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을 굽는 향기가 아주 그냥~
외대점은 생긴 지 얼마 안 됐습니다. 가게가 아주 널찍널찍하고 건물도 완공된 지 일 년도 안된 새 건물이라 깨끗합니다. 실내 디자인은 깔끔한 느낌? 1층과 2층을 모두 사용하고 있는데, 패티를 굽는 조리실은 1층에 있어요. 1층에는 테이블이 4개 정도로 자리가 많지는 않습니다.
들어가는 유리문부터 다릅니다. 고급스러운 유리문은 마치 유명한 베이커리 카페에 들어가는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들어가자마자 내게 들이닥치는 고소한 번의 향기! 이건 정말 포근한 느낌을 주네요. 빵의 향기가 이렇게 온통 가게에 머물러있으니 안 먹어 봤지만 맛있을 거 같은 생각이 듭니다.
주문을 하는 키오스크는 2대가 나란히 있습니다. 저는 처음 와본지라 가게 이름과 같은 번패티번버거를 주문하고, 세트로 1/2 프라이와 콜라를 시켰습니다. 이게 대표 메뉴겠지요? 15,200원이네요. 저번에 153 버거 보다 약간 비쌉니다. 그런데 여긴 1층과 2층을 모두 사용하니 월세 감안하면 더 비싼 게 맞긴 하죠.
그런데 키오스크 주문 마지막에 주문 번호를 입력하라는 창이 나옵니다. 뭐지? 맥도널드처럼 자동으로 주문번호가 생성되는 게 아니야? 혹시 내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요리 다 되었다며 연락이 오나? 010 xxxxxxx을 찍었는데 입력되는 숫자가 3자리뿐입니다. 입력 안 하면 주문완료가 안뜨기 때문에 일단 그렇게 찍고 주문표를 받아서 일어났습니다.
조금 있다가 확인해 보니 키오스크 아래쪽에 진동단말기가 있더군요. 단말기를 하나 가져가면서 그 단말기의 번호를 주문번호에 입력하면 조리가 다 되었을 때 진동으로 부르는 거였네요. 아~ 처음 와서 좀 어리바리했군요. 어디에도 주문번호 표시 스크린이 없어서 의아했거든요. 이게 다 맥도널드에서 주문하면서 주입 교육받은 탓.
2층 올라가는 계단이 좀 높네요. 약간의 현타가 옵니다. 대부분의 테이블이 2층에 있는데, 그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문하고, 또 햄버거를 받으러 두 번씩 오르내려야 한다고? 그런데 이렇게 높은 계단까지? 이건 동선의 설계가 좀 애매하다고 생각됩니다.
2층도 1층만큼이나 널찍널찍합니다. 평일 점심시간 12시라고는 해도 고객이 너무 없는 거 같은데 겨울방학 기간이라 그럴까요? 아마도 주변 재개발이 끝나는 1년 뒤에는 평일에도 가득 할거 같기는 합니다. 주차 가능하다고 쓰여있지만 건물 뒤편 주차는 아주 협소합니다.
아~ 번을 굽는 향기가 어디서 나는지 찾았습니다. 빵을 굽는 건 2층이군요! 번의 생지를 오븐에 넣고 다 구워진 빵을 꺼내는 등 2층에서 직접 번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음식 트레이는 은색 철판 트레이에 감자튀김 접시는 튀김철망처럼 생긴 귀여운 접시입니다.
드디어 번패티번버거를 시식하는 순간! 모양은 먹음직스럽고, 고기도 잘 조리되었습니다. 드레싱은 참깨 샐러드드레싱 같은 느낌이네요. 다만 대단한 맛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상해요. 제가 햄버거를 좋아하고, 네이버 블로그 리뷰에서도 여기 맛있다고 난리던데. 왜 저는 딱히 맛있다고 느껴지지 않는 걸까요?
감자튀김은 확실히 맛있습니다. 겉에 소금이 안 보이는데 맛보면 짭짤합니다. 저는 약간 짜게 먹는 사람인데도 짜게 느껴지니 그건 약간 조절해야 할 듯. 튀긴 정도나, 향기, 등 약간 짜다는 것 빼고는 아주 맛있게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플래터라고 각종 요깃거리 세트가 메뉴에 있는데, 종류별로 여럿 있던 맥주와 이렇게 세트로 마시면 맛있을 거 같긴 합니다. 아쉽게도 우리 집 마나님은 튀김을 싫어하셔서 맥주 한잔 하러 여기에 오진 않겠지만 말이죠. 기왕 안주거리로 판매하는 거 좀 더 푸짐했으면 좋겠네요. 진짜 꽉꽉 담은 느낌이라면 잇템일 텐데.
번패티번은 앞으로 빵 굽는 향기로 기억이 될 거 같습니다. 그리고 대표 메뉴라면 대표답게 조금은 특출 난 뭔가가 있다면 좋을 거 같아요. 딱히 찾아와서 또 먹고 싶을 정도의 맛은... 물론 맛이란 모든 사람에게 주관적이긴 하지만 말이죠.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