?

나의 메인 이야기 선택하기

Photo by Etienne Girardet on Unsplash


보통 어떻게 살아왔는지 이야기해달라고 하면 어려웠던 과거를 꺼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공의 경험을 말한다고 해도,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지부터 설명하는 케이스가 많죠. 그런데 이건 잘못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내가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부정적인 말과 생각이 스스로를 증명하려고 부정적인 상황을 재생산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내가 설명하는 안 좋은 상황이 반복되도록 만든다는 거죠. 따라서 우리가 마음속에 간직해야 할 첫 번째 이야기는 반드시 긍정적인 이야기여야만 합니다.


이건 확증 편향에 가까운 규칙에 해당하죠.


예를 들어 나에게 미루는 버릇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내 과거를 뒤집어 샅샅이 살펴보니 아버지가 첫째인 나를 강압적으로 모든 것을 해야만 하는 양육하는 방식이 영향을 끼친 것이라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의 경험이 지금 내가 가진 불안을 설명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자, 이러면 또 하나의 부정적인 인생의 이야기가 만들어진 겁니다. 


이 이야기는 나의 하루를 좀먹기 시작합니다. 내가 미루는 사람이라는 딱지를 나에게 붙일 때 그에 상응하는 증거를 내 삶에서 찾으려 자동으로 노력하게 됩니다. 우리의 두뇌는 내가 믿는 것을 뒷받침하는 데이터를 찾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죠.


부정적인 편향을 이미 가지고 있기에 반대의 편향에는 동등한 무게를 실어주지 않게 됩니다. 미루지 않고 쉽게 결심하고 실행한 케이스들은 자동으로 내 기억에서 밀려나는 거죠. 게다가 앞으로 실행해야 할 많은 상황에서 더 망설이게 됩니다. 나는 미루는 사람이거든요.


이 부정적인 이야기는 사실 나의 과거와 현재에서 거대한 부분을 망각하고 있습니다. 내가 미루지 않고 도전했던 모든 기억이 마치 삭제된 것처럼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어려운 수업을 준수한 성적으로 통과한 기억, 연인에게 용기 있게 고백한 기억, 사내 오디션을 통과한 기억, 회사 발표에서 갈채를 받은 기억.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 미루는 버릇을 고치기 위해 노력해 온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잊어버리게 만듭니다. 나는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만들 수도 있는 엄청난 데이터를 생각해보지도 않게 만드는 거죠. 따져보면 두 개의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데이터는 비등한데도 말입니다.


자 그럼 이제 반대로 나의 인생 이야기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라고 생각해 봅시다. 이제는 내가 얼마나 강철 같은 사람이 되었는지 설명하는 데이터들을 더욱 많이 눈치채게 됩니다. 사례와 이야기들은 넘쳐나게 될 겁니다. 포기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던 수많은 기회들이 내 이야기가 됩니다.


데드라인을 앞두고 불안이 솟구칠 때, 얼마나 시간이 남았지? 하며 뒤돌아보게 됩니다. 하지만 걱정이 심각해지기 전에 나는 내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란 걸 기억합니다. 혹시 오늘 하루 포기하더라도 실망하지 않는 것은 나는 긴 인생길을 따져보면 포기하지 않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 일정한 진전이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너무 조금만 했다고 자기 머리를 때리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어제 했던 일에 더해서 추가하면 됩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절반을 하게 되고, 80%를 하게 되고, 완성하게 될 겁니다. 우리가 맞닥트리는 어려움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집니다.


내 안에 존재하는 확증 편향을 나에게 가장 유리한 방식으로 써먹을 수 있습니다. 내 두뇌는 내 과거의 기억 속에서 내가 포기하지 않았던 기억을 선택적으로 불러올 겁니다. 오늘 하루를 살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선택을 더 하게 될 것이고, 그런 증거들을 더 잘 모을 겁니다.


하루를 살아가는데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질 수 있겠지만, 기왕이면 나에게 유리한 이야기를 내 마음속에 간직하고 살아가면 더 술술 풀리는 하루가 될 줄 믿습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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