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아쉬움이~
개인적으로 햄버거를 무척 좋아합니다. 미국에서 대학시절 빅맥 99센트 할인 행사를 하는 기간에는 빼먹지 않고 빅맥을 먹었습니다. 자그마치 한 달을 햄버거만 먹었던 적도 있죠. 세트 먹기엔 돈이 부족해서 콜라는 마트에서 2리터짜리 집에 사놓고 햄버거만 따로 구매해서 먹었죠. 저는 안 질리던데요? 친구들 반응은 생략…
1993년 당시에는 빅맥 세트가 $2.79(당시 환율로 2,232원)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물가 차이 좀 나죠? 지금 미국 평균 빅맥 세트는 $8.64(지금 환율로 11,534원)이고, 만약 공항 같은 곳에서 드신다면 모두 10불이 넘을 겁니다. 지금 한국에서 맥런치로 빅맥 세트를 먹으면 6,100원이니 아직 한국은 저렴한 편.
혹자들은 패스트푸드의 햄버거는 진짜 햄버거가 아니다라고 주장하시는 분들 있습니다. 해외에 갔을 때 레스토랑에서 햄버거를 먹으면 팁까지 20불 넘는 경우가 많아서 저는 내 입맛에만 좋으면 딱히 상관하지 않는 편입니다. 아, 수제 버거 이야기 하려 했는데 맥도널드로 빠져버렸네요.
153 스트리트를 검색해 보면 체인점이 아니고 독립된 가게로 보이네요. 이문동에만 있습니다. 리뷰가 많은 걸 보면 홍보비로 좀 지출을 하신 듯합니다. 일단 인테리어는 노란색으로 조금 독특합니다. 봄 여름에는 한층 더 즐거울 것 같아요. 그런데 지난주 영하 10도의 날씨라고는 하지만 가게에 들어와서도 상당히 냉기가 풍겨왔습니다. 식당의 적정온도라고 전혀 생각할 수 없었어요.
메뉴는 클래식 버거 세트를 시켰습니다. 대학생 때를 제외하면 햄버거 주문 시 햄버거만 산 적은 없습니다. 항상 세트메뉴로만 주문했지요. 감자튀김과 리필 음료수 포함해서 14,000원이더군요. 제 점심 메뉴는 1만 원 넘은 적이 거의 없지만, 과감하게 ‘수제’ 햄버거를 먹어보겠다고 지출을 했습니다.
주문은 키오스크로 하는데 세트나 여기저기 이미지가 없는 버튼도 많아서 좀 보기엔 거시기했습니다. 이미지를 채우면 주문과정이 더 즐거울 것 같아요. 주문하는 UI 설계에 고민도 필요할 거 같습니다. 맥도널드 키오스크에 익숙해진 우리는 그런 메뉴 구성을 기대하기 때문이죠.
햄버거는 맛있었습니다. 불향이 남아있었죠. 그 말은 고기 탄 부분도 남아있었다는 말입니다. 이거 원래 그렇지는 않을 거 같은데, 조리할 때 약간 더 주의하면 좋겠네요. 약간 매콤한 소스가 쓰였는데 요리는 1도 모르니 무슨 소스인지는 모르겠으나 가장 높이 평가할 만한 소스였습니다. 그래도 가격대가 있는데 고기 량이 좀 아쉽다는 생각은 들더군요.
접시와 실버웨어는 황동처럼 보였어요. 고급스럽죠. 햄버거를 잡고 손에 안 묻게 기름종이도 같이 나오는 건 좋았지만 그냥 티슈는 어디에? 테이블에도 없고 식사와 같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음료는 벤딩머신에서 골라 마실 수 있었고 펩시, 다이어트 펩시, 미린다, 사이다가 있었습니다. 코카콜라를 선택하려면 별도 캔 구매를 하면 되고요.
감자튀김은 포삭포삭하게 잘 튀겨졌습니다. 그런데 밍밍해요. 소금이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케첩이라도 같이 줘야 하는 거 아닌가? 달라고 하니 소스 접시에 케첩을 담아 주셨습니다. (아주 조금!!!) 이것도 기왕이면 두세 가지 소스를 햄버거와 같이 주시면 더 고급스러울 거 같아요. 넉넉하게 말이죠.
식당에서 나오면서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서로 환하게 인사하고 나왔습니다. 이런 상호 인사는 손님이나, 식당이나 꼭 해야 하는데 간혹 그러지 못한 사람들을 보면 좀 아쉬워요. 이런 소소한 친절이 감사하는 마음과 존중하는 마음을 주는 거 같습니다. 식당의 경우 맛 평가에도 영향을 끼치지요. 참고로 아르바이트생은 귀여웠습니다.
식당에서 나오면서 들었던 생각은 아, 추웠다~ 와 소스 참 맛있던데 어디서 구할 수 없나? 였습니다. 특제 소스라면 거기에 얽힌 스토리를 가게에 여기저기 붙여놓으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러저러한 개선이 된다면 더 멋진 햄버거가 나오길 기대합니다.
저는 음식 블로거였던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음식 나오면 사진 찍는 것도 아내가 하지 저는 음식 사진도 안 찍어요. (아재 인증;;) 그래서 직접 찍은 메뉴의 사진이 없는 건 양해 부탁드립니다. 가끔씩 이문동 주변의 식당을 방문하면서 맛에 대한 생각을 해보려고 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먹기보다 조금은 맛을 고민하면서 먹으면 글감도, 나의 점심도 더 풍요로워질 거 같아요.
다음번에는 번패티번이라고 새롭게 외대 앞에 오픈한 햄버거 가게에 가봐야겠습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